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7. 12:00ㆍJournal/Musical Gear
범지구적인 이슈로 인해 전 세계가 흔들리고 있다. 공연장은 이미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되었고, 거리에서 버스킹을 보기도 힘들어졌다. 음악 제작 산업 역시 피해를 만만치 않게 보는 중인데,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지인의 말로는 매출이 절반 이상으로 떨어져서 할인을 진행해도 사람이 안 온다고 하였다. 누군가와 같이 모여서 교류하고 음악을 즐기기에는 매우 암담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집 안에 머무르는 것이 장기화됨에 따라 홈 스튜디오 장비들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상향 평준화되기 시작하면서 음악 입문자들에게 사랑받던 Focusrite와 Steinberg, 신흥 강자 Audient, motu 등이 난립하여 치열하게 각축을 벌이며 지금도 치열하게 우위를 차지하려는 움직임들이 보이고 있다.
그러나 50만 원 이상의 중급기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은 의외로 잠잠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새롭게 음악을 시작하는 입문자들에게 있어 50만 원 이상대의 장비들은 금전적인 부담으로 인해 눈길조차 주지 않았고, 이미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는 기존 사용자들이라면 아예 돈을 더 모아서 100만 원대 이상의 중상위급 장비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양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애매함 그 자체인 라인업이라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Focusrite Clarlett이나 Audient ID44 등 검증된 브랜드들의 중급기들이 50만 원 대 시장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말이다. 잔잔한 호수처럼 조용하던 중급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에 갑자기 새로운 도전자가 나타났으니, Black Lion Audio라는 잠룡이다.
Black Lion Audio는 음악인들 사이에서 modding, 즉 오디오 튜닝으로 유명한 회사다. Black Lion Audio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나 모니터링 장비에 자신들만의 재해석을 가한 오디오 튜닝 사업으로 음향장비 사업에 뛰어들었는데, 결과물이 꽤 반응이 좋아서 수많은 엔지니어들이 자신들의 제품을 Black Lion Audio에 오디오 튜닝을 맡기곤 하였다. 오디오 튜닝 사업을 진행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지식들을 십분 활용해 Black Lion Audio는 자신들만의 워드 클락, 마이크 프리앰프, 컴프레서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만들기 시작하였는데. 그들이 만든 파워 컨디셔너는 대부분의 스튜디오에서 사용될 정도로 좋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다. 이윽고 Black Lion Audio는 워드 클락 기술과 마이크 프리앰프, 그리고 전원 기술이 종합된 올-인-원 기기, 즉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을 받았고 최근 개발을 완료하여 시장에 내놓았다.
본 게시물에서 다루게 될 Revolution 2x2는 Black Lion Audio에서 제작하는 첫 번째 오디오 인터페이스이다. 튜닝 명가로 유명한 회사에서 내놓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인 만큼 필자 역시 기대를 많이 했다. 그런데 예상을 뒤엎고 Revolution 2x2는 가격이 498,000원으로 중저가대 시장을 겨냥해 출시되었다. 아무래도 첫 제품이니만큼 많은 사용자들이 저렴하게 사용할 것을 고려한 듯하다. 확실히 Black Lion Audio에서 만드는 제품 치고는 저렴하지만, 한편으로는 입문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는 애매한 가격을 가진 제품이다. 좋은 기회를 얻어 Revolution 2x2를 몇 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자리를 빌려 수입사 '제노드(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필자가 Revolution 2x2를 사용하기 앞서 궁금했던 점들은 다음과 같다.
1. 다른 인터페이스와 있어서 Revolution 2x2 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2. 어떠한 플랫폼에서도 사용이 편리한가? (ex: Windows / macOS)
3. 종합적으로 50만원 대 퀄리티를 가졌는가?
본 게시물은 제노드(주)에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게시물입니다.
작성자는 게시물을 작성함에 따라 금전적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First Look
Revolution 2x2를 포장하고 있는 박스는 매우 견고한 골판지 박스로 되어 있다. 브랜드적 아이덴티티를 잘 보여주면서도 깔끔하게 디자인된 박스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판매되는 박스도 이렇게 제공해 줄지는 의문이다.
박스를 열고 스티로폼을 걷어내니 기다리던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나오지 않고 또 하나의 제품 박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중 포장이라. 매우 제품에 신경 썼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가 지금까지 구매했던 오디오 인터페이스 중 이렇게 이중 포장이 이루어진 건 Revolution 2x2가 처음이다. 꽤 감동받았다.
두번째 상자의 디자인은 살짝 미묘했다. 상단에 Revolution 2x2 제품 사진이 2/3 가량 인쇄되어 있고, 바로 아래에는 Presonus 사의 Studio One 홍보가 인쇄되어 있었다. 아무리 번들로 Studio One 5 Aritst를 준다고 하지만 이렇게까지 진심인 경우는 처음 본다. 놀라움의 연속이다.
박스 밑면에는 Revolution 2x2의 기능 설명 및 간략한 제품 스펙, 그리고 번들로 주어지는 소프트웨어 번들 리스트가 인쇄되어 있다. 설명서를 보지 않아도 제품 박스의 설명만으로 기능 설명을 대체하는 것이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제품 스펙은 요즘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대부분 지원한다는 24Bit / 192kHz를 지원한다. 그밖에도 자사 프리앰프에 사용되었던 기술, 전력 방지 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되었다고 한다.
우측 하단의 소프트웨어 번들 리스트에 따르면 Revolution 2x2를 구매하면 대문짝 하게 보이는 Studio One Artist 이외에도 iZotope 사의 Elements 번들, Brainworx 사의 bx_digital,그리고 Lindell 사의 6X500 플러그인을 준다고 한다. Studio One은 그렇다 치는데 Elements 번들이나 bx_digital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놀랍다. 이들 플러그인들은 필자가 현재 주력으로 애용 중인 플러그인들이기 때문이다.
박스 좌측에는 사용 가능한 OS 정보와 컴퓨터 최소 사양, 그리고 제품 시리얼과 바코드가 인쇄되어 있다. Revolution 2x2는 Windows와 macOS를 전부 지원한다. 요즘 시대에는 오히려 당연한 것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박스 우측에는 Studio One 광고가 인쇄되어 있다. 필자의 주력 DAW라서 매우 반갑긴 하지만 오디오 인터페이스 제품 박스에 이렇게 대놓고 인쇄하는 건 본 적이 없다. Black Lion Audio 내부에서 주력 DAW로 Studio One을 사용하는 게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Studio One 바이럴은 이렇게 진심으로 해야 인정받는 게 아닐까. 물론 필자 역시 Studio One을 좋아하긴 하지만.
박스는 전면에서 위로 들어 올리는 방식이며, 전면에 투명한 봉인 스티커가 붙어 있다. 필자의 경우 데모 제품을 받았기에 미리 개봉되어 있었지만, 소매점에서 구매한 경우라면 필시 단단히 붙어있을 것이다. 봉인 스티커의 경우 일반적인 원형 모양의 투명 스티커이기에 살살 떼어내면 박스에 흔적이 남지 않는다.
박스를 위로 들어 올리면 커다란 "Black Lion Audio"의 로고가 반긴다. 충격 제어에 신경 쓴 만큼 박스 내부에 스티로폼이 부착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50만 원의 중급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지만 충격 제어에 신경 써주는 회사는 현재로선 Black Lion Audio가 유일하다. 매우 호감이 간다.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들어내면 바닥에 두 가지 타입의 USB 케이블과 간단 사용설명서가 나타난다. 간단 사용설명서의 내용은 박스 뒷면에 인쇄되어 있는 정보와 동일하지만 조금 더 구체적이고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방법까지 제시해준다. 간단하지만 매우 알찬 설명서가 아닐 수 없다.
번들로 제공되는 USB 케이블은 패브릭 처리가 된 USB A to C 케이블 하나, 그리고 USB C to C 케이블이다. 요즘 추세에 맞게 C- Type을 사용했다는 점은 칭찬할 법하다. 그런데, 필자는 번들로 제공된 케이블을 보고 살짝 놀랐다. 케이블에 Black Lion Audio의 로고가 레이저 각인이 되어 있다는 점과, 케이블에 페라이트 코어 처리가 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USB 케이블에 자사 로고를 박아 넣는 건 뭐 생각해보면 왕왕 있는 일이다. 그런데 페라이트 코어 처리되어 있는 USB 케이블은 처음 본다. 당장 RME에서 번들로 제공되는 케이블도 페라이트 코어가 없는 평범한 케이블이다. Black Lion Audio가 Mod 전문 회사라 그런가 사소한 곳에서 노이즈가 타고 들어갈 것을 일찌감치 처리한 듯한 느낌이다. 소비자는 의외로 사소한 곳에서 감동을 받는다.
Revolution 2x2
기다리고 기다리던 Revolution 2x2의 외관을 살펴볼 차례다. 보기와는 다르게 생각보다 묵직한 무게가 필자의 손으로 전해졌다. 프레임은 전부 금속으로 이루어져 있어 매우 견고하게 느껴졌다. 심지어 전면 컨트롤 패널 및 노브들도 브러시 처리된 금속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매우 육중한 탱크를 보는 듯한 첫인상이다. 가로길이는 223mm로 하프랙 사이즈보단 약간 작다. 조금만 더 늘려서 하프랙 사이즈로 랙장에 꽂을 수 있게 했으면 어땠을까. 상판의 로고는 보이지 않지만 랙장을 채워나가는 재미는 있었을 듯하다.
제품 자체의 인상과 다르게 전면 컨트롤 패널의 첫인상은 어딘가 매우 낯익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렇다.
아무리 봐도 Focusrite Scarlett 4i4 같아 보이는데.
Focusrite Scarlett 4i4를 폄훼하는 건 아니다. 필자의 첫 번째 오디오 인터페이스였고, 그 가격대에서는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해냈던 장비라고 생각한다. Revolution 2x2의 컨트롤 패널은 좋게 말하면 향수를 자극하는 디자인이고, 좀 속된 말로 옛날 스타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기능이 없는 건 아니다. 마이크 프리 콤보 잭 2개, 게인 노브, 모니터링 레벨, 헤드폰 볼륨 등 들어갈 건 다 들어가 있다. 가끔은 새로운 것보단 과거의 익숙함이 나을 때가 있는데, Black Lion Audio는 익숙함을 따른 듯하다.
컨트롤 패널을 가까이에서 살펴보았다. 누를 수 있는 버튼들은 반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버튼을 누르면 LED가 들어와 활성화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각각의 컨트롤 노브들은 앞서 살펴본 대로 메탈 재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신기하게 노브를 돌릴 때 유격이 없다. 50만 원 대의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마감이 좋은 것도 처음 본다. 프리앰프 Gain 노브 / 스피커 모니터 노브 / 다이렉트 모니터 노브 / 헤드폰 볼륨 노브들 전부 견고하게 고정되어 있다. 각각의 노브들은 조작할 때 매우 부드럽게 돌아간다. 다만 대부분의 노브들이 아날로그 회로로 이루어져 있어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컨트롤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
컨트롤 패널 한가운데에는 레벨 미터가 있는데 레코딩 혹은 음악을 재생할 때 움직이는 것이 꽤 재밌다. 8단계로 나뉘어 있어 꽤 정확하게 값을 확인할 수 있어서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옆의 숫자가 어떤 기준으로 적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일단 맨 윗부분이 0dB인 건 확실하다.
헤드폰 출력의 경우는 생각보다 준수했다. 앰프를 조금 가린다는 필자의 HD600을 연결했을 때, 꽤 무리 없이 음악을 들려주었다. 다만 스테레오 이미지는 기존에 필자가 사용 중인 DAC보다 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50만 원 대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이 정도의 퀄리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양한 입력 단자 및 노브가 달려 있던 전면 컨트롤 패널과 달리 후면은 굉장히 단출한 구성이다. TRS 아웃풋 1쌍, 그리고 S/PDIF 단자 한 쌍, 그리고 USB Type-C 입력 단자가 전부다. 모니터 아웃 포트가 TRS만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의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XLR 케이블을 썼었다면 새롭게 케이블을 주문해야만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XLR 포트를 좋아하는 편인데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
바로 옆에는 S/PDIF 입출력 단자가 위치해 있다. Revolution 2x2의 S/PDIF 입출력 단자에는 Black Lion Audio가 오디오 튜닝 및 클럭 제너레이터에 사용된 기술 "Macro-MMC"가 적용되어 있다고 한다. 클럭 제너레이터를 잘 만드는 음향장비 회사들이 제품의 하드웨어 성능이 좋은 경우가 많았는데 매우 기대가 된다.
마지막으로 USB Type-C 입력 포트인데, Black Lion Audio에서 말하길 USB 버스 파워만으로도 안정적인 전원 공급 및 낮은 레이턴시를 구현해 내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럴까, USB 포트를 조금 가리는 경향이 있다. 3.0 Type-A 포트에서는 정상적으로 전원이 공급되지만, 2.0 포트들은 전원이 공급될 때도, 아닐 때도 있다. 되도록 컴퓨터 본체에 직접 연결하거나 별도의 파워가 달린 USB 허브에 연결하는 것을 권장한다.
Compare Babyface Pro
필자가 주력으로 사용 중인 오디오 인터페이스, Babyface Pro와의 사이즈 비교 시간이다. 하프랙 사이즈의 오디오 인터페이스까지 휴대성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하는데, 확실히 휴대성만큼은 Revolution 2x2보다 Babyface Pro가 압도한다. 무게도 Babyface Pro가 훨씬 가볍다. 그런데 둘의 가격 차이가 50만 원 이상 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할 거리는 못 된다.
반면 제품 높이는 둘이 비등비등하다. 다만 Revolution 2x2가 하프랙 사이즈다 보니 babyface Pro가 매우 앙증맞아 보인다. Babyface Pro만큼은 아니지만 Revolution 2x2 역시 간단한 휴대성은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일단 버스 파워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Bundle Software
Black Lion Audio의 Revolution 2x2에는 위에서 언급했지만 여러 가지 번들 소프트웨어를 끼워 준다. DAW 프로그램인 Presonus 사의 Studio One 5 Artist, 믹싱, 마스터링, 오디오 보정에 유용한 iZotope 사의 Elements 번들, Brainworx 사의 마스터링 EQ, bx_digital v3, Lindell 사의 프리앰프 겸 2 밴드 EQ, 6X500은 막 음악을 시작하는 사람도, 자신의 음악을 조금 더 발전시키고 싶은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퀄리티에 만족하는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한다. 특히 bx_digital은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플러그인이므로 Revolution 2x2를 구매할 예정이 있다면 꼭 사용해보길 권한다.
on Windows
Revolution 2x2를 Windows에서 사용하려면 우선 ASIO 및 컨트롤 패널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한다. 드라이버는 공식 홈페이지(링크)에서 배포하고 있다. 게시물을 작성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최신 버전은 5.0.0이다. 인터페이스를 컴퓨터에 연결하기 전에 반드시 드라이버를 먼저 설치해놓자.
컨트롤 패널은 못생겼다. 그냥 못생겼다. 진짜 최소한의 기능만 구현한 티가 난다. '아니 이럴 거면 그냥 만들지를 말지.'라는 생각이 드는 컨트롤 패널이다. 너무 여백의 미가 많다. 아무리 공돌이적 기질이 강하다곤 하지만 조금은 디자인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게 아닐까?
사진과 같이 총 컨트롤 패널은 총 7개의 세부 기능으로 나뉘는데, 사진만 봐도 설명이 될 정도로 매우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다. 딱히 설명이 필요 없는 부분이라 무엇이 있는지만 간단하게 눈으로 훑어보자.
Sampling Rate 나 Buffer Setting은 생각보다 자주 쓰이는 기능들이다. Buffer Setting에 따라서 CPU 점유율이 달라지기에 좋은 사양을 가진 컴퓨터가 아니라면 레코딩 시에는 Buffer를 낮게 낮추고, 믹스 시에는 높게 조절해주는 등 자잘하게 많이 건드려야 할 기능이다. 단 Studio One 같이 DAW 내부에서 Buffer Size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는 DAW라면 내부 설정에서 조작하는 쪽을 추천한다.
나머지 부분들은... 그냥 평범하다. 마이크 프리 및 모니터링 레벨과 별개로 I/O 레벨을 조절할 수 있는 창이 있는데, 자주 쓰일지는 의문이다. 윈도우 내장 볼륨 컨트롤러와 연동되지 않는 듯하다. 새로운 옵션이 주어졌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Windows에서는 아날로그 컨트롤 패널과 별개로 별도의 디지털 믹서를 제공해 준다. 디지털 믹서는 Simple 모드와 Advance 모드로 나뉘는데, Simple은 이름 그대로 간단하게 페이더만으로 내부 레벨을 조절할 수 있다. Advance 모드는 RME의 매트릭스 모드처럼 구성되어 있어 더욱 자유로운 라우팅이 가능한데, 일반적인 사용자들에겐 Simple Mixer 정도면 충분해 보인다.
on macOS
macOS는 Windows와 다르게 매우 편리하다. 그냥 적절한 USB 포트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꽂고 쓰기만 하면 된다. 드라이버를 설치할 필요 없이 macOS의 AudioUnit과 호환되기 때문에 자동으로 사운드 카드로 인식되며, 마치 원래부터 일체화되어 있던 것처럼 작동한다. 원래부터 디자인이 미려했던 macOS의 화면을 사용해서일까, 위에서 봤던 메뉴보다는 훨씬 낫다.
다만,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는 만큼 디지털 믹서는 제공해주지 않는다. 보다 세부적으로 내부 라우팅을 만져야 할 일이 있다면 Black Lion Audio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 할 듯하다.
Latency
Revolution 2x2의 Latency는 다음과 같다. 측정은 macOS 환경에서 Studio One 5, 256 Sample 기준으로 측정하였다. 지연율이 낮기로 유명한 Babyface Pro와 비교해봐도 생각보다 그렇게 밀리지 않는다. 128 Sample로만 세팅해도 레코딩도 충분히 가능할 듯하다.
S/PDIF Connect
Revolution 2x2는 디지털 입출력 규격인 S/PDIF를 지원한다. S/PDIF는 장비끼리 디지털 신호를 사용해 연결하는데, 디지털을 사용하는 만큼 아날로그 케이블보다 손실률이 적다는 특징이 있다. 다만 디지털 입출력을 사용할 때에는 서로 다른 디지털 장비들을 동기화하는 Clock 기술이 매우 중요한데, 마침 Clock 기술은 Black Lion Audio가 가장 잘하는 분야기도 하다. Revolution 2x2에는 Black Lion Audio의 Macro-MMC 클럭이 적용되어 있어 다른 장비들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디지털 단자 사용이 가능하다. S/PDIF 단자는 Coaxial 단자를 사용하였기에 RCA 케이블을 사용해야 한다. 필자가 사용 중인 디지털 장비들은 Optical, 즉 광출력 방식을 쓰고 있어서 RCA 케이블 찾느라 서랍을 한참 뒤졌다.
필자가 사용 중인 DAC, ADI-2 Pro FS R Be는 AES/EBU, S/PDIF, 그리고 ADAT까지 다양한 디지털 입출력을 지원한다. 이전까지는 Babyface Pro의 신호를 ADAT을 이용해 ADI-2 Pro FS R Be로 보내는 방식으로 세팅을 했는데, Revolution 2x2와 ADI-2 Pro를 연결하는 건 처음이라 세팅하면서도 조금 반신반의했다. ADI-2 Pro에 이미 ADAT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면 S/PDIF로 연결이 되지 않으니 기존 세팅은 잠시 연결 해제한 상태다. 클럭 마스터는 Revolution 2x2로 세팅해보았다.
필자의 작업실은 생각보다 좁아서 결과적으로 이런 모습이 되어버렸다. Revolution 2x2를 S/PDIF를 이용해 사운드를 출력할 때는 특별하게 건드릴 것이 없다. 그냥 꽂으면 작동한다. 다만 S/PDIF를 쓸 때엔 Revolution 2x2 전면의 컨트롤 패널에서 모니터 레벨 컨트롤은 불가능하다. 소리가 아날로그 회로를 거쳐 나가는 것이 아닌 그대로 S/PDIF 포트를 통해 전송되기 때문이다. 즉 볼륨 컨트롤을 소리가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DAC에서 조절해야 한다.
Revolution 2x2와 ADI-2 Pro의 연동은 완벽하고, 부드럽게 작동하였다. 마치 Babyface Pro와 연결해서 사용했을 때와 동일한 느낌이다. 내부 클럭이 훌륭해서인지, 아니면 ADI-2 Pro가 대부분의 기기를 부드럽게 받아 들었는지 필자의 경험이 부족해서 잘 모르겠지만, 마치 하나의 장비인 것처럼 쾌적하게 작동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맛에 외장 DAC를 쓰나 보다.
Voice Sample
모름지기 오디오 인터페이스라면 프리앰프의 성능을 확인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쉽게도 필자는 보컬을 전공하지 않았기에 노래를 부르는 건 본 게시물을 읽는 많은 이들에게 매우 실례되는 행위라 생각한다. 대신 요즘 많이 수요가 있는 대본 읽기 샘플을 준비했다. 필자의 작업실이 레코딩하기엔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Babyface Pro와 Revolution 2x2 순으로 필자가 예전에 작성했던 문장을 읽어보았다. 타이밍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같은 문장이다. LA-2A와 RX로 간단하게 편집을 했고, Maxmizer로 사운드를 끌어올렸다. 그 이외엔 건드린 것이 없다. 판단은 듣는 분들께 맡긴다.
Conclusion
지금까지 주변에서 음악 하는 친구들보다 나름대로 많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을 사용했지만 모두 하나같이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필자가 추구하는 확장성과 가격, 그리고 편리성이라는 교집합을 만족시키는 제품은 100만 원대 초반의 Babyface Pro 뿐이었다. 2017년 이후 필자의 개인 작업실 혹은 상업 스튜디오, 외부 출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 Babyface Pro를 사용하면서 이만한 장비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 ADi-2 Pro로 장비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DA 컨버터를 사용하면서 더 이상 올-인-원 장비에 집착하지 않게 되었다. 휴대성을 어느 정도 포기하더라도 클럭 제너레이터, AD 컨버터 등 보다 좋은 소리를 위해 하이엔드 장비들에 자연히 눈이 가게 되었다.
필자가 디지털 I/O를 쓰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은근히 손이 많이 간다는 점이다. 디지털은 고려해야할 점들이 많다. 일정하게 신호를 발생하는 클럭부터 ADAT, S/PDIF, AES/EBU 등 다양한 디지털 규격들은 처음 손대는 이의 머리를 어지럽게 만든다. 특히 마스터 클럭을 설정하는 과정이 어느 정도 음악을 안다 하더라도 은근히 까다롭다. 스튜디오였다면 디지털 장비를 전부 검증된 외부 클럭 제너레이터에 연결하는 방법으로 해결하는데, 필자와 같은 소규모 작업실에서는 여의치 않은 상횡이다. 그런 점에서 Black Lion Audio의 Revolution 2x2는 참 매력적으로 다가오는데, Black Lion Audio의 클럭 기술이 들어가 있어 클럭에 대한 걱정 없이 디지털 장비를 연결할 수 있다. 당장 Revolution 2x2은 Babyface Pro 대신 필자의 모니터링 시스템에 투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냈다. 만일 Babyface Pro를 구매하지 않았다면 저렴하면서도 보장된 Revolution 2x2를 쓰지 않았을까.
물론 Revolution 2x2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아직은 미흡한 Windows 드라이버, 동급 대비 확장이 제한적인 I/O 단자들은 Revolution 2x2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로서 충분히 작용한다. 50만 원이라는 거금의 비용을 들였는데 30만 원대 오디오 인터페이스보다 I/O가 부족하고 드라이버 또한 미흡하다면 어느 누가 Revolution 2x2를 구매할 모험을 자처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Revolution 2x2를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냐고 하면, 당연히 그렇다. 왜냐하면 이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기본기에 충실하다. 다양한 곳에서 사용? 부가적인 기능? Revolution 2x2에게는 그런 게 없다. 그저 기본에만 충실할 뿐이다. 더할 것도, 덜 것도 없다. 그런데, 기본기가 매우 탄탄하다. 성능을 타협하지도 않았다. 오디오 레코딩 시 노이즈 억제력도 훌륭하고 헤드폰 출력 또한 부족하지 않다. 디지털 미터와 적절한 무게, 외관 마감도 훌륭하다. Revolution 2x2는 요즘 출시되는 다른 장비들과 방향성이 많이 다르고 느꼈다. 많은 기능이 필요 없이 기본적인 기능과 디테일에 충실한 장비가 필요하다면 Revolution 2x2를 적극 추천한다. 비록 요즘 추세인 다양한 옵션들은 존재하지 않지만 기본적인 기능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추후 Black Lion Audio에서 출시할 제품들은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확장성 좋은 하이엔드 장비들이길 기대해본다.
서두에 "필자가 Revolution 2x2를 사용하기 앞서 궁금했던 점"이라는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이제 이에 대한 대답을 할 차례다.
1. 다른 인터페이스와 있어서 Revolution 2x2 만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 보다 뛰어난 제품 마감과
안정적인 USB 버스 파워, 그리고 뛰어난 노이즈 억제력.
2. 어떠한 플랫폼에서도 사용이 편리한가? (ex: Windows / macOS)
-> Windows 나 macOS 둘 다 부드럽게 작동하였다.
Windows의 경우 별도의 드라이버를 설치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macOS는 드라이버 없이도 사용 가능하지만 디지털 믹서가 제공되지 않는다.
3. 종합적으로 50만 원 대 퀄리티를 가졌는가?
-> 그렇다. 다른 오디오 인터페이스들과 비교해서 I/O가 부족하지만
뛰어난 기본기로 충분히 50만원 이상의 값어치를 하는 장비다.
한 줄 요약
기본에 충실할 뿐. 믿을 수 있는 50만 원 이하 오디오 인터페이스.
본 게시물은 제노드(주)에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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