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sung EVO+ microSD 128G

2017. 2. 6. 05:50Journal/INTroduCE

 가뜩이나 부족한 맥북 프로의 용량을 확장하고자 BaseQi iSDA 504A(소개 링크)에 64G 메모리를 사용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의 용량은 줄어들 줄을 몰랐다. 원인을 파악해보니 대부분이 음악 작업물과 관련이 있었다. 필자가 주로 즐겨듣는 음악들과 사진들, 그리고 믹싱 프로젝트들이 한데 모여 110기가라는 큰 용량을 메인 디스크에서 야금야금 잡아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업책으로 설치한 64G 메모리는 이미 잡다한 파일들로 꽉 들어찬 지 오래였다. 마침 설 연휴 수당도 들어왔겠다, 큰 돈을 투자하기로 마음먹고 128G microSD 메모리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microSD 메모리에도 종류와 브랜드가 있는 법. 흔히들 속도가 빠르다고 권장하는 MLC 타입 메모리의 경우 8만원이라는 가격대에 모여 있어 섣불리 구매하기 애매했다. 쓸만한 가격대(그래도 5만원이다)에 있는 것들은 결국은 TLC이긴 한데 그 중에서도 그나마 읽기 속도가 빠른 모델을 찾아본 결과, 삼성전자의 EVO+ 브랜드가 좋다는 글을 여럿 보게 되었다. 지인들 또한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고 이 제품을 추천했기에 삼성전자의 EVO+로 최종 결정했다. EVO+는 기존의 EVO보다 읽기 성능을 향상시킨 모델이다. 기존의 EVO 모델이 읽기 20MB/s, 쓰기 20MB/s 로 대칭적이지만 느린 속도였다면 EVO+ 모델의 경우, 쓰기는 기존과 동일한 20MB/s이지만 읽기 속도는 80 ~ 90MB/s 사이이다. 즉 기존 제품 대비 4배 이상의 읽기 속도인 셈이다. 입출력 규격은 UHS-1을 사용한다. 쓰기 속도도 빨랐다면 더할 나지 없었겠지만, 자금이 없었던 관계로 싼 걸 쓸 수 밖에 없었다.

 타이틀 이미지를 보고 눈치챈 사람들도 있겠지만, 필자가 구매한 microSD는 병행 수입 버전이다. 즉 한국에서 AS가 되지 않는 모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행 수입을 구매한 이유는 훨씬 저렴했기 때문이다. 구매 당시에 6천원 정도 차이가 났던지라, 6천원을 AS 및 교체 비용으로 생각하고 병행 수입 버전을 선택했다. 물론 이런 행위가 좋다는 건 아니다. 다른 소비자들은 가급적이면 병행 수입 버전을 지양하고 국내 버전을 구매하기를 권장한다. 필자 같이 AS를 포기한 사람이라면 상관이야 없겠지만. 설날이 끝나고 찾아온 평일, 1월 31일 아침에 51,900원에 구매하고 무려 한 달이 지난 2월 1일 오후 4시 즈음에 물건을 수령받았다.

First Look.

 제품 패키징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제품 부분을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처리하여 실 제품을 볼 수 있게 디자인한 점은 좋다고 생각한다. 필자의 패키지에는 microSD - SD 어댑터가 동봉되어 있는데, 이는 국내판이 아닌 병행 수입판이기 때문이다. 국내판은 microSD - SD 어댑터가 동봉되어 있지 않다.

 패키징 뒷면의 모습이다. 모델 코드와 각종 지원 한국어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10년 무상 보증기간을 가지고 있지만 해외에 들고 가야 가능하다. 국내판이나 해외판이나 같은 디자인 같지만 제품 코드가 다르기 때문에 국내에선 AS가 되지 않는다. 여담이지만 동봉되는 microSD - SD 어댑터의 무상 보증 기간은 1년이다.

 개봉 후 재포장을 막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원가 절감을 위해서인지. 되돌릴 수 없도록 패키징을 자르게 되어 있다. 물론 일체형 패키징의 특징상, 저렇게 자른다 해서 물건을 곧바로 꺼낼 수 있는 건 아니다. 세로로 두 번 정도 더 잘라줘야 좀 더 원활하게 개봉을 할 수 있다.

 여타 microSD가 그렇듯 무척 작다. 눈에 띄기 쉬운 빨간 색으로 도색이 되어 있어 떨어뜨린다 해도 뒤집히지만 않는다면 찾기는 수월해 보인다. 사실, 저게 SSD랑 동급 용량이라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microSD 512MB가 고용량에 속하던 2007년부터 써왔는데 벌써 128GB라니. 기술의 발전이 대단하다는 걸 느끼는 순간이다.

 마침 굴러다니던 같은 회사의 830 128G SSD와 EVO+ 128G microSD를 같이 놓아보았다. SSD 좌측 하단의 용량 표시 영역과 microSD의 사이즈가 동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용량은 동일하다. 물론 속도며 안정성 등 SATA 규격 SSD와 SD카드를 비교하는 건 큰 차이가 있다. 기술의 발전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보면 될 듯 하다.

 고대하던 순간이 다가왔다. 기존에 사용하던 ADATA 64G 메모리는 포맷하여 잘 보관해놓고, 맥북에 인식시킬 준비는 끝났다. 변환 어댑터로는 BaseQi iSDA 504A가 사용되었다. 번들로 딸려오는 microSD - SD 어댑터를 사용할 수도 있었지만, 그건 맥북의 멋이 살지 않기에 사용하지 않았다.

표기되어 있는 데이터가 정말 사실인지 읽기/쓰기 테스트를 진행했다. 읽기 속도 24.3MB/s, 쓰기 속도 86.8MB/s가 나온다. 표기해 놓은 수치보다 훨씬 높은 성능이 나왔다. 다시 돌려보니 반대의 경우도 나왔다. 표기한 수치는 말 그대로 평균값을 적어놓은 듯 하다. 아무튼 쓰기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돌연사만 하지 않는다면 64G 메모리처럼 3년 이상도 쓸 수 있겠지.

Conclusion!

 기술의 발전은 놀랍다. 특히 메모리 부분에 있어선 특히 그렇다고 본다. '황의 법칙'이라는 법칙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메모리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각주:1]이다. 요즘은 좀 지지부진하긴 하지만, 이런 법칙까지 있을 정도로 메모리 용량은 빠르게 발전되어 왔다. 2016년 7월엔 삼성전자에서 microSD 규격으로 256GB이나 되는 microSD 카드를 양산 및 출시되어 판매하고 있다. 즉, 왠만한 SSD 정도 되는 데이터를 손톱과 비슷한 자그만한 칩에 담을 수 있는 셈이다. 물론 가격은 20만원대인지라 아직 일반 사용자들에게 다가가긴 어려운 가격대이긴 하다. 당장 필자만 봐도 몇 천원 하는 차이에 병행 수입판을 구입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5만원이라는 가격대도 비싸게 느껴져서 64GB, 아니면 32GB의 용량으로 만족하는 사용자들도 있다. 그러나 256GB를 넘어서는 고용량 메모리 카드가 출시될 거고, 상대적으로 용량이 작은 메모리 칩의 용량은 점점 더 떨어질 거다. 2007년도에 3,4만원 하던 2GB microSD 카드가 지금 6~7천원 하는 가격대인 걸 보면 잘 알 수 있다.

 메모리 카드는 나중에 구매해야 저렴하고 좋은 걸 살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당장 필요한 사람의 경우,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지금 최고 용량인 256GB 메모리 카드 또한 내년, 내후년이 되면 저렴한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을 거다. 그러나 필자 같은, 당장 고용량 메모리 카드가 필요한 사람들에겐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다. 기다릴 여유가 있으면 기다리는 거지만, 여유가 없다면 기술을 먼저 누리는 사용료로 비싸게 쓰는 거라고 본다. 얼리 어답터가 대부분 그렇다. 시중에 공개된 가장 최신 기술을 먼저 누리고, 다른 이들에게 보급화되기 전에 판매하고 다시 최신 기술을 쓰는 사람들. 필자는 그런 사람들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본다. 매번 비싼 값에 물건을 사고, 다시 팔고, 다시 구매하는 행위는 안정적인 걸 추구하는 필자에게 있어서 너무 모험적인 행동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인 2017년에는 모험적인 지름이 몇 번 있었다. 너무 안정적인 것도 좋지만 가끔은 새로운 걸 추구하고 싶은 필자의 마음가짐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라고 생각된다. 128GB 메모리 카드와 맥북은 시작이라고 본다. 여유만 있다면 조금 더 특이한 제품들을 많이 영입하고, 사용하려고 한다. 물론 오래 쓸 각오는 해야 하겠지만.

  1.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235118&cid=40942&categoryId=32832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