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uid Audio SRI-2

2019. 4. 9. 21:01Journal/Musical Gear

 정말 음악 시작하기 좋은 시대다. 2014년 초, 디제잉을 시작하며 음악 제작에 입문했던 필자에겐 피부로 와 닿지 않는 이야기들이지만, 90년대 초반에 음악을 시작했던 선배 작곡가들에게 물어본다면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과거, 대형 스튜디오에서만 만날 수 있던 대형 콘솔이나 프리 앰프들, 그리고 다양한 하드웨어 장비들이 기술의 발달로 인해 디지털화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저렴하면도 거의 흡사한 음색으로, 그것도 CPU가 여유롭다면 여러 개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운드 퀄리티적으로는 지금이 훨씬 축복받은 시대일 것이다. 최근에 SSL 등 전통적인 음향 장비 제조사들 역시 개인 작업자들을 위해 콤팩트한 장비들을 하나둘씩 출시하고 있어 개인 음악가들을 위한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개인 방송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개인 방송을 제작하는 이들을 위한 장비의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자신의 집이나 작업실 등에서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얻어 억대의 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이 등장하면서 그들처럼 개인 방송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보다 목소리의 정확한 전달을 위해 고급 마이크와 비싼 마이크 프리앰프를 구매하여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콘텐츠의 퀄리티 상승을 꾀한다.

 이제 막 음악 제작 및 인터넷 방송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거나 들일 예정인 사람들을 위해 필자가 최근에 공수한 음향 장비를 소개하고자 한다. Fluid Audio에서 제작한 오디오 인터페이스, SRI-2다.

Before Start...

Fluid Audio의 첫번째 오디오 인터페이스, SRI-2

 SRI-2는 Fluid Audio사에서 제조한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Fluid Audio는 스피커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음향 전문 기업으로 지금까지 스피커만 제조하다 갑자기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미 오디오 인터페이스 시장은 Focusrite나 Audient 등 다양한 회사들이 경쟁하는 포화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새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제 막 시장에 진입하는 Fluid Audio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다양한 장비를 연결해 복합적인 시그널 플로우를 구성하는 고급 사용자가 아닌 음악이나 개인 방송을 시작하는 초심자들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초심자들이 사용하는 장비임에도 불구하고 SRI-2에는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볼 수 없었던 특징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필자가 처음 음악을 공부했을 때, 첫 장비로 Focusrite Scarlett 2i4를 사용했었다. 당시의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은 어딘가 하나씩 원가 절감이 된 흔적들을 보여주었는데, 필자가 겪었던 사례로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드라이버가 불안정해 자주 컴퓨터가 다운되곤 했다. 그래서일까, 솔직히 저가형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대해 안정성을 기대하는 건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주변에서 음악 하는 사람들이 저가형도 드라이버 안정성이 꽤 좋아졌다고 입을 모아 말했고, 그래서 흥미가 생겼다. 2019년 4월, 좋은 기회를 얻어 SRI-2를 사용해보았다. 

 

필자가 본 포스팅에서 살펴 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Q. SRI-2는 정말 휴대성이 좋은가?

Q. 다른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찾아볼 수 없는 SRI-2의 특징은 무엇인가?

Q. 동 가격대의 Audient ID4나 Focusrite 2i2 말고 이걸 선택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Q. 그밖에 만족한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본 글은 '브이티쥐' 으로부터 제품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그러나 필자의 의견이 100% 반영되어 있음을 알립니다


Unboxing

박스의 모습. 이미지는 실제 오디오 인터페이스 사이즈와 동일하다.

 처음 박스를 집어들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필자의 손에 전해졌다. 플라스틱일 줄 알고 가볍게 들었다간 놀랄 정도의 무게다. 전면에 큼지막하게 SRI-2의 사진이 인쇄되어 있는데 실제 사이즈와 동일하다.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제품 사이즈를 가늠할 수 있는 박스 디자인이라 마음에 든다.

제품의 특징에 대해 영문으로 인쇄되어 있다. 스펙은 4개 국어로 소개되었다.

 박스 뒷면엔 군더더기 없이 제품의 스펙과 특징에 대해 빼곡히 적혀 있다. 제품의 특징 중 필자가 생각했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에는 강조 처리를 했다.


- 견고하고 튼튼한 큰 볼륨 노브를 가지고 있다.

- 2개의 Class-A급 XLR/TRS 콤보 인풋을 가지고 있다.

- 다이렉트 모니터링 기능 덕분에 레이턴시 없는 레코딩을 할 수 있다.

- 레코딩을 받을 시 LED 미터를 통해 피크가 뜨는지 확인할 수 있다.

- 24bit / 192kHz를 지원한다.

- A-B 스피커 스위칭을 지원한다.

 

Cubase LE가 번들로 포함되어 있어 처음 음악을 시작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작업을 할 수 있다.

 측면에는 번들 소프트웨어로 Steinberg 사의 Cubase LE 버전이 포함되어 있다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 음악을 막 시작한다면 큐베이스 LE만으로도 간단한 오디오 편집 및 작곡, 그리고 레코딩이 가능하다. 물론 큐베이스 전용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아니기 때문에 Studio One이나 Ableton Live 등 다른 DAW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다.

언제나 박스를 열 때는 가슴이 콩닥콩닥 뛴다

 기대하고 고대하던 박스 개봉의 시간이다. 새 제품을 여는 것 만큼 가장 설레는 건 없는 거 같다. 택배 도착 문자만큼 설레는 순간이다.

자사의 스피커 라인업을 오디오 인터페이스 박스에 넣어놓았다.

 박스를 열기 전, 눈에 띄는 것이 있어 사진으로 담아보았다. 지금까지 Fluid Audio에서 제작했던 스피커 라인업들이 오디오 인터페이스 박스에 인쇄되어 있었다. "우리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마음에 들었다면 스피커도 한번 확인해 봐!" 란 문구는 덤이다.

안전하게 완충제와 비닐에 감싸여 있는 오늘의 주인공.

 박스를 열면, 반투명한 비닐에 감싸여 안전하게 포장되어 있는 SRI-2의 모습이 들어온다. 인터넷 상의 이미지에서는 필자가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Babyface Pro의 디지털 휠 정도일 줄 알았는데 훨씬 거대했다. 아직 비닐을 벗기지 않았음에도 노브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구성품은 생각보다 간소하다.

 구성품은 무척 간소하다. SRI-2 본체, 설명서 및 CUBASE LE 매뉴얼, 그리고 USB Type-B 케이블이 전부다. 입문용 장비다운 구성품이다. 눈에 띄는 점이라 하면, 설명서가 지나치게 얇다. 어차피 웹사이트에서 설명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으니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번들로 제공하는 큐베이스 LE 설명서보다 얇은 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Fluid Audio SRI -2

전면의 모습. 심플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SRI-2를 처음 보았을 때 든 생각은 '20만원짜리 빌드가 아닌거 같은데' 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통상적인 저가형 인터페이스들은 외관 재질을 플라스틱으로 사용하는데 이 녀석은 작은 노브들을 제외하고 전부 금속 재질이다. 그래서 무겁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조작했을 때 잘 밀리지는 않을 거 같다.

 인터페이스 전면에는 기타 케이블 및 XLR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콤보잭 2개와 6.3mm 헤드폰 잭 1개가 달려 있다. 콤보 잭은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 유격이 거의 없었지만 헤드폰 잭엔 약간의 흔들림이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신경 쓰일 정도의 유격은 아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3.5파이 이어폰 잭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6.3mm 헤드폰 잭이 표준 규격이라고는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3.5파이 이어폰을 주로 사용한다는 걸 생각한다면 추가로 변환 잭의 지출이 들 수 있다. 특히 휴대성을 강조한 인터페이스라면 더더욱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 같은 가격대에 있는 Audient의 엔트리 오디오 인터페이스인 ID4의 경우 3.5파이를 지원하는 걸 생각한다면 정말 아쉽다.

뒷면의 모습. 눈에 띄는 건 스피커 A-B 스위칭을 위한 2쌍의 TRS 밸런스 아웃단자.  

 후면에는 도난을 방지하는 켄싱턴 락과 스피커 2조를 연결할 수 있는 TRS 단자 2쌍, USB Type-B 연결 단자와 전원 공급을 위한 micro 5-Pin이 있다. TRS 단자 2쌍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는데, 이는 다양한 사이즈의 스피커를 동시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필자가 사용했던 첫번째 오디오 인터페이스인 Focusrite Scarlett 2i4 역시 출력 단자가 2쌍이나 있었지만 둘 다 사용하려면 TRS가 아닌 RCA 단자를 사용해서 연결했어야 했다. TRS 2쌍이나 달린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저가형에서 찾기 어렵다.

iPad에 연결해 사용할 경우, Micro-5 Pin 케이블로 전원을 공급해줘야 한다.

 만일 iPad와 같은 모바일 환경에서 SRI-2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준비물은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iPad에서 공급할 수 있는 전류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외부 전원을 SRI-2에 연결해야 한다. USB 포트 바로 옆에 붙어 있는 micro 5-Pin 단자를 통해 외부 전원을 공급할 수 있다. 꼭 콘센트에만 연결할 필요는 없다. 보조 배터리로도 전원 공급이 가능하다.

SRI-2 상단 패널의 모습

 상단 패널은 크게 상단에 위치한 Input Gain 및 Hi-Z 전환 버튼, 좌측 중-하단에 있는 48V (팬텀 파워) 및 Sum 버튼과 다이렉트 모니터 노브, 우측 중-하단에 위치한 스피커 A-B 전환 버튼과 헤드폰 출력 노브, 그리고 가운데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스피커 노브로 구성되어 있다. 버튼들은 누르는 재미가 있다. 딸깍거리는 느낌이 아주 좋다. 노브의 플라스틱은 무광 코팅 처리되어 있는데 고급스럽다는 인상을 준다.

USB 케이블은 컴퓨터에 연결하면 각 노브들과 버튼들에 불이 들어온다.

 SRI-2를 컴퓨터에 연결하거나 외장 전원을 넣으면 게인 노브와 헤드폰 볼륨, 그리고 다이렉트 모니터 노브에 숨겨진 LED가 드러난다. 단 Fluid Audio 쪽에 들어간 LED는 외장 전원만 연결했을 때는 켜지지 않는다. 컴퓨터나 모바일 장비에 정상적으로 연결되었을 때만 LED가 켜진다. 노브에 들어간 LED 덕분에 어두컴컴한 작업 환경에서 게인 값이나 헤드폰 볼륨을 볼 수 있는 건 편리하다. 그런데 이왕 넣어줄 거 커다란 스피커 노브에도 넣어줬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밤에 더 돋보일 거 같은데.

48V(팬텀 파워) 버튼과 Sum 버튼. 그리고 다이렉트 모니터링 노브

 좌측 중-하단에는 48V(팬텀 파워) 버튼과 Sum 버튼, 그리고 다이렉트 모니터 노브가 있다.

 48V(팬텀 파워) 버튼이란 Input 단자에 48V의 추가 전압을 넣어주는 버튼이다.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파워라 해서 유령(팬텀) 파워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이크 중에서는 Input에 연결할 경우 일반적인 마이크보다 입력 신호가 매우 작은 마이크들이 있는데, 팬텀 파워를 넣어주면 제대로 입력 신호가 들어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노래방 마이크로 대표되는 다이나믹 마이크보다 스튜디오 마이크라고 불리는 콘덴서 마이크들이 팬텀 파워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Sum 버튼은 Input에 들어오는 신호를 스피커 양쪽에서 나오게끔 묶어서 내보내는 버튼이다. SRI-2의 경우, Input 1번에 들어오는 소리는 좌측 스피커에서만, Input 2번에 들어오는 소리는 우측 스피커에서만 나오게 설정되어 있다. Sum 버튼은 설정을 바꿔서 각 Input 신호들이 스피커 양쪽에서 다 들리게끔 만들어 준다. 개인 방송이나 악기 레코딩 시 켜 놓으면 좋은 기능이다.

 다이렉트 모니터 노브의 경우, 악기를 연결해 리얼타임으로 레코딩을 진행할 경우, 레이턴시 없이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도록 DAW 상의 소리와 Input 소리를 블렌딩하거나 하나만 출력하도록 조절하는 노브다. DAW 쪽으로 노브를 돌리면 컴퓨터에서 나는 소리만 스피커나 헤드폰으로 출력되지만, 반대로 Input 쪽으로 노브를 돌리면 Input 쪽에 연결된 악기의 소리만 스피커나 헤드폰으로 출력된다. 만일 외장 악기가 없고 전자음악만 하는 사람이라도 다이렉트 인풋을 활용할 수 있는데, DAW의 소리와 Input 소리를 블랜딩한다는 점을 이용해 간이 Dim(원래 출력보다 낮은 소리로 출력해주는 기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조작하기 쉬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SRI-2를 사용하면서 필자가 자주 건드렸던 노브 중 하나이기도 하다. 물론 다이렉트 모니터링이 아닌 Dim 기능으로 활용했다.

헤드폰 출력 노브와 스피커 A-B 스위칭 버튼

 우측 중-하단에는 스피커 A-B 스위칭 버튼과 헤드폰 출력 노브가 있다.

 스피커 A-B 스위칭 버튼은 말 그대로 후면에 위치한 스피커 출력 중 어느 쪽으로 내보낼 것인지 선택하는 버튼이다. 버튼을 누르면 SRI-2 내부에서 찰칵 하는 소리가 나는데 기계적으로 출력을 변경하는 것으로 보인다. 큰 스피커와 작은 스피커 두 조를 SRI-2에 물려 놓았다면 A-B 전환 버튼으로 손쉽게 원하는 스피커로 전환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모니터 컨트롤러의 느낌이 난다.

 헤드폰 출력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필자가 사용 중인 HD600을 물려도 잘 재생한다. Babyface Pro의 그 느낌은 아니지만 거의 흡사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개인 작업용으로 사용하기엔 충분하다. 

메인 볼륨 노브. 알루미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신경 쓰였던 메인 볼륨 노브다. 볼륨 노브 역시 금속으로 되어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심지어 테두리에는 애플에서 보던 다이아몬드 컷으로 마무리되어 있다. 이전에 필자가 사용하던 Scarlett 2i4(1세대)의 플라스틱 노브보다 훨씬 마음에 든다. 금속 노브지만 손으로 잡았을 때 테두리에 고무 돌기 처리가 되어 있어 차갑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고무 돌기 덕분에 손에서 헛돌지 않는다. 노브를 돌리는 느낌은 Babyface Pro보다 훨씬 무겁다. 그러나 부드럽게 돌아간다. 다만 아쉬웠던 점을 꼽자면, 노브를 돌렸을 때 Babyface Pro처럼 걸리며 돌아간다는 느낌이 없다는 점이다. 노브를 돌릴 때 단계별로 걸리며 돌아갔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Input 게인 및 Hi-Z 버튼

 인풋 게인 노브 및 Hi-Z 전환 버튼이다. 불이 들어오면 Hi-Z가 켜지고, 꺼져 있으면 일반 라인 레벨로 신호를 받는다. 위에서 언급했듯, 팬텀 파워는 통합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건드릴 수 있는 것들이 적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면 게인 노브의 조절인데, 어느 쪽으로 돌려야 출력이 높아지는지 표시되어 있지 않는다. 대부분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좌에서 우로 돌리면 게인이 높아지는 구조지만, 가끔 반대의 경우도 있으니 확실히 표시해줬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다음은 SRI-2를 직접 조작하는 영상이다. 외장 악기를 연결하여 레코딩하진 않지만 어떤 식으로 SRI-2를 조작하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감상하면 좋을 듯 하다.


컴퓨터 연결 (Windows 10에서)

 Windows 10에서 원활하게 SRI-2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오디오 인터페이스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한다. 드라이버는 Fluid Audio 홈페이지의 Download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최신 펌웨어 역시 같은 곳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다.

드라이버를 맞게 다운받아 실행하면, SRI-2의 모습이 프로그램 옆에 보인다.

 드라이버를 실행하는 데 특별히 재부팅을 요구하진 않는다. 그냥 Next를 누르면 재부팅 없이 드라이버 설치가 끝난다. 막 눌러도 부가적인 프로그램이 설치되지 않으니 빠르게 설치를 마무리짓자.

컨트롤 패널 - 상태 / 컨트롤 패널 - 포맷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컨트롤 패널을 띄우면 가장 먼저 맞이해주는 건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현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창이 나타난다. 현재 사용 중인 오디오 장비의 이름과 현재 샘플링 레이트를 보여주는데. 주목해야 할 점이라면 짙은 회색 처리된 오디오 장비 선택 칸 바로 옆에 다른 장비를 선택할 수 있게끔 작은 화살표가 있다는 점이다. SRI-2가 Fluid Audio의 첫 번째 오디오 인터페이스인 만큼 후속 오디오 인터페이스 역시 통합 드라이버로 관리하지 않을까? 

 상태 확인 창 바로 옆에는 지금 설정되어 있는 입력 포맷 및 출력 포맷을 설정할 수 있는 포맷 항목이 있다. SRI-2는 최대 192kHz / 24Bit의 레코딩을 지원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다. 포맷은 DAW 내부에서 변경할 수도 있지만 오디오 드라이버 내부에서도 변경 가능하다. 레코딩에 맞춰 16Bit나 24Bit로 세팅한 후 사용하면 된다. 

컨트롤 패널 - 버퍼 세팅

 다음으로는 버퍼 세팅이다. 버퍼 사이즈의 개념을 어려워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이해하고 나면 쉽다. 버퍼 사이즈는 오디오 샘플들을 담아 보내는 택배상자라 생각하면 된다. 32 Sample로 설정될 경우엔 샘플이 32개 채워지면 신호를 전송하고, 512 Sample로 설정되면 샘플이 512개 차면 신호를 전송한다. 다만 버퍼 사이즈가 작게 설정되면(32 Sample) 실시간 전송에 가깝게 신호 전송이 이루어지지만, 그만큼 샘플을 전송하는 빈도가 늘어나기 때문에 CPU의 사용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버퍼 사이즈가 높게 설정되면(1024 Sample) 약간의 지연이 발생하지만 CPU의 사용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악기 및 보컬 레코딩 시에는 버퍼 사이즈를 낮게 설정하고, 믹스 및 후작업을 할 때는 버퍼 사이즈를 높게 작업하곤 한다. 상황에 맞게 적절히 조절하자.

컨트롤 패널 - 볼륨

 마지막으로 볼륨이다. 다른 항목과 다르게 유일하게 직관적이지 않다. 일일히 인풋 및 아웃풋을 누르고, 페이더를 조절한 뒤, 닫아야 한다. 그냥 페이더를 채널 밑에 표시하고 인풋 / 아웃풋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바꿀 수 있었다면 훨씬 직관적인 구조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Windows 10 환경에서의 Sample 레이턴시 비교

 Windows 10에서 SRI-2의 Sample 레이턴시 값은 다음과 같다. 비교를 위해 현재 필자의 메인 인터페이스인 Babyface Pro의 값도 같이 첨부한다. (44.1kHz / 256 Sample 기준)

컴퓨터 연결 (macOS에서)

macOS에서의 Sample 레이턴시 비교

 macOS에서의 세팅은 윈도우와 다르게 너무 간편하다. OS 단에서 CoreAudio를 지원하기 때문에 별다른 드라이버 설치 없어도 컴퓨터에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연결하고, DAW를 켠 후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SRI-2로 잡아주기만 하면 작동한다.

 macOS 상에서 SRI-2의 레이턴시 값은 다음과 같다. 비교를 위해 현재 필자의 메인 인터페이스인 Babyface Pro의 값도 같이 첨부한다. (44.1kHz / 256 Sample 기준)


Conclusion.

필자의 작업 환경에 SRI-2를 놓아두었다.

 결론을 내기 앞서, 필자는 제품을 받기 앞서 SRI-2의 성능이 Focusrite Scarlett 2i2와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직접 사용하면서 필자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확인했다. 비슷한 게 아니라 오히려 훨씬 나았다. 서문에서 필자는 4가지의 질문을 던졌다. 나름대로 고심하여 던진 질문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정말 질문들이 형편없었다. 그래도 답을 해야 하니 결론 전에 답하도록 하겠다.

Q. SRI-2는 정말 휴대성이 좋은가?

 -> 무게 때문에 가방이 필요하겠지만 외부에서 사용할 때 문제 없을 듯하다. 모바일 환경을 지원하니 컴퓨터가 없어도 OK다.

Q. 다른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찾아볼 수 없는 SRI-2의 특징은 무엇인가?

 -> 스피커 A-B 스위칭을 지원하는 20만원짜리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거의 없다.

Q. 동 가격대에 있는 Audient ID4나 Focusrite Scarlett 2i2 말고 이걸 선택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 스피커 A-B 스위칭이 필요하거나 튼튼한 하드웨어 빌드가 필요하다면 SRI-2를 사라. 큰 노브를 좋아한다면 금상첨화다. 필자라면 Audient ID4나 Fluid Audio SRI-2 중 고민했을 듯 하다. 일단 2i2보단 좋다.

Q. 그밖에 만족한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 포지션이 모니터링 컨트롤러랑 겹치는데 왜 모니터링 컨트롤러로 못 쓰는지 모르겠다. 차기작에서는 제발 쓸 수 있게끔 개선해줬으면 좋겠다.

필자의 작업실과 Fluid Audio SRI-2

 대망의 결론이다. Fluid Audio의 첫 번째 오디오 인터페이스, SRI-2는 무척 괜찮은 장비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로는 크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번째 이유로는 외관 및 디자인이 정말 튼튼하게 뽑혔다. 필자가 장비를 선택하는 기준들에는 장비들이 가지고 있는 스펙이라던가 가격들도 있지만 디자인도 한몫한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훨씬 좋은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걸 구매하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페이스북에 테스트 중 사용기를 올린 적이 있었는데 필자의 지인들은 정말 괜찮아 보인다고 평을 남겼다. 디자인만 그런 것이 아니고 하드웨어 빌드 자체도 견고하다. 필자가 나름 장비를 살살 다룬다고 하지만 노브를 돌리거나 헤드폰 단자를 빼고 다른 헤드폰을 연결하는 등 많이 만져서 헐거워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다. 그러나 작업을 하는 동안 노브들은 잘 버텨주었다. 하드웨어적 완성도는 매우 마음에 든다.

 여담이지만, 이런 디자인이라면 "모니터 컨트롤러로 쓸 수 있게끔 단독 작동할 수 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빅-노브를 채택한 장비 중 Mackie의 'Big Knob'이라는 모니터 컨트롤러가 있는데 SRI-2와 정말 흡사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스피커 A-B 스위칭 기능도 모니터 컨트롤러에 들어가 있는 기능들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Fluid Audio가 모니터 컨트롤러 기능을 넣어주지 않은 게 의아하다. 혹시 SRI-2의 후속 오디오 인터페이스에는 추가시켜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 스피커를 주로 만들던 회사니까 솔직히 기대할 만하지 않은가. 

 두 번째 이유로는 첫 번째 이유와 약간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 손이 자주 가는 곳에 필요한 노브와 버튼들이 있어 작업 시 효율이 좋았다. 앞서 언급했지만 필자는 헤드폰 노브와 다이렉트 모니터 노브(Dim 기능)를 자주 사용했는데, 손을 올리면 그 곳에 노브가 있어 빠르게 조절할 수 있었다. 이는 필자가 Babyface Pro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만족감과 동일하다. 가운데의 스피커 노브로도 헤드폰 볼륨을 조절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세 번째 이유로는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버의 안정성이 좋았다. macOS야 그렇다 치더라도 Windows 10 환경에서 무거운 프로젝트를 돌려도 약간의 레이턴시만 발생할 뿐, 문제없이 잘 작동했다. Studio One에서 지원하는 Background Audio Release 기능도 문제없이 작동했다. 가끔 iTunes에서 음악이 재생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지만 재연결하면 곧장 해결되었다. 지금도 괜찮지만, 펌웨어나 드라이버 업데이트로 더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물론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팬텀 파워가 통합이라는 것과 Windows 드라이버 구성 중 일부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점들이 있지만, 일단 SRI-2가 20만원 초반의 가격을 가지고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이기 때문에 감안할 만 하다. 본문에서 지속적으로 Babyface Pro와 비교를 했지만, 그렇게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건 그만큼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저가형이라도 상향평준화되었다는 게 아닐까.

 오디오 인터페이스들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적절한 예산과 시도할 마음만 있다면 음악이나 방송을 시작하기 좋은 세상이 왔다. 무한한 창의력과 새로운 시도를 위해 원대한 한 발짝을 내딛으려 하는 당신에게 분명 SRI-2는 훌륭한 가이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한 줄 요약

"20만원 초반의 모니터 컨트롤러+오디오 인터페이스가 합쳐진 올인원 장비"

본 글은 '브이티쥐' 으로부터 제품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그러나 필자의 의견이 100% 반영되어 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