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u] xiaomi PowerBank 20000

2015. 12. 18. 19:00Journal/RE:Vu

Before Start....

 [xiaomi PowerBank 10400]. 일명 "대륙의 실수"란 별명으로 유명한 xiaomi의 보조 배터리 브랜드, PowerBank 시리즈는 1년 전, 한국에 엄청난 가성비를 가진 물건으로 알려진 이래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스마트폰 커스텀 펌웨어만 만들던 xiaomi를 널리 알리는 데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PowerBank 10400이 널리 알려진 이후, 샤오미는 자사의 PowerBank 라인업을 손질하기 시작한다. 5200, 10400과 같이 애매하게 끊어지는 배터리 사이즈들을 5000, 10000으로 딱딱 끊어지게 정리한 것이다. 물론 디자인도 약간 개선하는 등 소심한 변화를 보여주긴 했다. 그 사이에 10400을 넘어서는 'PowerBank 16000'이란 대용량 모델이 나왔지만 샤오미는 만족을 하지 못했던 모양이다. 2015년 11월, xiaomi는 MI1S를 출시하면서 새로운 PowerBank 모델을 출시했다. 바로 xiaomi 최초의 20000mAh 보조 배터리, PowerBank 20000이다.


 물론 20000mAh 이상의 용량을 가진 보조 배터리들은 이전부터 시장에 출시되었고, 판매되는 중이었다. 아무도 출시하지 않은 시장에 샤오미가 처음으로 발을 내딛은 것도 아니고, 기존 제품들이 그렇게 품질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샤오미의 보조 배터리는 주목을 받는 것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xiaomi의 PowerBank 10400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PowerBank 20000을 추가로 구매하게 되었다. 앞서 [RE:Vu]에서 소개했던 MI1S를 구매한 것도 동일한 시기다. 둘이 사이좋게 필자의 손에 동시에 들어왔다.


 사실, 전작들에선 소위 '뽑기'가 존재했었다. 다름 아닌 배터리 셀의 제작회사와 관련되었다. 샤오미 PowerBank 시리즈에 사용되는 배터리 셀은 삼성, LG, 그리고 리센이라는 중국 회사 쪽에서 납품받는데, 사람들이 중국 회사에서 배터리 셀을 납품받는다고 하니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리센 셀도 꽤 괜찮은 출력을 내주는데도 중국 업체라는 선입견 때문에 배터리를 분해하는 사람들도 나올 정도였다. 최근 제품들엔 고전압 셀이 사용되기에 중국 셀이 들어갔을까? 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걱정을 접어도 좋다.

First Look.

 박스는 하얗다. 샤오미 고유 아이덴티티인 누런 재생 박스는 보조 배터리 박스에선 사용하지 않는 걸로 보인다. 확실히 배터리 용량이 늘었던 걸 보여주려는 걸까, 박스를 손에 쥐었을 때 무척이나 묵직한 느낌이 손에 전해져 왔다. 거기에 더해 기존의 10400 박스보다 약간 더 길게 느껴졌다.

 박스 옆면에는 샤오미 정품을 알리는 정품 보증 Seal과 바코드가 붙어 있다. 확인 방법은 Seal을 긁어서 나온 문구를 샤오미 인증 페이지에 넣으면 된다. 그거 이외엔 별거 없다. 하도 샤오미 짝퉁이 많으니 저런 걸 통해서 자신이 정품임을 어필하고 싶나보다. 필자에겐 정품이던 정품 아니던 충전만 잘 된다면 장땡이지만. 

 박스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제거한 후, 배터리를 꺼냈다. 반투명한 비닐에 쌓여 있는 Power Bank 20000을 보고 있자니 알 수 없는 흐뭇함이 표정까지 올라왔다. 이게 바로 새 물건을 뜯는 보람참인가. 포장은 안의 종이 구조물까지 포함하면 2중으로 되어 있다. 반투명한 비닐 포장은 제외했다. 어찌 보면 깔끔하지만, 다분히 원가 절감이 느껴지는 패키징이다. 

 구성품은 딱 있을 것만 있다. PowerBank 20000 본체, Micro USB 5핀 케이블, 간단 설명서가 전부다.

 기존에 필자가 사용하던 Sony CP-V5랑 같이 놓아보았다. 넓이는 얼추 비슷한데 높이와 길이에서 차이가 난다. 배터리 차이가 약 4배 정도 나는 거라 당연한 결과라 생각하지만, 디자인은 묘하게 닮았다. 전면 로고들 다 지우면 같은 회사 거라 해도 믿을 정도다. 심지어 표면의 돌기 처리도 비슷하다. 제작 시에 소니 보조배터리를 참고해서 만든 걸로 보인다.

 전면엔 충전 input을 지원하는 Micro 5핀 단자 1개, Output을 지원하는 Fullsize USB 단자 2개가 위치해 있다. Micro 5핀 단자 위엔 샤오미 PowerBank 시리즈의 아이덴티티, 잔량 확인용 LED 4개가 있다.

 번들 케이블 역시 상당히 품질이 좋아졌다. 기존 케이블도 좋았지만 신형 번들 케이블은 길이도 2배 이상 길어지고 훨씬 깔끔해 보이는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다만 사과의 내음이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그래도 깔끔하니까 자주 쓸 거 같다.

 불후의 명작, PowerBank 10400과 비교해보았다. 표면 재료가 달라졌을 뿐인데 풍기는 분위기가 다르다. 10400은 묵직하면서도 튼튼할 거 같은 느낌인데 반해 20000은 고고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10400이 메탈 재질이라 주변 기기들에 전부 기스를 냈다면 20000은 플라스틱이라 피해를 주지 않는다. 다만 20000은 무게가 있다보니 떨어뜨리면 잘 패인다. 필자는 개봉하자마자 떨어뜨려서 상단 부분이 패었다. 3cm 정도의 높이였는데도 말이다. 내구도는 확실히 너프당했다.

 밑바닥의 모습이다. 왠지 모르게 보조배터리의 입력 전압이 출력 전압보다 다양하다. 사실 PowerBank 20000은 공개되었을 당시 Quick Charge를 지원한다고 해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그게 '입력'에만 해당되는 거란 사실을 알아차린 건 구매 후였지만 말이다. 출력은 Quick Charger를 지원하지 않는다.

 잔량 확인 버튼이 어디 갔나 했더니 옆으로 갔다. 게다가 네모네모해졌다. 10400의 버튼처럼 동그란 디자인이 훨씬 마음에 든다. 배터리의 모양이 바뀌었으니 어쩔 수 없긴 하다. xiaomi PowerBank 5000처럼 공간 확보가 되지 않아 타원형으로 잔량 확인 버튼을 디자인한 사례도 있고 하니까.

Conclusion.

 xiaomi PowerBank 20000에 대해 결론을 내기 전, 과거에 필자가 작성했던 PowerBank 10400 리뷰 결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처음 PowerBank 시리즈를 접했을 당시엔 기존 시장에 판매되고 있었던 보조 배터리들이 품질과 가격적인 부분에서 기존 소비자들의 만족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기호를 딱 저격한 10400에 '끝판왕'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PowerBank 시리즈를 시작으로 한국 시장엔 훨씬 좋은 품질과 디자인의 보조 배터리들이 공급되기 시작했고, 좋은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의 눈은 훨씬 높아졌다. 그래서 xiaomi PowerBank 20000이 그렇게까지 좋게 느껴지지 않았던 거일지도 모른다.

 xiaomi PowerBank 20000 역시 성능은 준수하다.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모 부대로 면회를 간 적이 있었는데, 휴대폰 2대(각자 3000mAh,3200mAh)를 2번 정도 완충하고도 잔여 배터리가 50퍼 이상 남아 있었다. 사람들이 괜히 대용량 대용량 하는 게 아니란 걸 느낄 수 있었다. 다만 디자인은... 이 단어로밖에 표현을 못할 거 같다. 


"소니에 샤오미 묻었어." 


아무리 봐도 전면의 Mi만 없었다면 소니 보조 배터리 패밀리룩을 그대로 계승한 듯한 디자인이다. 전면 소재를 플라스틱으로 바꿈으로서 깔끔은 하지만, 내구도를 심하게 희생한 게 감점 요소라 생각한다. 떨어뜨리면 무척 잘 구겨진다. 3cm~5cm 정도의 낮은 높이임에도 말이다.

 Quick Charge를 홍보 요소로 삼았음에도 불구하고 입력 단자에만 적용을 한 점 역시 감점 요소다. 필자는 상관 없었지만 Quick Charge의 지원 소식에 물건을 산 이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전작에서 이슈가 되었던 배터리 셀이야 xiaomi 측에서 LG랑 파나소닉(구 산요)거 쓴다고 했으니 일단은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