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E] 갤럭시 노트 5 Pearl White

2015. 10. 1. 19:46Journal/INTroduCE

Before INTroduCE...

 사람의 욕망은 장소, 시기를 가리지 않고 발현되는 모양이다. 이전부터 좀 기행을 잘 벌였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저지르고 나서야 알았다. 9월 13일 즈음, 필자는 휴대폰을 바꿨다. 필자가 지금 군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기존에 사용하던 넥서스 5도 충분히 좋은 기기라 만족하고는 있었지만 사용 기간이 1년을 넘어가다 보니 슬슬 질렸던 모양이다. 어차피 약정도 얼마 안남았겠다, 마침 좋은 조건이 등장해 출시한 지 불과 1달 밖에 되지 않은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5를 구입하게 되었다.

 사실 이번 갤럭시 노트 5가 필자에게 있어선 본격적으로 사용하는 첫 삼성 스마트폰이다. 지금까지 필자가 사용했던 스마트폰들은 펜택의 베가 아이언 2, LG의 G2와 Nexus 5, 소니의 엑스페리아 Z2, 카시오의 Gz.One같이 하나같이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았던, 그러나 자신만의 독특한 장점들을 어필하던 기종들이 대부분이다. 삼성 폰은 초기 모델인 갤럭시 S와 넥서스 S, 그리고 노트 1을 제외하곤 잠깐 만져본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최근 삼성 폰의 발전을 직접 체험해볼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모두가 반신반의하던 펜의 활용도를 어느 정도로 이끌어냈는지 충분한 사용 시간을 가지고 차후 소개하도록 하겠다. 이번 포스팅에선 언박싱을 중점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Box Design


 요즘 삼성 박스 디자인은 제품 실 이미지를 박스에 박기보단 제품 이름을 큼지막하게 박는 거라고 들었다. 갤럭시 노트 5는 삼성의 박스 디자인 철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말할 수 있다. 기존의 삼성 패키징과는 다르게 하얀색 박스에 회색으로 제품 이름이 인쇄되어 있다. 상단 측면부터 박스 옆까지 제품 컬러를 상징하는 작은 이미지가 눈에 띈다. 필자는 펄 화이트를 구매했기에 하얀색 이미지가 인쇄되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과거, 네이처 UI를 표방하면서 썼던 나무물결 모앙 박스가 삼성 박스 디자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현재의 디자인은 좀 밋밋하다고 생각한다.

 면엔 제품의 스펙이 간단하게 인쇄되어 있다. 제품 스펙이야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터넷 정보를 통해 접했으리라 생각하고 넘어가겠다. 필자의 눈에 가장 눈에 띄었던 스펙을 꼽자면 무선 충전과 4GB 램 탑재다. 무선 충전은 사실 갤럭시 S3에서부터 지원했던 기능이었다. 잘 안 알려졌고 최근 기종부터 본격적으로 들어갔을 뿐이지... 삼성이 Qi 방식 무선 충전 대신 자기 유도 방식을 계속해서 밀고 나간 게 이유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자세한 이유는 삼성 관계자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결국 삼성은 S6 부터 자기 유도 대신 국제 표준인 Qi를 본격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4GB 램 탑재는 드디어 64Bit 칩셋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첫 발판이라는 것에서 의의점이 있다. 아이폰 5S를 통해 64Bit 시장을 처음 열어제낀 애플이 정작 램은 1GB밖에 박지 않은 탓에 주도권을 잡을 기회를 놓쳤다. 안드로이드도 대세를 따라 64Bit를 지원하게 되었고 ASUS의 ZenPhone이 처음으로 램 4GB를 가져가게 되었다. 삼성은 갤럭시 S6부터 64Bit를 지원했지만 갤럭시 노트 5와 S6 엣지+ 부터 제대로 4GB 램을 넣음으로서 본격적인 64Bit 환경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모바일이던, PC 환경이던 램은 무척 중요하다. 램은 책상이다. 책상이 넓으면 올려놓을 것도 많아진다. 램이 많을수록,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백그라운드로 돌릴 수 있다. 그런데 갤럭시 S6에 있었던 램 누수가 수정되지 않은 5.1.1 리비전 2를 사용했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실제로 사용해봐야 판단할 수 있을 거 같다.

UnBoxxing


 박스를 위로 들어내면 영롱한 스마트폰의 모습이 나타난다. 이 순간이 휴대폰을 사용하는 순간 중 가장 마음에 든다. 폰과의 첫 만남은 언제나 설렌다. 폰 구매 당시, 차주에 실버 색상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접했고, 모두가 골드 색상이나 블랙을 선택했는데 필자는 굳이 화이트를 선택했다. 화이트는 원래 사용했던 베가 아이언 2의 색이 화이트 골드였기에 정신적(?) 계승을 의하는 색이기도 하고 가장 지문이 묻어도 눈에 띄지 않는 색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삼성이 화이트 칼라는 잘 뽑아낸다.

 폰을 들어내고 나니 간단 사용 설명서와 유심 추출 핀이 위치하고 있다. 갤럭시 S6부터 배터리 일체형으로 바뀌었기에 추출 핀은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간단 사용 설명서는 안 읽어봐도 된다. 직접 만져보면 대부분 다 해결된다.

 하지만 대다수의 스마트폰이 간단 사용 설명서를 넣으면서 상세 설명서는 다운로드 방식으로 바꾸는 방식을 취했기에 펜을 거꾸로 꽂는 등 자잘한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가끔은 갤럭시 S에 들어있던 거대한 설명서가 그리워진다.

 구성품은 단촐하다. 패스트 차지를 지원하는 충전기, USB 2.0 케이블, 식물좀비 이어폰, 그리고 펜 추출 도구 및 예비 심이 들어있다. 이전부터 구성품이 간단해지고 있단 생각은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단순해질 수 있다니. 경쟁 회사끼리 왠지 모르게 닮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First Look

 한때 필자가 아이폰을 사용했었을 때엔, 일종의 '아이폰 우월주의'에 빠져있었다고 생각했다. 모든 스마트폰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려는 노력 대신 아이폰의 느낌을 표절하고 자신의 것으로 이용했다라 생각했다. 삼성은 갤럭시 S때 아이폰의 디자인을 모방하며 시작하다 갤럭시 S2 이후부터 자신만의 디자인을 찾으려 다양한 시도를 시작했다. 이전부터 자주 애용하던 물방울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부터 잡스가 혐오했던 스타일러스 도입까지. 거의 손 댈 수 있는 대부분의 것에 손을 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중에선 실패했던 것도 얼추 있었지만 대체로 삼성은 성공했다. 그 중 노트 시리즈는 펜의 활용도를 과거 윈도우 모바일 시절의 활용도 그 이상으로 끌어올림으로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새로운 모습, '패블릿'을 등장시키는 주요 공신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스마트폰에 스타일러스 펜이 내장되는 경우가 갤럭시 노트 시리즈의 흥행 이후로 많이 보이니 말이다.

 노트는 그래서 선구자의 역할을 해 왔다. 기능이나 디자인으로나 다양한 방면으로 말이다. 어찌 보면 본가인 갤럭시 S 시리즈보다 진정한 플래그십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하지만 노트 5로 넘어오면서 이러한 역할은 상대적으로 덜해진 느낌이다. 삼성의 숨고르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번 노트 5는 갤럭시 S 시리즈와 성능적으로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그래도 노트는 노트. 노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느낌과 삼성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이 어떻게 맞물렸는지 간단나게나마 살펴보도록 하겠다.


 폰을 꺼내 들었는데, 거대하다. 그런데 그렇게 크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필자가 사용 중인 소니 외장 배터리 CP-V5보다 약간 더 긴 정도다. 언뜻 보면 이전에 사용했던 베가 아이언 2와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삼성 로고 붙은 베가 아이언 2 같은 느낌이랄까. 전면부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부분을 찾자면 거대한 홈 버튼과 상단의 조도센서, 그리고 전면 카메라다.  홈 버튼이 전작보다 좀 커졌다. 애플처럼 홈 버튼에 에어리어 방식의 지문인식 센서를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LED 라이트는 조도 센서 바로 왼쪽에 숨겨져 있어, 작동하기 전까지는 확인하기가 어렵다. 전면 카메라는 500만 화소로 상향되었다. 조리개 크기도 F/1.9로 늘어 좀 더 넓은 화각을 자랑한다. 셀카족에겐 반가울 만한 소식이다. 

 상단부를 좀 더 확대해서 찍어보았다. 삼성 특유의 땡땡이 스피커와 조도센서, 그리고 전면 카메라가 눈에 띈다. 아무런 각인이 되어 있지 않은 베가 아이언 2를 사용하다 보니 삼성 로고가 낮설지만, 슬슬 적응할 거 같다.


 하단부다. 아이폰에서 보던 띠가 눈에 띈다. 상단에도 비슷한 띠가 그어져 있는데, 안테나 라인인 걸로 추정하고 있다. 모 회사처럼 금속을 통째로 안테나로 사용하는 방법은 아직까지 무리인가 보다. 애초에 그 회사는 한국 한정으로만 폰을 팔았으니...

 희미하게 보이지만 3.5파이 단자가 아래로 내려왔다. 개인적으로는 위에 있는 게 좋았지만... 뭐 어때. 아이폰 5와 5S를 쓰던 경험을 되살릴 수 밖에. 우측에는 노트의 상징, S펜이 위치하고 있다. 떨어뜨리면 혼자 튀어나갈 거 같다.

 이렇게 보니까 홈 버튼이 정말 거대하다. 에어리어 방식의 특징인지, 아니면 그냥 큰 건지 모르겠다. 그나저나 만날 뒤에 달렸던 지문 센서로 락을 풀었는데 아이폰처럼 회귀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거 같다.


 전면은 충분히 봤으니 폰을 뒤집었다. 하얀 뒷면이 먼저 보이고 다음에 보이는 건... 추노마크다. 나중에 케갈이를 해서라도 'Band LTE'로 바꿔버리고 싶은 충동이 든다. 안 예쁘다. 이 예쁜 폰에 뭔 짓거리를 해 놓은 거냐. 유플러스도 좀 예쁘게 추노마크를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 건가. 이전의 LTE 8이 예쁘다고 생각이 들 정도다.

 여하튼 후면에 위치해 있는건 딱 3가지 뿐이다. 후면 카메라, 플래시, 그리고 심박 센서. 카메라는 또 튀어나왔다. OIS가 들어가서 튀어나온 건 알겠지만 기스 잘 날 거 같다. 살 때 투명 케이스가 딸려와서 끼워보니 나름 균형이 맞았다. 케이스 사용 확정. 카메라가 튀어 나온 것 역시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갤럭시 노트 4에선 카메라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던 심박 센서가 갤럭시 S6 처럼 카메라 옆으로 이동했다. 이게 더 깔끔하고 손가락을 올려놓기 좋은 건 알겠지만, 잘못 손가락을 위치해서 카메라가 지문 투성이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심박 센서는 처음부터 필름이 붙여져 있어 신경쓰지 않아도 될 거 같다. 처음엔 붙여져 있는지도 몰랐었다. 안 떨어지게 잘 관리하자. 유리 위에 찍혀진 지문들은 보기가 싫다.


 유리 바디라 깔끔하다. 갤럭시 S6 디자인을 처음 보았을 때 '드디어 삼성이 디자인을 하는구나'라 생각을 했는데 그 디자인 그대로 노트에 적용되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물론 내장 배터리라는 커다란 단점이 있지만 넥서스 5도 내장 배터리고 아이폰도 내장 배터리니까. 다시 외장 배터리 생활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그럴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Close... Not Yet.

 노트 5를 사용한 지 벌써 15일이 넘어갔다. 이걸로 사진도 찍고 게임도 하고 애니도 보고 다양한 활동을 한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느끼는 건 '진짜 이 폰 잘 샀다' 란 생각이었다. 부모님도 이 폰을 사용해보시고 무척 마음에 들어하셨다. 폰을 뺏길 거 같다는 안 좋은 느낌이 들긴 하지만... 갤럭시 노트 5는 펜의 활용도 하나의 매력 요소로 작용하지만 갤럭시 S6에 들어가 있던 여러 킬러 콘텐츠과의 조합이 굉장히 잘 된 폰이라 생각한다. S6에서의 단점도 최대한 보강하고, 장점은 더욱 살리고. 모두가 노트 5를 보고 차기작을 위한 쉬어가는 단계라 생각했지만, 쉬어가는 단계가 아니고 오히려 이전보다 더 발전했다는 느낌을 감출 수가 없다.


오늘은 여기까지.

RE:Vu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