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uria FX Collection

2020. 3. 20. 18:30Journal/Musical Software


해당 리뷰는 아투리아 한국 공식 수입처

(주)삼익악기의 FX Collection 리뷰어 체험단 이벤트에

선정되어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필자가 음악 믹스 및 마스터링 요청을 받으면 보통은 Studio One의 내장 플러그인들을 사용하지만, 때로는 Softube나 Plugin-Alliance, Universal Audio, iZotope 등의 외부 플러그인들을 섞어서 사용하고 있다. 외부 플러그인을 사용하는 이유는 프로듀서마다 다양하지만 필자의 경우는 평균적으로 3가지의 이유 때문에 외부 플러그인을 사용한다. 첫째로, DAW 내부에 존재하는 내장 플러그인에서 필자가 원하는 기능이 없는 경우이고, 두 번째로는 내장 플러그인으로 충분히 해낼 수 있지만,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경우, 마지막으로는 실제로 발매되었던 하드웨어 장비의 특징을 디지털 플러그인으로 구현한 경우다. 특히 필자는 하드웨어 모델링에 약간 환상 같은 것이 있어서 이 분야의 끝판왕 중 하나라는 UAD 등 모델링을 잘한다고 평가받는 회사들의 번들을 구매해서 적극적으로 사용 중이다. 그러던 중, 최근 한 플러그인 번들에 관심이 심하게 꽂히고야 말았다. 바로 Arturia에서 출시한 플러그인 번들 Arturia FX Collection이다.

Arturia FX Collection

 Arturia는 프랑스에 위치한 회사로, VST 모델링 개발 및 오디오 카드나 신디사이저 등의 하드웨어를 주로 개발한다. 아티스트들에겐 빈티지 신디사이저 플러그인과 저가형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그리고 휴대용 인터페이스로도 유명하다. 필자는 Arturia를 이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는데, 2017년에 필자가 참가했던 Arturia의 신제품 발표 세미나 때문이었다. 지금 보아도 우주선 계기판에 있을 법한 복잡한 구조로 보는 이들을 압도하던 플래그십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Matrixbrute와 요즈음 찾아보기 힘들었던 아날로그 회로를 사용한 드럼 머신 DrumBrute는 음악 꼬꼬마였던 필자에겐 오르고 싶은 산처럼 느껴졌었다. 진지하게 Arturia의 마스터 건반을 사서 제대로 음악을 시작하리라고 마음먹었던 적도 있었으니 말이다.

 2017년까지의 Arturia는 다양한 빈티지 신디사이저들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회로 모델링 기술, TAE(True Analog Emulation)를 이용해 V Collection 및 하드웨어 아날로그 신디사이저 Brute시리즈 등 빈티지 신디사이저의 복각 및 오리지널 하드웨어 신디사이저 제작에 집중했다. 그런데 갑자기 2018년부터 급격히 제품군을 넓히기 시작해 들고 다닐 수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AudioFuse를 시작으로 필터나 리버브 등의 하드웨어들을 모델링하여 디지털 플러그인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Before Start...

 기본적인 상식이지만, Arturia FX Collection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플러그인 번들을 구매해야 한다. 구매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Arturia 공식 홈페이지(링크)에서 구매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삼익 스토어(링크)에서 구매하는 방법이다. 어느 쪽을 선택하던 좋은 플러그인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변함없으니 편한 쪽을 선택하자. 개인적으로는 삼익 스토어를 이용하는 쪽을 추천하는데, 시리얼 등록 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엔 한글로 문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도 안성맞춤이다.

Arturia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화면.

 구매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면 이제 제품 등록의 시간이다. Arturia FX Collection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Arturia 계정이 있어야만 한다. 만약 Arturia 계정이 없는 사람이라면 미리 계정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회원 가입은 간단하니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미 회원이거나 막 회원가입을 마쳤다면, 우측의 'Register New Product'을 눌러 제품 등록 화면으로 들어가자.

 제품 등록 화면이 나타났으면, 삼익 스토어에서 날아온 시리얼 번호와 잠금 해제 코드를 순서대로 입력한 후 하단의 등록 버튼을 누르면 된다. 만약 Arturia 홈페이지에서 구매했을 경우엔 구매와 동시에 계정에 제품 등록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제품 등록 과정이 생략된다.

시리얼 등록이 정상적으로 완료되었다.

 정상적으로 시리얼 키와 잠금 해제 번호를 입력하였다면, My Product에 FX Collection이 정상적으로 등록된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리얼을 등록했으니 컴퓨터에 설치 및 라이선스를 인증하는 과정이 남아있다. 홈페이지에서 설치 파일을 일일이 내려받을 수도 있지만 Arturia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컴퓨터에 플러그인을 설치 및 인증할 수 있게끔 플러그인 매니저, Arturia Software Center를 제공하고 있다.

 Arturia Software Center를 설치한 후, Arturia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My Product에 등록되어 있는 플러그인들의 리스트가 나타난다. 설치와 인증을 원하는 플러그인을 선택한 후, 인증과 설치를 클릭하면 기본적인 설치 과정은 끝난다.

 

Why FX Collection?

 이번에 출시한 FX Collection은 Arturia가 기존에 공개한 플러그인들을 한데 묶은 번들에 지나지 않는다. 새로 출시된 플러그인들도 있지만 대다수를 차지하는 플러그인들은 이미 공개되었거나 먼저 출시되었던 플러그인들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플러그인 번들을 사야 할 이유는 분명히 있다. 필자는 이유를 홍보 문구에서 찾았다.

 

"Audio Effects You'll Actually Use"
(당신이 실제로 사용하게 될 오디오 효과들)

플러그인들이 이렇게 많은데 정작 주로 쓰는 플러그인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필자에게는 저 문구가 무척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무릇 필자만의 문제는 아니겠지만, 비싼 돈을 주고 플러그인 번들을 구매했어도 정작 번들 중에서 실제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플러그인들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우리가 준비한 플러그인 번들 안에 있는 모든 플러그인들을 당신은 모두 쓰게 될 것이다"라는 자신만만한 태도와 공격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캐치프라이즈 라 생각한다. 

 Arturia FX Collection에 포함되어 있는 플러그인의 종류는 15개나 된다. 앞서 언급한 캐치프라이즈를 생각하면 15개나 되는 FX를 다 쓰게 될지 굉장히 의심스럽다. 이런 부분에서 Arturia가 참 영리한데, FX Collection을 구성하는 플러그인들은 일반적인 컴프레서가 아닌 한 시대를 풍미했던 빈티지 하드웨어 모델링이다. 하드웨어 모델링 때문에 UAD를 사용하던 사람들에겐 새로운 선택지가 열린 셈이다. 다만, 빈티지 하드웨어의 조작법은 현대에는 직관적이지 않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플러그인에 관심을 가지는 엔지니어나 프로듀서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잘 알고 있다.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빈티지 하드웨어의 사운드를 오늘날 자신의 음악에 적용하기 위해 불편함을 감수할 뿐이다. 다행히도 Arturia 역시 이러한 점을 알기에 최대한 원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노력을 가했다.

 Arturia FX Collection에 포함된 15개의 플러그인들은 크게 리버브, 컴프레서, 프리앰프, 딜레이, 필터로 구성되어 있다. 번들에 들어있는 대다수의 플러그인들이 빈티지 하드웨어를 모델링했지만, 일부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Arturia에서 새롭게 제작하였다. 과연 이 많은 플러그인들을 그들이 말하는 대로 모두 쓰게 될지는 약간 의문이지만, 하드웨어 모델링 기술과 과거의 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출중한 Arturia라면 그렇게 만들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플러그인의 번들의 가격은 399$로, 한국 가격으로는 45만 원에 판매 중이다.

 각설하고, 필자가 글을 작성하면서 염두에 둔 부분은 다음과 같다. 다분히 필자의 궁금증 위주의 서술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의 궁금증도 같이 해결되기를 바란다.


Arturia FX Collection은 빈티지 하드웨어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현대 워크플로우에 적합하게 모델링 되었는가?

번들에 포함된 플러그인들은 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사용하게 쉽게 디자인되어있는가?

캐치프라이즈처럼 진짜로 모든 플러그인을 쓰게 되는가?


 

Reverb

 리버브는 음악 작업에 있어 빠질 수 없는,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는 플러그인 중 하나다. 리버브라는 이름에 걸맞게 음악에 공간감을 넣어줘 평범한 소리도 웅장한 라이브 홀에서 들리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다. FX Collection에 포함되어 있는 Arturia의 리버브는 한 개를 제외하고 하드웨어 리버브를 모델링하였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라이브 홀에서 울리는 공간감은 아니지만 사용하다 보니 계속 손이 가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필시 여기에 포함된 리버브들이 과거의 수많은 명반들의 제작에 사용되었고,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하드웨어 리버브들을 모델링했기 때문이 아닐까.

 스크롤의 편의를 위해 세부 플러그인 정보는 접은 글 처리하였다. 부득이하더라도 접은 글을 펼쳐서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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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T-140을 모델링한 REV PLATE-140

 Universal Audio를 쓰는 사람이라면 이미 널리 알고 있을 EMT 사의 플레이트 리버브, EMT-140을 복각한 REV PLATE-140이다. 플레이트 리버브란 철판의 진동을 픽업으로 증폭시켜 만드는 리버브로 차가운 느낌의 잔향을 만들어내는데 자주 쓰인다. UAD에서도 모델링한 이 리버브는 UAD 버전의 140과 거의 흡사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필자도 이미 자주 쓰고 있는 플러그인 중 하나다. 2019년,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Arturia 측에서 무료로 뿌렸던 플러그인이기도 하다.

 조작부는 간단하다. 진공관의 컬러를 더해주는 Drive, 각기 다른 3가지의 철판의 소리를 모델링해 원하는 느낌의 리버브를 선택할 수 있는 Model, 잔향의 정도를 조절하는 Decay, 그리고 리버브의 넓이를 조절하는 Width와 Blend로 구성되어 있다. 리버브인데도 진공관 모델링이 되어 있는 점이 특이한데, EMT-140이 플레이트 특유의 차가운 느낌의 리버브가 필요할 때 사용하기 때문에 진공관이 결합한다면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몹시 기대가 된다.

 리버브 하단에는 UAD 버전의 140과 동일하게 프리 딜레이 노브, 하이패스 필터, 모듈레이션과 2 밴드 EQ가 위치해 있어 덕분에 다른 리버브들과 섞어서 사용할 때의 수고를 덜어준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Grampian 636을 모델링한 REV SPRING-636

 초기 하드웨어 리버브 중 하나였던 Grampian 사의 스프링 리버브, Grampian 636을 모델링한 REV SPRING-636이다. 스프링 리버브란 스프링이 신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공명을 음악 소스를 통과시켜 만드는 리버브로, 하드웨어 안에는 스프링이 들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금속의 반발력을 리버브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플레이트 리버브의 소형화 버전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스프링이 신축하는 정도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엔 플레이트 리버브보다 소리가 깨끗하지 못하다는 점도 있다.

 REV SPRING-636은 비교적 조작부가 단순하다. 전원 스위치와 인풋 레벨, 리버브의 길이와 넓이, 그리고 리버브가 걸릴 정도를 조작하는 노브가 전부다. 앞서 보았던 PLATE-140과 비교해보면 정말 심플하기 그지없다. 보컬에 SPRING-636 리버브를 걸자마자 필자의 생각을 벗어난 사운드가 나와 놀랐다. 리버브를 걸었을 뿐인데 새츄레이션을 걸었을 때의 느낌이 들려왔다. 이것이 빈티지인가.. 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리버브 자체의 효과는 확실히 발군이다. 요즘 유행하는 로우 파이 장르에 적용하면 좋은 시너지를 낼 법한 리버브라고 생각한다. 

 리버브 하단에는 PLATE-140과 마찬가지로 프리 딜레이 노브, 필터, 모듈레이션과 2 밴드 EQ가 위치해 있다. 거기에 리버브 사운드의 느낌을 결정하는 토글스위치 8개가 붙어 있어 원하는 느낌의 리버브 느낌을 선택할 수 있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새롭게 만들어진 리버브, REV INTENSITY

 REV INTENSITY는 앞서 설명한 리버브 플러그인들과 다르다. 왜냐하면 INTENSITY는 기존에 존재하는 하드웨어 리버브를 모델링한 것이 아니다. 기존에 존재하는 다양한 리버브들의 특징을 알고리즘적으로 구현한 리버브 플러그인이다. 리버브가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알고리즘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의 하드웨어에서 만들 수 없었던 특별한 리버브를 만들 수 있는 게 장점이다. REV INTENSITY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만들 수 있는 플러그인이라 리버브가 가진 본연의 목적을 넘어서 사운드 메이킹에도 이용이 가능한 리버브다.

 다만 REV INTENSITY는 자유도가 높은 리버브인 만큼 조작은 살짝 복잡하다. 단순히 노브만 돌리면 얼추 괜찮은 소리가 나오던 앞의 리버브들과 달리 약간의 신디사이저 조작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데 필자가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조작할 게 없었다. 아무것도 세팅하지 않은 리버브 소리도 충분히 좋았기 때문이다. 나만의 리버브 사운드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등록되어 있는 프리셋을 변형하면서 플러그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 후, 리버브 사운드를 만들어가는 것을 권장한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접은 글에서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PLATE-140: 플레이트 리버브 EMT-140 모델링. 튜브 새츄레이션 추가. 2 밴드 쉘빙 EQ
  • SPRING-636: 스프링 리버브 Grampian 636 모델링, 강한 착색감. 앰프 타입 설정 가능. 2 밴드 쉘빙 EQ
  • INTENSITY: 무궁무진한 자유도. 약간은 어려움. 프리셋이 좋다. 엔벨롭 및 추가 기능 존재함.

Compressor

 컴프레서는 다양한 곳에 사용되는 신묘한 물건이다. 방송 및 라이브 공연에서 소리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방지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장비이지만, 소리를 일정한 레벨로 감소하고 출력하는 과정에서 묻어나는 고유한 착색감이 음악과 잘 어울린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장비다. 아니, 정확히는 없어서는 안 될 장비가 되었다. 현대 음악에서는 컴프레서의 역할이 정말 지대하기 때문이다. Arturia에서 모델링한 컴프레서들은 음악 산업이 가장 찬란하게 빛내던 시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했었고, 아직도 많은 스튜디오에서 엔지니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하드웨어들이다. 

 스크롤의 편의를 위해 세부 플러그인 정보는 접은 글 처리하였다. 부득이하더라도 접은 글을 펼쳐서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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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EI 1176을 모델링한 COMP FET-76

 FET-76은 UREI, 지금의 Universal Audio가 만들어낸 명품 컴프레서, UA 1176의 Arturia 버전이다. 트랜지스터를 사용해 빠른 반응속도와 진공관의 느낌을 비슷하게 구현한 1176은 수많은 하드웨어 회사들과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이 컴프레서를 모델링했으며, 지금도 자기들만의 컬러를 섞은 1176 모델링 플러그인들이 출시되고 있다. 1176 컴프레서의 특징은 컴프레싱이 시작되는 지점인 스레숄드가 없다는 점인데, 이는 인풋 레벨과 아웃풋 레벨로 조절해줘야 한다. 보통의 1176 모델링 컴프레서들은 인풋 레벨과 아웃풋 레벨을 개별적으로 조절하게끔 되어 있지만 Arturia의 FET-76은 약간 다르다. 인풋 레벨과 아웃풋 레벨이 서로 링크되어 있어 인풋 레벨을 올리면 아웃풋 레벨은 줄어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구성된 이유는 1176이 가지고 있는 컬러를 조절하는 동시에 사운드 레벨의 변화를 줄이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쉬프트 키를 누르거나 링크 해제 버튼을 눌러 개별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1176의 특징 중 하나는 Ratio 버튼을 하나가 아닌 전부를 동시에 눌러 빠르고 더욱 공격적인 사운드 컴프레싱을 야기하는 All-Button Mode인데, FET-76의 경우는 아예 All-Button Mode를 위한 버튼이 달려 있다. 비록 개별 버튼들을 쉬프트 키를 통해 누를 수는 없지만 1176의 상징 중 하나인 All 버튼 모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칭찬한다. 사실 이게 없으면 1176을 쓰는 이유가 적어지는 것도 있다. 별도로 All 버튼 모드만 구현한 1176 모델링 플러그인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All 버튼 모드는 1176이 1176으로 존재하는 정체성 중 하나다.

 Arturia는 단순한 1176의 모델링에서 그치지 않고 Advanced Sidechan Mode란 애드 온을 추가했는데,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사이드체인과 관련된 모듈이다. 구조는 단순한데, 사이드체인 이펙팅을 적용할 부분의 선택과 로우컷/하이컷 필터로 이루어져 있다. 사이드체인 이펙팅을 적용할 부분을 선택하는 방식이 L/R 반전, 풀 모노, 링크, Mid만 적용, Side만 적용 등 꽤나 자세하게 설정할 수 있다. 일부 1176 모델링 플러그인들이 별도의 사이드체인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들이 꽤 있어 이런 부분의 지원은 몹시 마음에 든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Gates STA-Level을 모델링한 COMP TUBE-STA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데, Gates 사의 Vari-Mu 컴프레서, STA-Level을 모델링한 TUBE-STA다. 사실 같은 컴프레서라도 작동 방식은 서로 상이하다. 작동방식에 따라 묻어 나오는 컬러도 다르고 소리를 컴프레스 되는 속도도 전부 다르다. FET 방식이니 OPTO 방식이니 하는 것 역시 작동 방식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다. STA-Level의 경우 Vari-Mu 방식의 컴프레서인데, 진공관을 이용하여 소리를 감소시키는 단순한 방식으로 움직인다. Vari-Mu 방식의 경우 공정의 고도화가 이루어지기 이전에 나온 방식이라 소리를 특정 비율로 감소할 수는 없었지만 대신 인풋 레벨과 아웃풋 레벨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감소 비율이 변하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소리에 느리게 반응하지만 전체적인 모양새를 다듬어주고 컬러를 입혀주는 녀석이다. 현재는 기술이 고도화되어서 보다 좋은 방식의 컴프레서들이 많지만, 저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건 Vari-Mu 방식을 사용한 컴프레서들이 독보적이다. 전설의 컴프레서라 불리는 Fairchild의 660/670 컴프레서 역시 Vari-Mu 방식을 사용했다. 다만, STA-Level은 이전엔 활발하게 사용되었지만 텔레트로닉스의 LA-2가 등장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는데, LA-2의 컴프레싱 질감이 STA-Level의 상위 호환이었기 때문이다.

 STA-Level을 모델링한 TUBE-STA 역시 오리지널 하드웨어의 요소를 그대로 가져와 조작부가 간결하다. 크게 인풋 레벨과 아웃풋 레벨, 리커버리 타임(요즈음의 릴리즈), 전원 버튼으로 간결하게 되어 있다. FET-76에 적용되어 있는 노브 링크는 TUBE-STA 역시 적용되어 있어 조작법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라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오리지널 하드웨어가 워낙 조작할 수 있는 부분들이 적기 때문에 이를 충실히 구현한 TUBE-STA 역시 잘 다룰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사이드체인 이펙트를 보다 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Advanced Sidechan Mode가 TUBE-STA 역시 적용되어 있다. 취향에 맞게끔 사용하도록 하자. Advanced Sidechan Mode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FET-76에서 설명해놓았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dbx 165를 모델링한 VCA-65

 이번에도 Arturia는 명품 하드웨어를 모델링했다. 이미 다른 회사에서도 수차례 모델링 되었던 dbx 사의 dbx-165를 모델링한 VCA-65다. 과거에 비해 명성은 바랬지만 dbx는 눈부신 기술력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하드웨어로 유명했던 회사다. 그들의 가장 찬란한 제품들은 많지만 단 하나의 역작을 선택하라고 하면 필자는 고민할 여지없이 dbx 160/165를 선택할 것이다. 두 컴프레서는 분명 지향점이 다르지만 둘 다 dbx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VCA 칩을 기반으로 컴프레서를 제작해 업계에 혁명을 가져왔다. 요즘처럼 반도체가 대중화된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VCA-65는 오리지널인 dbx 165처럼 아주 쉬운 컴프레서/리미터를 지향하고 있다. 거짓말은 아닌 게, 노브 몇 개만 슥슥 돌리면 곧바로 컴프레싱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플러그인을 통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하드웨어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축복이라 생각한다. 명성대로 VCA 칩셋은 저음역대를 더욱 날카롭고 펀치감 넘치는 소리로 만들어주었다. 베이스에서도 사용해봤는데 오히려 베이스에 VCA-65의 컬러가 잘 붙어서 놀랐다. 차후 믹스 단에서 꼭 사용할 컴프레서가 될 듯하다.

 사이드체인 이펙트를 보다 편하게 적용할 수 있는 Advanced Sidechan Mode가 VCA-65에도 적용되어 있다. 취향에 맞게끔 사용하도록 하자. Advanced Sidechan Mode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FET-76에서 설명해놓았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접은 글에서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FET-76: UREI 1176 모델링. FET 방식. All-Button Mode 존재. 노브 링크로 편리하게 사용 가능. 새롭지만 익숙한 1176 사운드. 편리한 사이드체인 옵션
  • TUBE-STA: Gate STA-Level 모델링. Vari-Mu 방식. 간결한 조작 방법. 노브 링크로 편리하게 사용 가능. 단순하지만 부드럽게 작동하는 컴프레싱. LA-2A와는 비슷하지만 다른 느낌. 편리한 사이드체인 옵션
  • VCA-65: dbx 165 모델링. VCA 방식. 빠르고 펀치감 있는 컴프레싱. 오토 어택, 오토 릴리즈 옵션 존재. 편리한 사이드체인 옵션

Delay

 딜레이 역시 음악 작업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리버브와 같이 사용해 공간감을 만들어내고자 한다면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하드웨어다. 보컬과 같이 공간감이 중요한 소스에 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딜레이의 진가가 드러나는 곳은 바로 기타다. 기타에서 딜레이를 뺀다는 건 상상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럴까, Arturia에서 모델링한 딜레이 플러그인들은 대부분 기타 연주에 사용되어왔던 딜레이들이다. 

 스크롤의 편의를 위해 세부 플러그인 정보는 접은 글 처리하였다. 부득이하더라도 접은 글을 펼쳐서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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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AY TAPE-201

 기타 이펙터로 출시되었지만 보컬 등 전반적인 부분에서 활약한 전설적인 테이프 딜레이, Roland 사의 스페이스 에코 RE-201이 Arutria의 손길을 거쳐 TAPE-201로 다시 태어났다. 마그네틱 테이프를 재생할 때 발생하는 미묘한 늘어짐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딜레이로 이름과 같이 우주에서 들을법한 깊고 넓은 느낌을 주는 장비라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 실제 하드웨어를 무척 구하고 싶었지만, UAD 모델링 버전으로만 사용할 수 있어 아쉬움이 매우 남는다. 전설은 괜히 전설이 아니다. 구하고 싶어도 매물이 나오지 않으니까 전설이지 않을까.

 TAPE-201의 구성은 단순하다. 리버브 에코의 양을 조절하는 노브와 반복 주기, 에코와 리버브의 양, 스테레오 넓이, 그리고 간단한 로우/하이 2 밴드 EQ가 달려 있다. 오리지널인 RE-201이 에코 리버브이기 때문에 테이프 딜레이와 동시에 리버브로도 활용이 가능한 녀석이다. 딜레이 타입은 L/R 딜레이, 좌우로 통통 튀는 핑-퐁 딜레이, 그리고 미드 사이드 딜레이의 3가지로 구성되어서 원하는 느낌의 딜레이를 줄 수 있다. 오리지널 하드웨어는 주로 기타에 걸어 사용했지만 필자의 경우는 보컬이나 패드 신스에 걸어 신비로운 느낌을 줄 때 사용하였다.

 TAPE-201에는 오리지널 하드웨어엔 존재하지 않던 추가적인 기능들이 있는데, 오리지널 하드웨어의 기능을 더욱 증대시켜주는 인풋 이퀄라이저와 과 테이프 모터의 속도와 플루터, 그리고 테이프 노이즈의 양을 조절할 수 있는 테이프 섹션, 그리고 LFO 모듈이 추가되었다. 이는 디지털로 모델링 되면서 보다 편리하게 딜레이를 주기 위해 추가된 부분이라 생각된다. 딜레이를 그냥 쓰는 것보다 EQ를 걸어서 제어하는 경우의 선택지가 더욱 넓은 건 당연한 사실이니 말이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Memory Man Deluxe를 모델링한 Memory Brigade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두루두루 사용되고 있는 기타 페달 보드, Electro Harmonix 사의 Memory Man Deluxe를 모델링한 플러그인 Memory Brigade다. 필자가 기타 페달 보드에는 일가견이 없지만 분명 Arturia가 모델링을 한 이유가 필시 있을 터. 70년대부터 꾸준히 사용되고 아직까지 수요가 있다는 건 그만큼 좋은 성능을 가졌기 때문이 아닐까. 앞서 이야기한 RE-201보다는 하드웨어를 구하기 쉬운 쪽이지만, 그래도 플러그인으로 모델링해주니 좋을 따름이다.

 조작부는 웬만한 딜레이와 유사하지만 단 하나 다른 점이 있다. 바로 BBD Size로 명명된 부분인데,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Memory Man Deluxe의 소리와 Memory Man 1100의 소리를 스위칭할 수 있다. 완전 기타리스트들을 위한 플러그인 모델링이 아닌가. 혹시 몰라서 어쿠스틱 기타 소스에 적용해보니 기타에 찰싹 달라붙는다. 물론 기타뿐만 아닌 보컬에 활용해도 좋은 결과물을 들려준다.

 Memory Brigade 역시 Tape-201처럼 기능 추가가 이루어졌는데, 있는데, 인풋 이퀄라이저를 설정할 수 있는 부분과 엔벨로프, 그리고 LFO 모듈이 추가되어 있다. 더욱 다채로운 딜레이를 원한다면 돌리고 누르면서 입맛대로 커스텀하자.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딜레이 Delay Eternity

 Delay Eternity는 리버브에 있던 Intensity처럼 딜레이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Arturia가 새롭게 개발된 딜레이다. 앞서 소개했던 딜레이 플러그인을 개발하면서 얻은 노하우로 만들어진 녀석인 셈이다. 그래서 그럴까,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디지털 딜레이지만 아날로그 하드웨어를 조작하는 것 같은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Arturia다운 디자인이다.

 다른 딜레이들과 차별화되는 Eternity의 특징이라면 단연 자유도를 꼽을 수 있다. 앞서 설명했던 모든 딜레이들의 요소를 Eternity는 전부 가지고 있다. 또한 딜레이가 이펙트를 만들어내는 곳이 2개로 구성되어 있어 각기 다른 속도를 가진 딜레이들을 블렌딩 할 수도 있다. 거기에 무려 LFO가 2개나 있어 앞의 딜레이 플러그인들보다 더욱 다양하고 괴상망측한 딜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사용 예시들은 프리셋으로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으니 복잡하게 느껴지는 사용자라면 프리셋으로 먼저 시작해보자.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접은 글에서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Tape-201: Roland RE-201 모델링. 테이프 딜레이. EQ 및 테이프 컨트롤 및 LFO 추가. 우주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긴 딜레이 타임.
  • Memory Bridge: Electro Harmonix Memory Man Deluxe/1100 모델링. Deluxe 혹은 1100으로 스위칭 가능. EQ 및 엔벨로프 컨트롤, LFO 추가. 70년대에 듣던 바로 그 기타 사운드.
  • Eternity: 오리지널 플러그인. 다양한 딜레이 옵션을 제공. 정확하고 현대적인 딜레이. 복잡하다.

Preamp

 프리앰프는 Pre-Amplifier의 줄임말로, 앞에 위치한 앰프라는 뜻이다. 음악 작업에 있어 프리앰프는 매우 중요한데, 이게 없으면 마이크를 이용한 보컬이나 기타 레코딩 등 소리가 작게 들어오는 신호를 증폭하여 적정한 수준으로 높여줄 수가 없다. 음원이 들어오는 가장 최전선에서 소리를 끌어올려주는 중요한 하드웨어인 셈이다. 제조사마다 제작 방식과 회로가 전부 다르므로 프리앰프의 질감은 전부 제각각이다. 그래서 일부 큰 스튜디오에서는 보컬 등 다양한 음원 소스에 대응하기 위해 프리 앰프로만 구성된 랙이 있다. 정말 중요한 하드웨어 장비 중 하나지만 20만 원짜리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도 프리앰프가 달려서 판매된다. 역사를 써 내려간 프리앰프들과 일반 작업자들을 위한 프리앰프가 오늘날에도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요즈음, 프리앰프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질감들을 디지털로 구현한 디지털 프리앰프 플러그인이 각광을 받고 있다. UAD나 KUSH Audio 등 수많은 회사들이 앞다투어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디지털 프리앰프 플러그인이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 의문이란 DAW 상에서 게인을 올리는 것과 프리 앰프 플러그인으로 게인을 올리는 것의 차이가 과연 있는 것일까? 다. 애초에 디지털로 하드웨어 프리앰프의 질감을 구현한다면 그건 이미 '프리'앰프가 아니지 않을까. 식견이 짧은 필자는 이해가 될 거 같으면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스크롤의 편의를 위해 세부 플러그인 정보는 접은 글 처리하였다. 부득이하더라도 접은 글을 펼쳐서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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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76 Preamplifier를 모델링한 V76-Pre

 1950년에 처음 등장해 대부분의 레코딩에 사용되었던 독일제 프리앰프, V76을 모델링한 V76-Pre 플러그인이다. UAD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익숙할 수도 있는 프리앰프로, 무척 투박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진공관을 사용한 프리앰프로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아도 묻어나는 따스함이 일품이다. 주로 레코딩으로 자주 사용하지만 프리 앰프라는 특징 때문에 독특한 컬러를 원하는 하이파이 업계에서도 수요가 있는 프리앰프다.

 투박한 디자인만큼 조작법은 단순하다. 먼저 인풋 게인으로 원하는 만큼 음량을 높인 후, 이퀄라이저를 사용할지 결정한다. 이퀄라이저는 로우컷 및 하이컷 필터가 포함된 2 채널 이퀄라이저로 구성되어 있어 소스 음원에서 부족한 대역을 보강할 수 있다. 원래 소스의 위상이 반대로 뒤집혀 있다면 다시 뒤집을 수 있는 위상 반전 버튼도 있다. 마지막으로 아웃풋 트림 노브로 지나치게 소스 음원의 음량이 커졌을 경우 줄여서 내보낼 수 있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Trident A-Ranger를 모델링한 TridA-Pre

 영국의 Trident 사의 A-Range 콘솔은 성능도 성능이지만 그 희귀성 때문에 유명한 콘솔 중 하나다. 단 13개만 생산된 이 콘솔은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없어 사용하고 싶어도 쓰지 못하는 대표적인 장비 중 하나다. 사용자들의 눈물겨운 수요 덕분에 몇몇 회사에서 A-Range 콘솔의 모델링한 플러그인을 발매했는데,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Arturia 역시 이러한 수요를 눈여겨본 것인지 TridA라는 이름으로 모델링하였다. 필자가 처음 이 콘솔을 알게 된 건 Softube의 Trident A-Range 플러그인 때문인데, 믹스 버스에 많이 사용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매우 기대했던 플러그인 중 하나다.

 비록 TridA-Pre라는 줄임말을 정식 명칭으로 사용했지만 세부 스펙 및 디자인은 전혀 줄여지지 않았다. 프리앰프의 조작법은 어떤 프리앰프든 거의 비슷하다. 인풋 게인으로 원하는 만큼 음량을 높인 후, EQ로 사운드를 보정한 후 아웃풋 트림 노브로 적절히 줄여서 내보내는 구조이지만, 차이점이 몇몇 있다. 첫 번째는 인풋 게인 다음에 달린 EQ인데, TridA-Pre의 EQ는 4 밴드로 구성되어 있다. 즉 프리앰프이지만 EQ로도 사용이 가능한 프리앰프 플러그인인 셈이다.

 또한 오리지널 하드웨어처럼 하이패스/로우패스 버튼을 중첩해서 누를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할 점 중 하나인데, 하나만 사용했을 경우보다 더욱 급격하게 컷팅이 되면서 독특한 느낌을 받았다. 1176의 All-Button-Mode를 누른 것 같이 극단적인 느낌은 아니지만 소스 컨트롤엔 유용할 듯하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NEVE 1073 콘솔을 모델링한 1973-Pre

 Forcusrite부터 AMEK 등, 음악 하드웨어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Rupert Neve 옹이 제작한 하드웨어들은 컴프레서나 EQ 등 이미 수많은 곳에서 모델링이 이루어졌고 지금까지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Arturia 역시 위대한 Neve 모델링에 기꺼이 동참하였다. 영원한 마스터피스, Neve 1073 프리앰프를 모델링한 플러그인, 1973-Pre다. Neve 1073이 아직까지 사랑받는 이유로는 소리가 통과했을 때, 까슬까슬한 새츄레이션이 묻는 동시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다듬어진, 이른바 Neve만의 독특한 소리를 입혀주기 때문이다. 음악의 판도에 대격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Neve 1073은 지금도 쓰일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쓰일 것이다.

 1973-Pre 역시 조작법은 단순하다. 인풋 게인으로 원하는 만큼 음량을 높인 후, EQ로 사운드를 보정한 후 아웃풋 트림 노브로 적절히 줄여서 내보내는 구조로, 앞서 설명한 다른 두 프리앰프를 다룰 수 있다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1973-Pre의 주요한 특징은 아웃풋 트림 바로 다음에 거치는 트랜스포머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니브의 트랜스포머는 특유의 니브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것으로 매우 유명하다. Type-1의 경우는 오리지널 1073의 트랜스포머를 모델링한 버전이고, Type-2의 경우는 오리지널 1073에 Arturia 커스텀이 들어간 버전이다. 느낌의 차이가 있으니 적절히 사용하자.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접은 글에서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V76-Pre: 진공관 프리앰프 V76 모델링. 따뜻한 진공관의 느낌.
  • TridA-Pre: Trident A-Range 모델링.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하는 빈티지 프리앰프의 느낌. 4 밴드 EQ 및 중복으로 적용 가능한 하이패스/로우패스 필터.
  • 1973-Pre: Neve 1073 모델링. 까끌까끌한 새츄레이션과 깔끔하게 다듬어진 느낌. 오리지널 트랜스포머와 Arturia 커스텀 트랜스포머 선택 가능.

Filter

 필터는 원래 방송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제거하는 동시에 한정된 무선 대역폭을 활용하기 위해 개발된 장비이다. 초기에는 방송 산업에서 주로 사용되었지만 음악에 도입되어 더욱 활용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음악 작업을 할 때, 필터를 어디에 걸고 저기에 걸고 하지만 의외로 많은 작업자들이 정확히 필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필터는 미리 설정된 특정 주파수 대역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 보컬에 하이패스 필터를 걸어 로우 에너지를 미리 컷팅한다던지, 사운드가 좋지만 전체 믹스에서 둔탁하게 들리는 리드 사운드의 특정 부분을 노치 필터로 원천적으로 차단하여 깔끔하게 만드는 등 다양한 소스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곳은 신디사이저 사운드 메이킹인데, 어떻게 필터는 거느냐에 따라 평범한 스퀘어 사운드도 크라프트베르크가 만들어내는 아르페지오처럼 다이내믹하고 멋지게 만들 수 있다.

 Arturia에서 모델링한 필터 플러그인들은 대부분 신디사이저에 달려 있는 필터를 단독으로 만들어낸 것들이 대부분이다. 특정 신스의 필터만 사용하고 싶었던 사람들에게는 Arturia 필터 플러그인들은 분명 구미가 당길 만한 물건일 것이다.

 스크롤의 편의를 위해 세부 플러그인 정보는 접은 글 처리하였다. 부득이하더라도 접은 글을 펼쳐서 읽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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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g의 Ladder Filter를 모델링한 Mini-filter

 빈티지 신디사이저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그 하드웨어, Moog 신디사이저에 적용된 필터를 모델링한 Mini-Filter다. Moog의 신디사이저는 다른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필터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사다리 필터라 불리는 Ladder Filter다. 다른 회사에서도 수없이 모델링하였으며 프로 디제잉 장비에도 들어가 있는 필터 알고리즘이기도 하다.

 전체적인 외관은 신디사이저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 무그 하드웨어를 사용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일반적으로 우리들이 생각하는 필터 이펙트는 LFO를 설정한 후, 컷오프 주파수 노브를 조작함으로써 이루어지는데, 래더 필터의 특징인 부드럽게 컷오프가 이루어지는 걸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일반적인 사용자라면 여기서 끝나지만 보다 독특한 효과를 야기하고픈 아티스트들은 우측의 엔벨롭 설정을 건드려서 더욱 다채로운 필터 이펙트를 줄 수 있다.

 추가적으로 하단에 스텝 시퀀서가 내장되어 있는데, 오실레이터와 연동해서 사용하면 그냥 평범한 소리도 크라프트베르크의 아르페지오처럼 만들 수 있다. 다만 조작법은 약간 복잡하니 프리셋으로 배워나가자.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Oberheim 사의 Matrix-12에 내장되어 있는 필터를 모델링한 M12-Filter

 빈티지 신디사이저 시장에 큰 족적을 남긴 회사가 있다. 바로 Oberheim이다. 필자는 잘 몰랐지만 전자음악의 태동기에 주로 사용되었던 신디사이저의 대부분이 Oberheim의 제품들이었다. Oberheim의 제품들은 국내에서도 윤상 등의 프로 뮤지션들이 주로 사용하는 신디사이저인데, 생산된 지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작동되는 장비를 찾기 힘들다. Oberheim에서 만든 신디사이저 중 Matrix-12라는 신디사이저가 있는데, 여기서 필터 부분을 모델링한 게 M12-Filter다. Arutria에서는 이미 Oberheim 신디사이저들을 여러 번 모델링한 적이 있기 때문에 필터 부분만 따로 떼어내기는 무척 쉬웠을 것이다.

 M12-Filter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면, 엔벨로프를 시각적으로 표시해주기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엔벨로프 파형을 직접 마우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 오리지널 하드웨어는 전혀 이렇지 않기 때문에 매우 의외의 디자인이다. 결과적으로 M12-Filter는 아날로그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엔벨로프를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 세럼을 사용해봤던 프로듀서라면 이러한 부분은 굉장히 장점이라고 느껴질 텐데,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화면을 올려 Mini-Filter의 레이아웃을 보고 다시 돌아오자. 무척 천사 같아 보일 것이다. 단, M12-Filter의 엔벨로프는 세럼처럼 직접 그릴 수는 없다.

 또한 하단에 보이는 모듈레이션 매트릭스 역시 플러그인 사용을 직관적으로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엔벨로프와 필터의 각 요소들이 어떻게 연동되었는지 한눈에 쉽게 보여준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Oberheim SEM 모듈러 시스템에 존재하는 필터를 모델링한 SEM Filter

 이번에도 Oberheim 사의 제품이다. Oberheim 사가 전자음악에서 가지는 위상을 생각한다면 이유 있는 선택이다. 이번에 모델링한 필터는 Oberheim SEM 모듈러 시스템에서 따온 SEM Filter이다. SEM이란 Synthisizer Expand Module의 약자로 아날로그 악기 및 다른 신디사이저에 연결해서 보다 전자적인 사운드로 바꾸거나, 기존 신디사이저의 부족한 사운드를 메꿔주는 역할을 했다. 역시 과거에 Arturia에서는 SEM 모듈러 시스템을 모델링하여 발매한 적이 있었다. 재탕의 향기가 스멀스멀 올라오지만 분명 합당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SEM Filter의 모습은 기본적으로 SEM 모듈러 시스템을 따라가지만 앞서 살펴보았던 Mini-Filter와 M12-Filter의 요소들을 섞어놓은 모습이다. 일단 게이트 시퀸서가 먼저 눈에 들어오고, 모듈레이션 매트릭스 역시 눈에 들어온다. 게이트 시퀸서와 모듈레이션 매트릭스의 시너지는 보다 창의적인 느낌의 모듈레이션을 만드는데 지대한 역할을 한다. 다만 하이브리드 구성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직관적인 편이다. 매뉴얼이나 프리셋을 통해 사용법을 익히고 사용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

 사운드 샘플은 다음과 같다. 필자의 실력이 부족해 플러그인의 100% 성능을 들려주지 못한 점에 대해 양해를 미리 구한다.


 접은 글에서 설명한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Mini-Filter: Moog 사의 신디사이저에 적용된 특징적인 필터. Ladder Filter 모델링. 오리지널 하드웨어와 동일한 디자인. 부드럽게 깎이는 컷오프가 특징. 스텝 시퀸서가 있어 다양한 느낌의 오리지널 하드웨어를 그대로 구현했기 때문에 직관적이지 않음.
  • M12-Filter: Oberheim 사의 Matrix-12 필터를 모델링. 오리지널의 구성 요소들의 대부분을 디지털 조작으로 구현. 원하는 느낌의 앤벨로프를 만들기에 가장 직관적인 필터.
  • SEM-Filter: Oberheim 사의 SEM 필터 모델링. 오리지널 하드웨어와 동일한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일부 요소는 디지털 조작으로 대체됨.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하이브리드 구성. 조작법은 보통.

Conclusion.

필자의 최근 작업물에 적용된 Arturia FX Collection의 모습

 Arturia FX Collection을 몇 주간 사용해보면서 필자는 정말 캐치프래이즈의 말대로 번들에 포함된 플러그인들을 거의 다 쓰게 되었다. 누가 기획했는지 참 머리가 좋은 거 같다. 정말로 필요한 것들만 쏙쏙 집어넣었다. 이러한 느낌을 받은 것에는 번들이 존재하는 이유와도 관련 있다. 번들로 묶어서 판매하는 플러그인들은 이유가 있다. 일단 묶어서 사면 단품으로 사는 것보다 싸게 살 수 있고, 작업에 필요한 플러그인을 단 한 번의 구매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rturia FX Collection은 번들이 존재하는 이유와도 완벽히 부합한다. 손이 갈 수밖에 없는 빈티지 하드웨어를 모델링한 플러그인들을 묶어서, 그리고 싸게 구매할 수 있다는데 어느 누가 거부할까. 게다가 V Collection 등으로 이미 하드웨어 모델링 기술이 입증된 Arturia였기에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으리라 생각한다.

 플러그인들을 사용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Arturia FX Collection이 목표로 하는 타겟층은 아날로그 하드웨어의 컬러가 필요한 사람들이 아닐까. 이제까지 아날로그 하드웨어의 느낌을 디지털에서 구현하고 싶었다면 몇몇 회사들의 플러그인만을 사용했어야 했다. 필자 역시 비슷한 이유로 Universal Audio의 DSP를 구매했었다. 물론 Universal Audio가 모델링한 플러그인들은 모두 퀄리티가 좋아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되는 경우들이 무척 많지만 DSP 코어를 연결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Arturia FX Collection의 존재는 외부 작업을 많이 하는 필자에게 있어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다만, 본문에서 언급하였듯, 다른 플러그인들은 다 골고루 사용하겠지만 필터 플러그인만큼은 손이 가지 않을 듯하다. 분명 좋은 플러그인들이고 모델링 퀄리티도 상당하다. 다만 자주 사용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만약 필자가 사운드 디자이너였다면 필터까지 사용했겠지만 아쉽게도 필자의 레벨은 그렇게 높지가 않다. 물론 언젠가는 사용하겠지만, 당장은 아니다.

 

 기나긴 글을 읽느라 무척 수고가 많았다. Arturia FX Collection의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이 혹시 계시다면 정말 구매할 이유는 충분하다. 플러그인들을 아무런 외장 동글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품 하드웨어의 질감을 음악에 묻히기엔 이 번들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돈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플러그인 번들이다.

 마무리를 내기 전에, 던졌던 질문에 답할 시간이 찾아왔다. 만일 글이 길어서 빠르게 스크롤하셨던 분들이라면 이 질문만이라도 읽어주길 바란다. 


Q: Arturia FX Collection은 빈티지 하드웨어의 느낌을 유지하면서 현대 워크플로우에 적합하게 모델링 되었는가?

A: 그렇다. 오리지널 하드웨어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브 링크 및 사이드체인 모듈과 같은 부가적인 기능들을 제공한다.

 

Q: 번들에 포함된 플러그인들은 음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도 사용하게 쉽게 디자인되어있는가?

A: 아니다. 대부분이 아날로그 하드웨어 모델링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플러그인 종류에 대해 이해도가 있어야 한다. Arturia FX Collection은 초보자보단 중급자를 위한 플러그인 번들이다.

 

Q: 정말 캐치프라이즈처럼 모든 플러그인을 쓰게 되는가?

A: 그렇다. 필자의 경우, 필터 빼고 다 쓰고 있다. 별도의 DSP 코어 없이도 빈티지 하드웨어의 느낌을 자신의 음악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마음에 든다.


 


해당 리뷰는 아투리아 한국 공식 수입처

(삼익악기의 FX Collection 리뷰어 체험단 이벤트에

선정되어 작성한 것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