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NTYCOM SYSTEMS SteerMouse

2021. 11. 7. 14:00Journal/INTroduCE

 이전에 필자가 작성한 포스팅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트랙볼 마우스, Elecom HUGE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포스팅을 작성할 당시에는 진짜로 글 다 쓰면 갖다버릴라고 생각까지 했다가 '이왕 버릴 거, 분해라도 해보자' 라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고, 그날 밤에 분해를 진행했다. 3년동안 사용한 먼지가 트랙볼 안에 가득 들어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청소하고 나면 제대로 작동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약 2시간동안 혼자 끙끙되며 합성 루비 청소 및 휠에 쌓여 있던 먼지들을 털어내고 가조립을 하니 이게 왠걸, 제대로 작동되는 게 아닌가. 이미 뜯어서 누구 주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제대로 작동하는 걸 버리기엔 아깝고. 그냥 더블 트랙볼 조합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다시 Elecom HUGE를 쓰기로 결정한 이상 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는데, 바로 Elecom의 끔찍한 드라이버였다.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하려면 재부팅만 2번 해야 하는 끔찍한 관리 프로그램이라 '그냥 관리 프로그램 깔지 말고 쓸까' 라는 생각까지 하였다. 그러던 중, 이전에 작성하였던 Elecom HUGE 리뷰에 독자분이 "SteerMouse"라는 프로그램을 써라." 라는 조언을 남겨 놓은 게 생각났다.

 PLENTYCOM SYSTEMS에서 만든 SteerMouse는 마우스 활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유틸리티다. Logi Option이나 KensingtonWorks와 같은 마우스 관리 프로그램이라 보면 이해가 쉽다. 다만 Logi Option이나 KensingtonWorks는 자사 마우스들만 사용이 가능한 전용 툴이었다면, SteerMouse는 다양한 브랜드들의 마우스 및 트랙볼들을 지원한다. 의외로 일본 회사에서 만들어서 국내에서는 마이너한 마우스들도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필자가 사용하는 Elecom HUGE는 상대적으로 국내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장비인데 SteerMouse에서는 정식 지원을 하고 있다. Windows 버전이 없고 오직 macOS만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며, 가격은 19.99달러 정도다. 스타벅스 커피 4잔 정도의 가격이긴 한데, 기존 마우스 전용 프로그램들에게 크게 데인 사람이라면 그렇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도 들 듯 하다. '기껏 사 놓은 프로그램인데 안 쓰면 돈낭비 아닌가?' 그런 분들을 위해 SteerMouse는 30일 체험을 지원한다. 가장 최신 운영체제인 macOS 12 Monterey에 Apple Silicon도 네이티브로 지원하니 macOS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First Look

 SteerMouse는 macOS에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설치되지 않는다. 대신 macOS "시스템 환경설정"의 애드-온으로 들어간다. Logi Option처럼 별도의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으니 만일 프로그램을 찾지 못했다면 LaunchPad 대신 "시스템 환경설정"을 확인해보자.

 SteerMouse를 처음 실행하면 맞이하는 화면은 다음과 같다. 총 6개의 서브 메뉴로 구성되어 있는데, 얼핏 보면 복잡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는 다른 마우스 관리 프로그램과 달리 조작할 수 있는 옵션이 모두 노출되어 있어 그런 듯 하다. 버튼 매핑은 총 16개까지 지원하는데, 마우스 모델을 자동으로 인식해 알맞는 프로필을 가져온다. Elecom HUGE의 경우, 총 버튼이 8개밖에 없기에 최대 8개까지 버튼 매핑이 가능하다. 매핑 가능한 기능들은 클릭 버튼부터 프로그램 실행, 단축키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이것들은 Elecom 자체 프로그램에서도 지원하는 기능들이지만, 사제 프로그램인 SteerMouse에서 왠지 모르지만 더 매우 부드럽게 작동한다. 다만 버튼 설명이 매우 부실해, 어떤 버튼에 매핑을 하는지 확인할 수 없어 직접 기능을 매핑하면서 알아가야 한다. 추후 업데이트에서는 지원하는 마우스에 한해 어떤 버튼들에 대응되는지 시각적으로 알려주는 기능도 들어가면 좋을 듯 하다.

 우측 상단에 나와 있는 마우스 이름을 클릭하면 현재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는 마우스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다. 마우스 이름 바로 옆에 표시되는 빨간색/초록색 아이콘으로 SteerMouse의 설정을 사용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Off 되어 있으면 빨간색, On 되어 있으면 초록색으로 표시된다. 각각의 마우스마다 다른 설정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Wheel 모드에서는 스크롤 휠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매우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 자신이 원하는 스크롤 속도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각각의 값을 통합적으로 설정할 수도 있지만 위로 스크롤했을 때와 아래로 스크롤 했을 때의 경우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자유도가 굉장히 높다. 필자의 경우는 그렇게까지 세세하게 컨트롤할 필요가 없어서 그냥 기본 모드로 세팅하였다.

 Chord 모드는 마우스 조작만으로 특정 기능을 실행시킬 수 있는, 일종의 매크로 모드다. 예를 들면 우 클릭과 아래로 스크롤을 동시에 하면 특정 단축키를 누른 것처럼 작동한다거나, 원하는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KensingtonWorks에서 세팅할 수 있던 그 기능이라 생각하면 편하다. 단, 좌클릭이 설정된 버튼의 경우 매크로 설정 시 약간 제한되는 부분이 있으니 되도록 중요한 기능이 들어가지 않은 다른 버튼들로 매크로를 구성하는 걸 추천한다. 필자는 SteerMouse를 구매한 목적이 일 못하는 번들 드라이버 때문이었기에 매크로는 세팅하지 않았다.

 Curser 모드에서는 마우스의 DPI 값 및 마우스 커서 가속도를 설정할 수 있다. 생각보다 기본 프로그램들보다 옵션들이 많은 게 보여진다. 세세하게 다 원하는대로 설정할 수 있지만, 확실히 직관성은 떨어진다. 커서 기본값은 SteerMouse에서 마우스마다 설정된 기본값을 따라가지만, "Recommended(하트 버튼이다!)"를 눌러 SteerMouse를 사용하는 다른 유저들이 많이 사용한 설정값을 불러와 사용할 수도 있다. 다

 Device 모드에서는 마우스나 트랙볼의 버튼들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을 때 재설정을 할 수 있다. 버튼이 5개 이상이거나 횡스크롤을 지원하는 마우스라면 여기서 기본 설정을 바꿀 수 있다. Elecom HUGE라면 기본적으로 달려 있는 버튼들도 많고 휠 틸트를 이용해 횡스크롤도 지원하기 때문에 위의 옵션들이 활성화된 걸 확인할 수 있다. Kensington Expert Mouse는 버튼이 4개에 횡스크롤을 지원하지 않기에 옵션들이 비활성화되어 표시된다.

 마지막으로 Licence & Support에서는 개발사에게 메일을 보내거나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확인, SteerMouse 라이센스를 등록하거나 구매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는 바로가기 버튼이 있다. SteerMouse를 깔끔하게 삭제할 수 있는 곳도 바로 여기서 가능하다. 

Conclusion

 사제 마우스 프로그램을 쓰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우스 전용 프로그램이 없어도 충분히 마우스를 잘만 쓰는 사람들이다. 그냥 꽂으면 작동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냥 꽂았는데 내 맘대로 작동하지 않는 마우스들은 분명 존재한다. 그럴 경우 지옥도가 펼쳐진다. 윈도우라면 다양한 옵션이 존재한다. 하지만 macOS를 사용하고 있다면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 비싸지만 프로그램이 좋은 Logitech를 선택하거나, 참고 싼 거 쓰거나. 하지만 macOS까지 쓰는 사람들은 보통은 돈을 버는 사람들이다. 돈을 벌어야 하는데 마우스가 제대로 작동 안하면 매우 화가 날 법 하다. 기본 프로그램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아서 사제 마우스 프로그램에서 광명을 찾으려는 작은 몸부림일 뿐이다. 필자가 그러했고, 수없는 방황을 했다. 그리고 방황 끝에 결론을 얻지만, 늘 그렇듯 결론은 매우 가까운 곳에 있었다.

 SteerMouse는 로지텍 Option만큼 매우 안정적이지만, 위에서 살짝 언급했듯 일반적인 프로그램보다 복잡하다. 속된 말로 "공돌이"들이 만든 듯한 디자인은 내가 맞게 세팅을 하고 있는지 의심부터 든다. 그러나 Elecom 마우스를 썼던 분들이라면 안다. SteerMouse의 UI는 너무 천사라는 점을...

 혹시 마우스 드라이버 때문에 매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macOS 유저들이라면 SteerMouse의 도입을 고려하는 걸 매우 추천한다. 커피 4잔의 가격에 광명을 찾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될 거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