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3. 23:30ㆍJournal/RE:Vu
처음으로 스마트폰 충전 크래들을 쓴 때는 언제였을까. 아이폰 3GS가 한국에서 처음 출시되었을 때, 그때 폰을 구매했던 대리점 사장님이 챙겨준 저렴한 짝퉁 도킹 스테이션이 처음이었을 거다. 그 이후에는 iWalk 1500을 사니 사은품으로 준 그냥 거치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으로 넘어온 최근에는 STARK LED Sterilizer에 딸려온 번들까지. 필자의 스마트폰 역사에는 충전 크래들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 아이폰을 접하고, 주변 기기를 구매하러 애플 매장에 갈 때마다 아이팟과 스피커가 하나 되어 작동하는 충전 크래들의 모습을 필자는 동경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필자의 마음 속에 남아 있던 애플의 이미지들은 라이트닝 단자를 도입한 이후로부터 그저 그런 것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충전 크래들을 향한 동경은 조용히 마음 속에서 사라졌다.
몇 주 전, 아버지가 S7용 충전 크래들을 구매하셨다. 자신이 쓰시려고 구매하신 걸로 추정되지만 이미 아버지께는 고속 무선 충전이 되는 정품 크래들을 가지고 있었다. 자연히 S7용 충전 크래들은 관심 밖으로 멀어지며 도태되었고, 곧 필자의 손으로 인계되었다. "안 쓰니까 버리기엔 그렇고 고로 너 써라" 란 의도가 다분하지만 기분은 무척 좋았다. 과거에 느꼈던 설레임들이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TEMEI란 중국계 회사에서 제작된 충전 크래들, 정식 명칭은 'TEM-DZ90'이다. TEMEI는 과거 HTC One 충전 크래들 및 삼성 외장 배터리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크래들, 그리고 배터리의 길이와 상관 없이 삼성 스마트폰의 배터리라면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 충전기를 만든 회사다. 이름만 안 알려졌지, 배터리 충전기 및 충전 크래들 분야의 전문이라 봐도 무방하다. TEM-DZ90은 제품에 따라 다양한 파생형이 나눠지는데, LG G5의 경우 스마트폰과 배터리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충전 크래들의 전면 모습이다. 스마트폰 연결을 위한 Micro 5 Pin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좌측에 전원이 들어오면 파란색 LED가 점등한다. 색상은 하단부는 회색, 상단부는 검정색으로 처리해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아무런 스티커가 붙어있지 않았다는 점에서 점수를 좀 더 주고 싶다.
후면의 모습이다. 살짝 홈이 파여 있는 게 보이는데, 사실 의도한 것이 아니다.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파생형 모델들의 경우, 홈이 파여진 부분에 배터리 충전 단자가 들어 있다!. 하지만 S7 엣지는 내장형이기에 디자인적인 부분도 살릴 겸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
TEM-DZ90의 바닥에는 모델명, 정격 출력 전류/전압, 그리고 제조국가가 인쇄되어 있다. 졍격 출력 전류/전압은 5V / 2A다.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고무 처리가 되어 있다. 고무들을 떼어내면 분해를 할 수 있지만 다시 조립하기 귀찮기에 생략하겠다.
충전 크래들에서 갤럭시 S7 엣지 전용 커버를 떼어낸 모습이다. 만일 노트 5 커버를 가지고 있다면 커버만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사실, Note 5 전용 커버를 끼우지 않아도 사용할 수는 있다. 왜냐하면, 케이스를 끼운 채로 크래들에 꽂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지만 고정이 되는 수준은 된다.
전원을 연결했다. 고속 충전이 된다. 물론 충전 크래들에 연결된 충전기가 Adaptive Charge가 지원하는 정품 충전기인지라 저런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직접 연결을 한 것이 아니라 충전 크래들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이상하다.
의구심을 확인하기 위해 전류/전압 측정기를 꽂아보았다. 놀랍게도 바닥에 표기된 정격 전류/전압을 넘어서는 출력값을 보여주고 있었다. 정확히는 8.95V / 1.64A로, Adaptive Charge 정격 출력값이다. 바닥에 분명히 5V/2A를 지원한다고 해서 제한이 될 줄 알았는데, 그 이상의 전압을 지원할 줄은 예상치 못했다. 아무래도 충전 크래들 내부 회로에는 전압/전류를 거르지 않는 안전 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듯 하다. 직접 뜯어보지도 않았고, 회로 볼 줄 아는 공돌이도 아니어서 자세한 설명을 못 해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ConClusion!
충전 크래들을 마련하고 나서 책상 정리를 다시 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아무데나 굴러다니던 스마트폰이 제 자리를 찾은 것 마냥 자언스럽게 위치해 있음을 볼 수 있다. 충전 크래들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의 차이는 엄청났다. 3.5파이만 지원했어도 완벽했을텐데. 어차피 음악은 사이드싱크를 통해서 들으니 상관은 없으려나. 오랜 목표를 이룬 느낌이라 무척 만족스럽다. 다만, 이걸 설치하고 나니 Quick Charge 2를 지원하는 USB 허브가 절실히 필요해졌다. 지금 쓰고 있는 iptime UH308로는 출력이 제대로 나오질 않는다. 그런데 그런 USB 허브를 판매하고 있나? 잠깐만.... 그럼 왜 샬균 충전기를 산 걸까.
TEMEI TEM-DZ90
- 충전 크래들 / 배터리 충전기로 유명한 회사에서 만든 충전 크래들.
- 껍데기 우려먹기가 있지만 디자인은 준수한 편.
- 전류제한 칩셋이 없어 전류를 그냥 전달하니 주의할 것.
- 스마트폰마다 모델이 다르니 잘 알아보고 구매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