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 DATA - DVRP-U8LK

2019. 11. 2. 13:00Journal/RE:Vu

요즘 쓰이지는 않지만 음악 관련 일, 특히 CD에 담길 음원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CD 드라이브(요즘의 경우 ODD)가 필수적이다. 필자는 이전에 애플에서 제조한 SuperDrive USB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중대한 문제가 있어 서랍 속에 넣어둔 후로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그 중대한 문제란, SuperDrive USB는 USB 허브에 꽂으면 전력이 부족하다는 안내와 함께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슬롯 드라이브가 유난히 전기를 많이 먹는건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컴퓨터 본체의 USB 포트에 연결해야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가뜩이나 USB 포트가 부족해 허브를 애용하는 필자로서는 중대한 문제였다. 그래서 이전부터 SuperDrive USB를 대체할 새로운 ODD를 찾고 있었는데, 이번에 일본에서 좋은 ODD를 발견했다. 의외로 ODD는 한국보다 일본에 보다 다양한 종류들이 판매되고 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일본에는 아직까지 CD라는 매체가 원활히 유통되고 있고, DVD뿐만 아닌 블루레이 디스크 역시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 곳이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은 늘어나는 법. 당장 필자가 전자기기 샵에 갔을 때, 한국에서 보기 힘들었던 외장 블루레이 디스크 리더기가 절찬리에 판매 중이었다. 더구나 한국보다 훨씬 저렴했다. 

 필자가 구매한 ODD는 I・O DATA 사의 DVRP-U8LK 다. I・O DATA는 일본 기반의 전자기기 제조회사로, 엘레컴과 비슷하게 다양한 주변기기를 제조하는 메이커 중 하나다. DVRP-U8 시리즈는 I・O DATA서 제조하는 ODD 중 저가형 모델에 해당하는데, 케이블 하나로 윈도우 및 macOS를 전부 지원하고, 읽기 속도도 괜찮고, 디자인 및 무게도 나쁘지 않아서 구매하게 되었다. 일본 아키하바라 전자상가에서 2499엔, 즉 한국 가격으로 25,000원 정도 되는 가격에 구매했다. 물론 세금은 별도니 약 3만원 정도 되는 가격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DVRP-U8LK의 박스 앞면.

 DVRP-U8LK의 박스 크기는 생각보다 아담하다. 의외로 일본 내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패키지가 일본스럽지 않아서 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것도 그럴 것이 일본 제품 하면 난잡한 글씨와 뭔지 알아먹을 수 없는 특유의 디자인이 먼저 생각나기 마련인데, 이건 상대적으로 얌전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제품의 간략한 특징으로는, 200그램 전후의 가벼운 무게와 CD 기록 프로그램 및 음악 감상 프로그램이 번들로 제공되며, 케이블 1개로 윈도우 혹은 macOS에서 완벽하게 동작한다는 점이 있다. macOS에서 작동한다는 문구만 아니었다면 이걸 안 샀을 거다.

DVRP-U8LK의 박스 뒷면.

 박스 뒷면에는 제품의 특징 및 읽기 속도, 지원하는 디스크, 번들로 끼워주는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보들이 인쇄되어 있다. 본 모델의 경우, 내구도에 신경 쓴 CD 규격 중 하나인 M-Disc를 지원하는 점이 주요 포인트인 듯 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전면에도 M-Disc 지원이라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봉인 씰이 정말 얕게 붙어 있다는 점인데, 생각보다 티가 나지 않아 중고 거래시에는 꼼꼼히 확인을 하고 구매해야 할 듯 하다.

DVRP-U8LK의 박스 상단.

 박스 상단 역시 무게를 강조하고 있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설명대로 정말 가볍고 좋을까... 그런 의문이 든다.

DVRP-U8LK를 개봉하면 케이블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기대하던 개봉의 순간이다. 조심스럽게 봉인 씰을 제거하고 박스를 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USB 케이블이다. 박스를 개봉하는 순간까지 혹시 별도의 전원 케이블을 요구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러웠던 필자의 마음은 케이블을 보자마자 세제가 물에 풀어지듯 사르르 녹았다. 정말 케이블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정말 1개의 케이블로 온전히 작동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DVRP-U8LK의 구성품

 구성품은 단순하다. DVRP-U8LK 본체와 USB Type-B Micro, 설명서로 구성되어 있다. 휴대용이라면서 파우치 하나 안 넣어주나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어차피 들고 다니려고 산 게 아니기 때문이다. 들고 다니는 용도라면 서랍에 고이 넣어놓은 SuperDrive를 쓰면 된다.

DVRP-U8LK의 설명서

 DVRP-U8LK의 설명서에는 본체의 기능뿐만 아닌 번들로 따라오는 프로그램 사용 설명서도 겸하고 있다. 어차피 저 프로그램들에 관심도 없고, 쓴다 해도 대부분 윈도우 전용일 게 뻔하기 때문에 다시 접어 박스 안에 넣어두었다. 모든 ODD가 그렇듯 제대로 CD 읽기 및 쓰기만 된다면 충분하지 않을까.

DVRP-U8LK의 전면.

 DVRP-U8LK의 전면부는 단순하다. 디스크 트레이를 여는 버튼과 LED, 그리고 디스크 트레이가 걸렸을 경우에 사용하는 긴급 사출 버튼이 전부다. LED의 경우 초록색으로 빛나며, 트레이를 여는 버튼과 같이 붙어 있다.

DVRP-U8LK의 후면.

DVRP-U8LK는 데이터 입출력 및 전원 공급을 micro-5Pin 케이블 하나로 전부 처리한다. 충분히 전력이 공급될 지 의문이긴 한데, 케이블 하나로 처리하니 휴대성 부분에선 월등히 이득이다. 또한 널리 사용되고 있는 micro-5Pin 케이블을 쓰고 있으니 케이블 수급에도 문제는 없다.

DVRP-U8LK의 전면. 디스크 트레이 오픈.

 전면의 버튼을 눌러 디스크 트레이를 열어보았다. 의외로 전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놀랐다. 지금까지 필자가 사용했던 ODD들은 트레이를 잡아주는 부분이 금속으로 되어 있었는데 디스크를 읽는 부분을 제외한 전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다. 내구도 부분에서 문제가 될 듯 한데, 살살 쓴다면야 안 망가지지 않을까?

DVRP-U8LK에 CD를 삽입한 모습.

 ODD를 샀으면 CD를 넣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마침 일본에서 사왔지만, 아직 리핑하지 않았던 앨범이 있어 CD를 넣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주 잘 작동된다. CD를 읽을 때 발생하는 소음도 처음에만 시끄러웠지, 음악을 감상하고 있을 때엔 조용하게 작동한다. 다만, CD를 뺄 때에는 안의 스프링을 강한 걸 쓰는지 트레이가 생각보다 강하게 튀어나온다. 가끔 트레이가 튀어나올 때 반발력을 이기지 못하고 ODD가 밀려나기도 한다.

Conclusion!

이 사진을 두번 올린 이유는 별 거 없다. 잘 나 왔 으 니 까

 이제 구매한 지 약 4일이 지나가는 데, DVRP-U8LK를 구매한 것에 결코 후회는 없다. 왜냐하면 아주 현명한 구매였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SuperDrive USB가 긁어주지 못한 부분을 3만원도 안 하는 DVRP-U8LK가 속 시원하게 긁어주었기 때문이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DVRP-U8LK는 USB 허브에서도 원활하게 작동되고, 무게도 가볍고, 성능도 준수하다. 물론 맥북과 깔맞춤하기엔 SuperDrive USB만한 물건이 없지만, 그놈의 USB 허브를 지원하지 않는 문제가 크게 다가왔다.

 3만원 이내에서 이 만한 성능을 가진 ODD는 오랜만이다. 일본 내수 전용이라는 점이 유일한 단점이지만, 만일 자신이 음악 CD를 자주 구매하고 음악 감상을 자주 한다면 DVRP-U8LK를 고려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