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gee Boom

2025. 9. 4. 12:00Journal/Musical Gear

본 글은
삼아사운드, 스원포코 체험단의 일환으로 제품을 대여받았으며

체험단 활동을 통해 금전적, 물질적 이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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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좋은 기회가 있어 큰 출혈을 감수하고 업그레이드를 했는데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옆그레이드 느낌이 나서 살짝 후회를 하고 있다. 그만큼 맘에 쏙 드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찾기란 꽤 어렵다. 한 번씩 예전에 쓰던 Babyface Pro의 컴팩트함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바로 이럴 때를 두고 하는 것인가.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선택할 때도 이런데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선택하기란 두 배 세배 이상 어렵다. 그렇다. 이번에도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소개할 시간이다. 이번에는 좀 의외의 브랜드의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소개해볼까 한다. 바로 Apogee다.

 Apogee는 이전에 필자가 소개한 바 있던 오디오 인터페이스 제조사다. 음악 활동을 조금이라도 했다면 어디선가 들어봣을 정도로 유명하다. Apogee는 클럭 제너레이터, Big Ben 시리즈를 시작으로 고급 오디오 인터페이스 Symphony 시리즈로 업계에 확고히 자리를 잡은 미국의 오디오 인터페이스 및 클럭 제너레이터 개발사다. 최근엔 Dolby Atmos 스튜디오 구축 등 최신 음악 트랜드를 지속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예전의 Apogee는 macOS에서만 작동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여서 접근성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Windows 환경에 맞는 드라이버를 만드는 등 어딘가의 모 회사를 생각나게 하는 정책으로 점점 보급화되고 있다. Apogee의 특징으로는 특유의 정확성이 있는데, 태생부터가 클럭 제너레이터를 만들던 회사다 보니 디지털 처리가 꽤 정확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이펙터 개발에도 뛰어드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을 보이고 있는 회사기도 하다.

 Apogee Boom은 Apogee에서 만드는 두번째로 저렴한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2 in / 2 Out의 평범한 인아웃 채널을 가지고 있다. 고급 오디오 인터페이스와 클럭을 만드는 Apogee가 보급형 시장에 뛰어들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인아웃 채널은 평범하지만 안에 DSP가 들어가 있어 자체 이펙터를 마이크나 기타 채널에 걸 수 있고, 내장 믹서도 지원한다. 이건 다른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못 봤던 기능들이다. 또한 음악 제작이 아닌 하이파이 헤드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높은 헤드폰 출력을 지원하며 보급형 장비지만 고급 AD/DA 칩을 사용했다고 한다. Apogee Boom의 가격은 399,000원으로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 중에서는 비싼 가격대를 가지고 있다. 필자는 "스원포코"에서 주최하는 "Apogee Boom 체험단"에 운 좋게 선발되어 약 2주간 Apogee Boom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만약 글을 읽다가 '완전 나를 위한 오디오 인터페이스야!'라는 생각이 드는 분이라면 한번 삼아사운드의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길 바란다.


Unboxing

 Apogee Boom이 필자의 작업실에 도착했다. 삼아사운드로부터 리뷰 샘플을 제공받았기에 실제 제품 패키지와 약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건 패키지 디자인이었다. 본체 디자인을 선으로 처리한 게 굉장히 깔끔하고 좋게 느껴진다. 단순한데 고급스럽다는 느낌.

 후면에는 Apogee Boom의 스펙과 내부 구성품, 그리고 지원하는 운영체제 등이 인쇄되어 있다. 보다 자세히 정보를 알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QR 코드를 찍어 세부 정보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거대한 봉인 스티커가 붙어 있어 개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패키지 옆면에는 제품 시리얼과 든든함을 안겨 주는 KC 인증 스티커가 붙어 있다. 한국 정식 수입품임을 알 수 있는 든든한 스티커에 괜스레 마음 또한 든든해진다.

 제품 구성품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요즈음 설명서를 잘 안 넣어주는 게 유행이라고 하지만 한 손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들어 있는 게 적다. 이전에 Apogee Duet 3을 소개했을 때보다 구성품이 더 적다. 보급형이라 그런 거일 수도 있지만.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Apogee Boom 본체
USB A to C 케이블 1.5M
간단 사용 설명서
보증 정보 안내서

Feature & Design

 Apogee Boom을 가져와 작업실 책상에 올려보았다. 전면부는 의외로 깔끔하다. TRS 및 XLR을 연결할 수 있는 1번 콤보 잭과 기타를 꽂으면 될 것 같은 2번 TRS 단자, LED 인디케이터와 노브가 전부다. 노브는 디지털 방식으로 되어 있어 무한으로 돌아간다. 또한 누를 수 있어 누를 때마다 입력 채널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다만 조작할 수 있는 게 오직 노브뿐이다. 팬텀 파워나 게인을 어느 정도 넣었는지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야 할 듯하다. 별도로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LED가 있었다면 보다 조작이 편리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몇 번 들다의외로 무겁다! 보라색으로 처리된 부분이 전부 금속, 그것도 강철로 이루어져 있다. 자석이 붙는다! 반면 조작부라 할 수 있는 전면 노브 및 패널은 의외로 유광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어느 회사는 금속 노브를 쓰던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유광 플라스틱으로 된 전면부와 보라색 금속 프레임이 꽤 괜찮은 시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알루미늄을 쓰면 조금 더 무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아노다이징 알루미늄이 발색도 나쁘지 않은데.

 후면은 더욱 단순하다. 데이터 및 전원을 공급하는 Type-C 단자와 켄싱턴 락, 헤드폰 아웃 단자, 그리고 TRS 아웃 단자 1쌍이 위치해 있다. 생각보다 포트가 다양할 줄 알았는데 너무 심플한 구성이라 당황했다. 보급형이라고 단자도 보급형스럽게 처리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필자는 포트 구성에서 정말 아쉬움을 느꼈는데 헤드폰 단자가 뒤에 있다는 점이다. 헤드폰은 의외로 빼고 꽂을 일이 많다. 깔끔한 디자인을 위해 뒤에 배치했다고 보이는데 동선이 조금 길어지는 건 아쉬운 포인트다. 전면에 있었으면 조금 더 좋지 않았을까.

 또한 사진에도 보이지만 하단에 제품 등록을 위한 일련 번호가 스티커 형태로 붙어 있다. 사진 찍을 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자.

Compare Other Audio Interface

 늘 하던 대로 다른 오디오 인터페이스와의 크기 비교 타임이다. 필자가 서브로 사용하는 보급형, 그리고 이제는 은퇴한 Babyface Pro까지 가지고 있는 모든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을 오랜만에 꺼내왔다. 기능적인 비교가 아닌 크기적인 비교기에 참고만 해 주길 바란다.

 

VS Focusrite Scarlett 2i2 4th

시작은 가볍게 Focusrite Scarlett 2i2 4th와의 비교다. 동일하게 2in 2 Out을 가지고 있는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가격은 Apogee 쪽이 살짝 비싸지만 2년 뒤에 나온 Focusrite Scarlett 2i2 4th에 최신 기능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위에서 바라봤을 때에는 전반적으로 Focusrite Scarlett 2i2 4th 쪽이 조금 더 넓다는 느낌이다. 별도의 헤드폰 볼륨 노브라던가 개별 게인 컨트롤 및 조작부 등이 있는지라 넓어질 수밖에 없는 건 필연적이다.

 정면샷을 보자. 높이는 의외로 둘이 비슷하다. Focusrite Scarlett 2i2 4th가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옆으로 조금 늘어났다는 느낌이지만 높이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보급형인만큼 비슷한 점이 많이 보인다.

 

VS ESI Neva OTG

 이어서 ESI에서 새롭게 출시한 오디오 인터페이스, ESI Neva OTG와도 비교해보자. 이렇게 보니 두 기기의 가로 크기가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ESI Neva OTG는 Apogee Boom과 달리 전부 아날로그 조작이기에 버튼 통합이나 기능 조작 등이 전부 전면 패널에 배치되어 있다. 그걸 감안해도 사이즈가 엇비슷한 걸 보면 Apogee Boom이 전반적으로 큼직한 조작부를 가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정면에서 바라보다. 두 장비의 높이도 얼추 비슷해 보인다. Neva OTG가 199,000원 정도 하는 장비니까 약 2배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가로, 세로 및 높이는 얼추 비슷하다는 게 재밌는 포인트다. Apogee Boom은 대부분의 조작부가 디지털화되어 있는데 더욱 경량화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VS RME Babyface Pro

 마지막으로 RME Babyface Pro와의 크기 비교다. 엄밀히 말하면 둘의 가격 차이는 2배 이상이라 직접 비교하면 안 되지만 휴대 가능한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Babyface Pro와의 비교를 해 봐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둘의 설계 방향은 완전히 다르기에 직접적인 비교가 어렵기에 참고만 해주길 바란다.

 먼저 Babyface Pro는 가로가 좁고 세로가 긴 형태를 띄고띠고 있다. 조작부가 상단에 배치되어 있어 상부 공간을 넓게 쓰기 위해 이런 디자인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전통적인 전면 조작 방식을 사용한 Apogee Boom은 가로가 길고 세로가 좁은 모양을 띄고 있다. 

 정면에서도 한번한 번 보자. 이건 Babyface Pro의 압승이다. 휴대용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Babyface Pro가 많이 쓰이는 이유를 또 한번 실감했다. 입출력 단자도 많으면서 높이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물론 넘을 수 없는 금액의 차이가 있지만 이렇게 큰 차이가 나 버릴 줄은 몰랐다.

Power On

 그럼 Apogee Boom을 한번 켜 보자. Apogee Boom은 USB 버스 파워로 작동한다. 필자는 휴대용 셋업으로 사용하는 MacBook Air M1에 Apogee Boom을 연결했다. 번들 USB 대신 굴러다니던 무인양품 C to C 케이블을 통해 직접 연결했다. Apogee Boom을 연결하게 되면 LED 부분에 빛이 번쩍 하다가 곧 특정 LED만 빛이 들어오게 된다. 필자는 테스트 때문에 미리 설정해 놓았던 Out 채널이 선택되어 있다. LED는 현재 선택된 채널과 채널 FX단에 DSP 이펙터가 걸려 있는 경우에만 들어온다. LED 색도 보라색이라 통일감은 확실히다. 채널 인디케이터 아래에는 볼륨 인디케이터가 있는데 In 1 및 in 2에서는 아무리 노브를 돌려도 무반응이다. 노브를 돌림으로서 게인 값을 조절할 수 있는 것 같은데 별도로 확인이 불가능하다. 반면 Output의 경우 노브를 돌리면 현재 볼륨 값을 총 9단계로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 입력 게인 값에도 동일하게 현재 설정 값을 하드웨어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하드웨어의 정보로는 너무 정보가 한정적이다.

Apogee Control 2

 앞서 확인했듯, Apogee Boom 본체에는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이랄 게 노브를 제외하고 별로 없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기능들을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조작하게 된다. 이럴 때 필요한 프로그램이 바로 Apogee Control 2다. Apogee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은 대부분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조작을 하게 되는데, 게인 레벨 확인 및 DSP 이펙터 설정, 팬텀 파워 등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기본 기능부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며 인터페이스의 조명 설정 등 부가적인 기능 조절을 Apogee Control 2를 통해 할 수 있다.

 Apogee Boom은 2 in 2 Out으로 딱히 라우팅을 해 줘야 하나 싶은 입출력을 가지고 있지만 DSP가 내장되어 있기에 Apogee Control 2를 지원한다. 대신 레이아웃은 굉장히 간단하게 되어 있다. 의외로 Playback 채널이 상위 모델인 Apogee Duet 3과 동일한 4 채널을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은 칭찬할 만하다. 다만 전반적으로 초보자들이 사용하기에 기능들이 많은 것도 있고, 스피커 아웃풋과 헤드폰 아웃풋 출력을 개별로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추후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전면 노브를 눌렀을 때 스피커 아웃풋 대신 헤드폰 아웃풋 레벨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가면 좋지 않을까. 다행히도 헤드폰을 연결하니 스피커 아웃풋이 자동으로 뮤트 되는 기능이 들어가 있었다. 이 경우라면 스피커와 헤드폰을 같이 못 쓰게 되는 건가? 후면에 위치한 헤드폰 단자가 또 아쉬워지는 순간이다.

Apogee FX Plugins

 Apogee Boom의 특징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위에서 언급한 대로 내장 DSP가 들어 있어 입력 채널에 채널 FX를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채널 FX는 Apogee의 ECS 채널 스트립인데, EQ와 컴프를 걸 수 있어 보컬 및 악기 레코딩 시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40만 원의 프리미엄 보급형 제품인 만큼 DSP 이펙터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Apogee Boom은 여기에 더해 Pultec의 이펙터를 사용할 수 있다 했는데 필자는 제공받은 제품이기에 사용하지 못했다.

 물론 ECS 채널 스트립 말고도 Apogee에서는 다른 FX 플러그인들을 판매하고 있다. UAD에서 볼 수 있던 Pultec EQ나 컴프나 옛 Apogee의 이펙터들 등이 있어 UAD의 믹서처럼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직접 걸어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구매를 하게 된다면 오디오 인터페이스뿐만 아닌 DAW에서도 걸어서 사용할 수 있다. 유명 프로듀서 및 엔지니어들이 참여한 프리셋들도 있어 전체적인 완성도를 더했다. 만일 자세한 FX 플러그인들이 궁금하다면 하단의 링크를 참고하길 바란다.

Apogee FX Plugin
https://apogeedigital.com/products/plugins

Latency

 인터페이스인 만큼 간단하게 레이턴시 설정을 안 볼 수가 없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중 제일 좋은 레이턴시 값을 가지고 있는 Babyface Pro를 가져왔다. 레이턴시는 두 인터페이스 다 준수한 값을 보여주고 있다. macOS 26의 Studio One 7 기준, 버퍼 사이즈 256으로 했을 때 발생하는 레이턴시 값을 위에 첨부한다. 물론 레이턴시가 성능의 전부를 대변하지는 않지만 참고하기에는 좋다.

Sound Demo

 모름지기 오디오 인터페이스라면 프리앰프의 성능 및 DAC의 성능을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쉽게도 필자는 보컬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노래를 부르는 건 본 게시물을 읽는 많은 이들에게 매우 실례되는 행위라 생각한다. 테스트는 총 2개를 준비했다. 첫 번째는 늘 하는 대본 읽기 샘플을 준비했다. 필자의 작업실이 레코딩하기엔 좋은 환경은 아니라 더더욱 날 것 그대로의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Apogee Boom의 프리 앰프를 이용해 필자가 지금 작성 중인 문장을 읽어보았다.

 두 번째로 요즘 필자가 자주 듣는 음악들을 지금 사용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직접 라인 입력으로 레코딩해 보았다. 대본 읽기 샘플의 경우 Apogee Boom과 Focusrite Scarlett 2i2 4th를 사용했으며 마이크는 Aston Elements를 이용해 특별한 이펙트 없이 사용했다. D-A 테스트를 위한 레코딩의 경우 Apogee Boom과 Focusrite Scarlett 2i2 4th를 사용했으며 18i20 4th 라인 입력으로 레코딩하였다. 아무래도 18i20 4th가 좋은 AD를 가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이전에 진행했던 스피커에 측정용 마이크를 쓰는 방향보다는 더욱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테스트를 진행했다. 최대한 동일한 청감에서 들을 수 있게끔 레벨을 조절했으나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 늘 그렇듯 판단은 듣는 분들께 맡긴다.

Conclusion

 Apogee Boom을 받아 사용한 지 약 2주라는 짧으면서도 긴 시간이 지나갔다. 여타 리뷰와 마찬가지로 평소의 필자의 루틴, 즉 음악 작곡, 믹싱 및 마스터링 스케치, 외주 작업 등 다양한 상황에서 최대한 Apogee Boom을 사용해 보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용하면서 굉장히 즐거웠다.

 먼저 아쉬웠던 점들을 먼저 이야기해 보자. Apogee Boom은 불친절하다. 여러 의미에서의 불친절이 있지만 조작부의 불친절이 크다. 대부분의 기능들을 프로그램을 통해 제어할 수 있는 점은 좋지만 프로그램이 없더라도 어느 정도 조작할 수 있는 조작부는 있어야 한다. Apogee Boom은 팬텀 파워, 프리 게인 레벨 모니터링 등 다른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기능들을 충분히 하드웨어로 구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에서만 조작 가능하게 해 놓았다. 특히 프리 게인 레벨을 전면 노브로 조절할 수 있음에도 LED로 현재 설정값을 표시하지 않는다는 점은 진짜 아쉽다. 헤드폰 단자에 헤드폰을 꽂게 되면 스피커 쪽이 뮤트 되는데 헤드폰 단자도 뒤에 있는 것도 의아한 포인트 중 하나다. 두 번째 단점은 높은 가격대다. 앞서 확인한 Apogee Boom의 단점은 2년 뒤에 출시된 필자의 서브 오디오 인터페이스, Focusrite Scarlett 2i2 4th와 비교했을 때 느꼈던 단점이다. 물론 아웃풋 노브가 디지털이라 돌릴 때 노이즈가 끼지 않는다는 점은 Apogee Boom의 장점이지만 그 밖에는 대부분 단점이다. 물론 둘의 출시 시기가 2년이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물론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같은 40만원 이하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들 중 생각보다 출력이 좋았다. 같은 최대 레벨로 두었을 때 필자가 가지고 있는 두 오디오 인터페이스들보다 더 높은 크기의 출력을 보여주었다. 헤드폰은 확실히 더욱 출력이 좋았다. 오히려 헤드폰만 꽂아서 쓸 때 더욱 사용도가 좋았다. 외부에 들고나가서 헤드폰만 꽂아서 작업하기에 적합하단 느낌. 또한 보급형 인터페이스에서 보기 힘든 DSP 이펙터와 낮은 레이턴시, 디지털 노브 및 튼튼한 외장재는 Apogee Boom의 설계가 스튜디오에 국한되어 사용하는 게 아닌 전천후 오디오 인터페이스라는 느낌을 주었다.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좋은 점도 많은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아닐까.

 의도한 건 아니지만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 리뷰들을 하나 둘씩 도장깨기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따로 글을 쓰지는 않았지만 Focusrite Scarlett 2i2 4th라던가 Audient ID14 mk2 등 현시대에 많이 사용하고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데이터도 주변 분들이 사용하고 있어 어느 정도 차근차근 모을 수 있었다. 확실히 보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을 여럿 사용해보니 이전과 다르게 상위 장비와 거의 비빌 수 있을 정도로 상향평준화 되었다는 인상이다. Apogee Boom은 지금 출시되고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 대히 2년 정도 오래된 장비지만 꽤 쓸만하다. 다만 2년 사이에 많은 것들이 일어나서 아쉬울 뿐이다.

 정리하자면 Apogee Boom상위 모델에서 맛볼 수 있는 DSP 이펙터 및 강한 출력, Apogee 프리 앰프를 가장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위에서 혹평을 열심히 했지만은 이전에 Apogee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써보려면 Duet 시리즈밖에 선택지가 없었다. 아쉬운 점은 다수 있지만 더욱 저렴하게 Apogee 브랜드를 써볼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주어진 셈이다. 보급형부터 상위 모델까지 같은 조작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어 추후 업그레이드 시 크게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만일 Apogee의 상위 라인업을 쓰고 싶지만 너무 가격이 비싸다면 가볍게 Boom으로 찍먹을 시도해 보길 권장한다. 

본 글은
삼아사운드, 스원포코 체험단의 일환으로 제품을 대여받았으며

체험단 활동을 통해 금전적, 물질적 이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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