Apple MacBook Pro (2015. Mid)

2017. 1. 22. 20:13Journal/INTroduCE

 필자 곁에는 항상 노트북이 있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글쓰기가 일상이 되었기에 언제나 글을 쓸 도구가 필요했다. 이전에는 데스크탑이 있었지만, 대학교에 들어간 이후 군대를 전역하고 최근끼진 필자의 옆에는 ThinkPad E530이 있었다. E530은 2013년 초에 출시되었던 ThinkPad 보급형 모델로, 아이비브릿지 i5-3210m, 램 8기가, nVidia GT635, 그리고 1TB HDD를 가지고 있는 70만원짜리 노트북이다. 이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그 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메인보드가 고장나서 다음 날 제출해야 할 과제를 하지 못해 급하게 하드를 뜯어 과제를 제출한 일, 램과 SSD를 달아서 좀 더 빠르게 사용하려고 고심했던 일... 지금 돌이켜보면 별 것도 아니었던 게 참 많은데 그때는 하나하나에 희노애락이 갈렸다. 순수했을 시기다.

 군대를 전역한 후, 고심 끝에 4년간 필자와 함께 동고동락하던 E530을 놓아주기로 결정했다. 왜냐하면 전공이 아주 바뀌었기 때문이다. 윈도우북으로는 한계가 있을 거라는 생각, 그리고 전역 후에는 새 컴퓨터를 장만해야겠다는 생각 등 여려거지를 고민했다. 물론 처음에는 데스크탑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노트북은 어느 정도의 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데스크탑보다 훨씬 비싼 비용을 투자해야 했고, 성능적인 부분을 일부 포기해야 했기 때문이다. 즉 필자에게 있어서 데스크탑은 싼 가격에 좋은 성능을 낼 수 있는 충분한 대안이었다. 하지만 2월부터 다니는 학원에서도, 그리고 필드에서도 사용해야 한다는 걸 가정한다면 휴대성이 중요한데, 데스크탑은 휴대성으로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금꼇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Apple의 MacBook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필자도 프리스비 같은 프리미엄 리셀러 샵이나, 주변 지인을 통해 잠깐 만져본 게 전부이지, 이걸 본격적으로, 그것도 서브가 아닌 메인 컴퓨터로 사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제 필자는 맥북과 익숙해져야만 한다. 왜냐하면, 앞으로 필자가 만지게 될 장비들은 전부 MacOS에서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맥북은 일반 사용자들이 허세용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출판업 및 영상 편집, 그리고 음향 쪽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장비로 잘 알려져 있다.

 필자가 소개할 장비는 최신형 2016-Late가 아니라 2015-Mid 모델이다. 왜냐하면 2016년 모델부턴 Function 키 및 ESC 키가 사라진 대신, 터치바 및 지문 인식 전원 버튼으로 바뀌었고, 레거시 USB 단자와 썬더볼트 2 단자 대신 Type-C/썬더볼트3 혼합 단자가 4개나 들어갔기 때문이다. 애플이 USB Type-C을 본격적으로 푸시한다는 점에서 앞으로 출시될 기기들이 USB Type-C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된 건 좋은 현상이지만 "맥북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레거시 단자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터치바 또한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였다. 터치바를 사용하면 좀 더 유연하고 직관적인 키보드 구성을 할 수 있다고 애플은 설명하지만, 현장에서 뛰어온 이들에겐 기존에 사용하던 단축키들이 일제히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는 단점이 생긴다. 게다가 2016년 맥북은 가격도 기존 모델보다 30만원 정도 더 비싸다. 맥 프로나 이번 맥북 프로를 보면 알 수 있듯 최근 애플의 행보는 전문직을 위한 행보가 전혀 아니다. 

 MacBook Pro 2015-Mid는 새 제품이 리퍼비쉬 제품밖에 없던 관계로 리퍼비쉬 제품을 1월 10일,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문했고 물건은 주문한 다음 날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TNT란 택배 회사가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


필자가 주문한 노트북 SPEC

------------------------------------------

MacBook Pro 15-inch (2015-Mid)

i7-4870HQ (하스웰)

Intel Iris Pro

2880x1800 Retina Display

256GB SSD

16GB DDR3L RAM

------------------------------------------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큼지막한 박스가 책상 위에 놓여져 있었다. 박스를 들어올리는 순간, 묵직한 기운이 손목을 타고 온 몸으로 전달되어 왔다. 희열감과 설레임이 몰아차기 시작했다. 서둘러 박스를 개봉하기 시작했댜.

 박스 안에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골판지가 모서리마다 존재하고 있다. 골판지의 두께는 꽤 두꺼워서 충격 흡수를 제대로 해 줄 것 같이 생겼다.

 골판지를 걷어내고 박스를 빼내자 비닐에 포장되어진 영롱한 본체 박스의 모습이 드러났다. 리퍼비쉬 제품이란 걸 알려주는 듯 하단에 "애플이 검증한 리퍼비쉬 제품"이란 글자가 적혀져 있었다. 리퍼비쉬 제품은 디자인이 일반 제품과 차이가 난다. 박스 옆 면에 맥북 프로란 글씨도 인쇄되어 있지 않다. 단, 사과는 인쇄되어 있다

 그럼 박스를 뜯어보자. 비닐을 뜯는 건 언제나 두근두근하다. 미 밴드를 뜯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특히 이렇게 크고 비싸고, 하나 쯤 가지고 싶었던 기기라면 더더욱.

 ....... 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것이 눈 앞에 있었다. 한 때 고향을 버리고 떠난 탕자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을 느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그리운 감정들이 마음을 내달렸다. 평범한 전자 기기에서 이런 느낌을 받는 건 아이폰 3GS를 샀을 때의 감정과 비슷했다. 생각해보니 그것도 애플 거네. 얘내들은 아름다우면서도 그리운 감정들을 이끌어내는 제품들을 참 잘 만드는 거 같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추스리고 본체를 들어내었다. 애플의 구성품이 늘 그렇듯, 심플하게도 넣어놨다. 좌측부터 설명서, MagSafe 2, 그리고 아이폰에서 쓰던 덕헤드 및 싸구려 2핀 전원 연장 케이블이다.

 설명서를 먼저 꺼내서 살펴보았다. 아이폰을 쓸 때와는 다른 구성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언제나 들어있던 애플 스티커도 오랜만에 보니 반갑기 그지없다. 아이폰을 쓸 시절엔 맥북을 만들어보겠다고 하나쯤 꺼내서 노트북에 붙였는데 이젠 별 의미가 없어졌다. 특이하게 융 클리너가 들어있었다. 다시 접는 게 귀찮아 꺼내지 않고 박스 안에 고이 모셔두었다. 여담이지만 필름 붙이니까 다른 융 클리너를 주길레 영영 꺼낼 일이 없어졌다.

 애플의 충전 포트, MagSafe 2의 모습이다. 자석을 이용한 충전 케이블은 이미 서피스에서 체험해보았지만 원조격을 만나는 건 처음이다. 선 내구도가 구리기로 유명한 애플 특유의 케이블이 눈에 들어온다. 조사를 미리 해본 결과, 또 선 내구도가 악하댄다. 왜 애플은 선 내구도를 개선하지 않는 걸까? 기회가 된다면 내구도 강한 사제 선으로 바꿔버리고 싶다. 옆에 있는 케이블 연장선 및 덕헤드는 2구식이다. 즉 접지를 지원하지 않는다. 가뜩이나 알루미늄 바디라 접지를 지원하지 않으면 노트북으로 전기가 새는데도 접지를 지원하지 않는다니. 그런데 더 이상하 부분은 충전 포트는 접지를 지원하지만 케이블은 지원하지 않는 걸 넣어줬다. 이 부분에 대해선 따로 구매한 접지 케이블 글을 진행하면서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이제 슬슬 본체를 만나볼 시간이다. 애플 로고가 인쇄되어 있는 부분 바로 아래에 제품 생산년월이 붙여져 있는데, 자세히 보니 2016년 12월 생산품이다. 즉 만든 지 얼마 안 된 물건이다. 이득 본 느낌이다.

손잡이를 당기면 보안 실이 찢어지며 다시 원 상태로 복구할 수 없다. 이건 대다수의 노트북들이 이럴 거다. E530을 쓸 때도 그랬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다면 필자는 애플 공식 스토어에서 구매했기에 묻지마 교환이 1달간 가능하다. 할 생각은 없지만.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리퍼비쉬 제품을 살 거면 차라리 공식 홈페이지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리퍼비쉬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리퍼 기간도 1년이나 넣어준다.

 맥북을 열었다. 액정을 보호하기 위한 얇은 종이가 끼워져 있다. 맥북 프로 레티나 모델부터 두께가 얇아진 대신 디스플레이 패널이 노출되기 때문에  기스가 난다는 건 곧 디스플레이 패널에 나는 것과 동일하다. 필름을 한 시라도 빠르게 발라줘야겠다.

 첫 전원을 넣었다. 맥 특유의 부팅음이 들리고, 많이 낮익은 사과 로고가 보이기 시작했다. UEFI가 적용된 윈도우의 부팅 화면과는 비슷하면서도 세삼 다른 느낌이다. 사실 애플도 EFI 부팅을 사용한다. 윈도우보다 먼저 도입했을 거다. 여담인데, 부팅 화면의 배경색이 이전엔 회색 배경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언제 바뀌었지.

 기존에 사용하던 ThinkPad E530과 비교해보았다. 같은 15인치라 액정 사이즈는 거의 동일하지만 두께와 키보드, 해상도, 그리고 터치패드 크기에서 차이가 난다. 키보드 키감은 확실히 ThinkPad쪽이 우월했다. 노트북은 원래 두꺼울 수록 키감이 좋다고 했다. 맥북의 이 키감도 나쁘지는 않다. 적어도 서피스 터치 커버보단 나은 편이다. 한편으로는 ThinkPad로 노트북을 입문해서인지, 빨콩이 없는게 무척 아쉽다. 하지만, 이젠 놓아줄 때이다. 인연이 있으면 어디선가 또 구해오겠지.


Focus IT

 맥북 프로는 전통적으로 알루미늄 판을 통짜로 깎아서 만드는 알루미늄 유니바디를 보여주고 있다. CNC와 밀링머신 및 각종 기기들이 들어간 제작 영상을 보면 감탄할 수밖에 없다. 어렸을 적, 맥북 프로의 유니바디 제작영상을 보고 2달간 맥북 뽕을 맞았을 정도다. 유니바디 형식이 조립 및 분해하기엔 상당한 난이도를 요구하지만, 디자인적으로 무척 뛰어나므로 최근 들어서 타사에서도 유니바디 스타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밑바닥은 미끄럼방지 패드 4개, 그리고 10개의 별 고정 나사가 전부다. 미끄럼방지 패드는 고무가 아닌 거 같다. 무척 반들반들하다. 약간 미세하게 보이는 틈은 전신필름을 붙여서 그렇다. 필름 안 붙이고 무릎 위에 올려놓으면 알루미늄인지라 무척 차갑다.

 우측에는 SD카드 슬롯, HDMI 단자, 그리고 USB 3.0 단자가 위치해 있다. 알루미늄 하나를 통짜로 깎아서인지 무척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D카드 슬롯이 128GB만 지원한다는 찌라시를 들었다. 조만간 용량 확장도 할 겸 확인해봐야겠다.

 좌측에는 Magsafe 2 충전 단자, ThunderBolt 2 단자 2개, 그리고 USB 3.0 단자와 3.5파이 이어폰/광출력 단자가 있다. 위에서 설명한 모든 단자들은 신형 맥북 프로에선 3.5파이 단자를 제외하고 모두 USB Type-C로 대체되어 있다. 그나마 남아 있는 3.5파이 이어폰 단자의 광출력도 삭제되었다.

 상판을 열면 광활한 디스플레이와 촘촘히 뚫려있는 스테레오 스피커, 그리고 키보드와 터치패드가 반긴다. 스테레오 스피커의 경우 생각 외로 음질이 좋아서 꽤 만족스러웠다. 디스플레이는... 그냥 직접 보는 게 낫다. 1600X900 해상도만 4년 동안 쓰다가 2K 해상도를 보게 되면  무슨 느낌인지 알 거다. 고 해상도는 행복이자 사랑이다.... 

 키보드는 준수하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전원 종료 버튼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키보드 안에 있다. 정학히는 delete키 위에 있다. 윈도우였으면 글을 지우려다 실수로 눌러서 컴퓨터를 끌 수도 있을 여지가 있었겠지만, 맥의 경우, 살짝 누른다 해서 곧바로 시스템이 종료되지 않는다. 꾹 눌러야 작동한다. 윈도우를 썼던 입장에서 약간 이질적인 부분이었지만, 곧 적응했다. 터치 패드는 플라스틱이 아닌 유리로 되어 있었다. 재질 때문인건지, 아니면 MacOS 때문인 건지는 몰라도 이것만큼은 말할 수 있다. 조작감은 무척 좋다. 처음에 터치 패드가 버튼인 줄 알았다. 누를 때마다 딸깍거리는 느낌이 나고 반응 속도도 빨라서 "잘 만든 터치패드네" 라 생각했다. 그러나 전원을 끄고 전체적으로 마감도를 확인할 겸 다시 터치패드를 눌렀는데, 눌리는 느낌이 나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이게 말로만 듣던 포스 터치였다. 사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벌써 적응해버렸다. 맥의 터치 패드를 쓰다 윈도우의 터치패드를 만지게 되면 적응하지 못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드디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커서를 찾기 위해 패드에 손가락을 대고 빙빙 돌리고 있으면 커서가 커져서 위치를 파악하기 쉽다는 점도 한 몫했다.

Conclusion.

맥북은 이전부터 다른 랩탑들과 비교 대상이 되어왔다. 디자인적으로는 특출났을지는 몰라도 하드웨어는 절대 특출난 건 아니다. 필자의 맥북 스펙시트를 보면 알겠지만, 2015년에 나온 맥북은 아직도 하스웰 CPU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스카이레이크로 넘어갔지만 램은 아직도 DDR3을 사용한다. 단순한 하드웨어로 만 따지면 맥북은 다른 윈도우 랩탑보다 성능이 떨어져야 정상이다. 하지만 2011년에 나온 맥북이 아직도 100만원대의 중고가를 지키고 있다는 건 무언가 더 있다는 게 아닐까? 맥북의 성능을 이야기 할 때 하드웨어도 중요하지만, MacOS의 존재를 무시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 이 둘은 유기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존재기 때문이다. 맥북은 MacOS를 작동시키기 위해 애플이 직접 커스텀한 하드웨어다. 스펙적인 부분에선 비록 떨어질 수는 있어도 MacOS를 돌리기엔 충분하다고 애플이 판단했다는 거다.

 혹자는 묻는다. MacOS를 돌리려는 목적이라면 해킨토시도 있지 않은가? 라고. 예전보다 해킨토시를 돌리기엔 훨씬 쉬워졌다는 걸 최근 조사하면서 알게 되었다. 그래도 해킨토시는 필자 같은 일반적인 사용자들이 세팅하기엔 어려운 점이 아직도 많다. 그리고 노트북 같은 경우엔 해킨토시 만드는 게 아직도 어렵다고 한다. 그럴 바엔 리얼맥으로 가는 게 정신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이득이다. 당장 작업을 해야 하는데 언제 세팅을 하고 있겠는가. 추후 작업용 데스크탑을 맞출 때 해킨토시를 해보려고 생각 중이다. 애플은 왜 데스크탑 워크스테이션을 안 만들어주는 걸까. 음악 하는 사람이나 영상 편집하는 사람에게 워크스테이션은 필수적이다. 맥 프로를 그따구로 만들어서 그렇다. 이건 확실하다.

 완벽히 맥북에 적응하지 못했다. 작업 환경은 얼추 구축했지만 아직도 미흡한 부분들이 많다. 이는 사용해 나가면서 다시 구축해 나가야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말해서, 이 정도 작업환경이라면 필자에게 아주 과분할 정도다. 수명이 다 할 때까지 평생 아끼면서 사랑해나가야지.


Hello, Again!

Ap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