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믹싱 투고] 한국 음성 합성 엔진 시장의 주춧돌, UNI Synthesizer V Studio 2

2025. 4. 8. 21:44Journal/Musical Software

본 포스팅은 "월간 믹싱"에 투고한 기사를
"젤리피쉬 모에"에 맞춰 내용을 재구성하였습니다.

원문은 여기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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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프로듀서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작곡가들의 실력이 어느 시점을 기점으로 퀀텀 점프하는 구간이 있다고 한다. 오케스트레이션 등 외부 세션을 이용하는 순간, 악기를 배우는 순간, 그리고 다양한 음향 지식을 이해하게 된 순간 등 계기가 되는 순간들은 여럿 있지만 "보컬 곡"을 성공적으로 만들어내게 되는 순간 많은 성장을 한다고 많은 프로듀서들이 입을 모아서 이야기하였다. 보컬 곡은 제약이 많은 곡이다. 가수가 부를 수 있는 음역대의 한계 등 인간이라는 하드웨어적 한계가 있기에 멜로디를 너무 쪼갤 수도 없고, 곡에 보컬이 들어갈 수 있도록 편곡을 하는 등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만큼 이런 제약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어 다음 음악을 작곡할 때 좋은 양분으로서 작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보컬 곡을 처음 시작할 때, 미리 만들어진 샘플을 사용하거나 본인이 부르는 것 말고는 선택지가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기술적 발전이 이루어졌기에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들이 시장에 하나둘씩 출시하면서 새로운 수요가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로 몰리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도 이런 회사가 있는데, 바로 ST Media다. 

 ST Media는 한국의 음성합성 기술을 연구 및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를 개발하는 개발사이면서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를 이용한 앨범을 출시, 산하 캐릭터 라이센스 등을 관리하고 있는 기획사이다. 필자 또한 이전에 ST Media에서 앨범 작업 및 조율 등으로 협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열정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Yamaha의 Vocaloid 4 라이브러리로 출시한 UNI가 대표적인데, 음성 합성 엔진 라이브러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에서 음악을 시작하는 아마추어 음악가부터 프로 음악가까지 가이드 보컬, 그리고 UNI라는 캐릭터성을 이용한 오리지널 음원 등 다양한 루트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Vocaloid 음성 합성 프로그램의 기술적 한계, 기존의 음성 합성 프로그램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Dreamtonics 사의 Synthsizer V Studio 등 다양한 음성 합성 엔진 프로그램들의 등장으로 UNI 역시 Synthsizer V Studio 플랫폼의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로 출시해 줬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2025년 3월 21일, Synthsizer V Studio 2의 출시와 함께 UNI 역시 Synthsizer V Studio 2로 출시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새로운 엔진으로 돌아온 UNI, UNI Synthsizer V Studio 2

 UNI Synthsizer V Studio 2(이하 UNI SV)는 Synthsizer V Studio 라이브러리 중 처음으로 한국어를 완전히 지원하는 라이브러리다. 기존의 Synthsizer V Studio 라이브러리의 경우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소수의 언어만 대응하고 있었지만 Synthsizer V Studio 2로 업데이트를 하면서 한국어를 공식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UNI SV는 2025년 3월 14일부터 사전 판매를 시작했으면 Synthsizer V Studio 2와 같은 2025년 3월 21일에 출시되었다. 정가 176,000원에 출시되었으며 2025년 4월 20일까지 출시 할인을 통해 165,000원에 공식 유통사 "캐릭터플래닛"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라이브러리만으로는 사용이 불가능하기에 Synthsizer V Studio 2 구매가 필요하다. Synthsizer V Studio 2는 VST3 / AU / ARA2, 단독 프로그램을 지원하지만 작업 시 단독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필자는 UNI 전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WyvernP님의 후원으로 UNI SV를 사용해볼 수 있었다.

 UNI SV는 Dreamtonics 공식 홈페이지에서 라이브러리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UNI SV 시리얼 번호를 Dreamtonics 계정에 등록 후, Dreamtonics 서버에 있는 UNI SV를 다운로드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웹페이지에서 직접 다운로드할 수도 있고, Synthsizer V Studio 2 내부의 Product Manager 탭에서도 다운로드할 수 있다.

특별한 설정 없이도 자연스러운 UNI SV

 UNI SV는 라이브러리기에 대부분의 기능들을 Synthsizer V Studio 2에서 조작한다. 조작 방법은 피아노 롤에서 노트를 만들고, 가사를 붙이고, 가사 코드를 수정하는 것의 반복이다. 기본적인 조작 방법은 Synthsizer V Studio 2를 사용하는 다른 라이브러리들과 동일하지만 UNI SV는 보컬 스타일을 조절할 수 있는 16개의 Vocal Mode로 다른 라이브러리보다 다양한 감정선에 알맞은 음성을 디테일하게 조정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음정 커브도 직접 그릴 수 있기에 직접 입력하고 들어보면서 자연스럽게 들릴 때까지 파라미터를 조작해야 한다.

 UNI SV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음소 기호와 친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다만 음소 기호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표준 발음법이 아닌 국제 음성표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에 직접 음소 기호를 수정하려면 어느 정도 음소 기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UNI는 X-SAMPA를 사용하고 있어 UNI를 고려하는 분들은 미리 음소 기호를 공부해보길 권장한다.

 Synthsizer V Studio 2의 노트들은 MIDI 파일이 호환된다. 그렇기에 미리 DAW에서 멜로디 라인을 작업한 후  Synthsizer V Studio 2에 넣어서 쉽게 멜로디 작업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미디 클립당 개별의 Scene으로 되어 있기에 Voice Mode가 개별적으로 작동한다. 물론 미디 클립들을 묶어서 그룹화한 후 일괄적으로 Voice Mode를 작업할 수도 있다.

더욱 디테일한 설정은 Note을 활용하자

 만일 개별 노트 단위의 디테일한 편집이 필요할 경우 Synthsizer V Studio 2의 Note 섹션을 이용하자. 타이밍과 음정, 음색 등을 AI를 이용하여 재조정해주는 AI Retake는 많은 파라미터 조작 없이도 원하는 결과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어 굉장히 편리했다. 또한 보컬의 톤 및 비브라토, 보컬이 노래를 하는 것인지 랩을 하는 것인지 등 실제 사람이 부를 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들을 담아낸 Expression 패드 및 Song Mode를 이용하면 보다 사실적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AI Retake는 계속해서 이전 값이 저장되기에 예전에 했었던 결과가 훨씬 마음에 들었을 경우 이전 결과를 적용할 수 있다.

사운드 데모

그럼 Synthsizer V Studio 2로 새롭게 태어난 UNI의 사운드를 한번 들어보자. 필자가 작업한 음악에 마침 보컬이 필요했는데 UNI SV를 사용해 마무리했다. 

한국 음성 합성 엔진 시장에 주춧돌로 남을 수 있기를

 ST Media의 UNI Synthsizer V Studio 2는 자연스러운 음색과 특별한 설정 없이도 고퀄리티의 결과를 얻을 수 있던 Synthsizer V Studio 2에서 한국어 가사를 사용할 수 있는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다. 다른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 대비 가격이 1.6배 이상으로 조금 비싸다는 점이 구매를 망설이는 원인이 될 수 있지만, 한국어 가사를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라는 점에서 대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Synthsizer V Studio 2가 공식적으로 한국어 음성합성을 지원함으로써 다른 Synthsizer V Studio 2 호환 라이브러리라면 한국어를 이용할 수 있지만 외국인이 한국어로 부르는 듯한 느낌을 지우는 데에 꽤 시간이 든다. 보컬 톤도 굉장히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는 걸 보아 ST MEDIA가 이번 UNI Synthsizer V Studio 2를 위해 꽤 많은 심혈을 기울였음이 느껴졌다. 또한 기존에 존재하던 UNI라는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수요도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기에 꽤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다.

 옆 나라인 일본에 비하면 아직 한국은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의 수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 서브 컬처와 직접적으로 맞닿아있는 만큼 한국 서브 컬처 시장의 규모와 라이브러리들이 많이 출시되지 않았던 이유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인다. 그런 점에서 UNI Synthsizer V Studio 2의 출시는 음성 합성 엔진을 이용한 고품질의 음원을 만들어낼 수 있는 훌륭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UNI를 시작으로 많은 작곡가들이 UNI를 활용하여 다양한 음악들을 공개하게 되어 ST MEDIA가 아니더라도 다른 회사에서 새로운 음성 합성 라이브러리를 출시해 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마지막으로 UNI Synthsizer V Studio 2를 후원해준 음성 합성 엔진 전문 프로듀서, WyvernP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