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1. 22:17ㆍJournal/INTroduCE
오랜만의 내돈내산 제품 소개다. 이번에는 휴대폰 케이스다. 뭔 휴대폰 케이스냐 할 수 있지만 해외 직구로 구입했다. 지금까지 필자가 사용 중이었던 케이스는 슈피겐의 클래식 C1 맥핏이라는 레트로 디자인의 케이스였다. 처음 아이폰 16 프로를 구매했을 때 산 케이스인 데다 디자인도 예쁘고 나름 튼튼해서 바꿀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지만 의외의 단점이 있었다. 그립감이 참 애매했다. 게다가 생각보다 미끌거려서 손에서 놓치는 일이 자자했다. 그래서 맥세이프 그립을 붙여서 쓰는 등 여러 가지 강구책을 내봤지만 시즌 5번째 강화유리필름이 같이 깨져버린 시점에 필자의 인내심이 바닥나고야 말았다. 구매는 충동적으로 진행되었다. 제정신이었다면 달러가 비싼 이 시점에 강화유리필름 포함 79.9달러라는 큰 거금을 주고 사진 않았겠지. 그러나 이미 일은 일어나 버렸고.. 2주 이상의 인고의 기간을 거쳐 드디어 손에 들어왔다. 뭔 케이스길레 그렇게 오래 걸렸냐고? 아마 못 들어본 브랜드일 가능성이 높다.

필자가 구매한 케이스는 dBrand라는 캐나다 회사의 제품이다. 이 회사는 시작이 조금 특이한데 케이스보다 기기 랩핑 스티커로 시작한 회사다. 기기 랩핑 스티커를 팔다가 이제 케이스 만들어볼까? 강화유리도 만들까? 하다가 지금에 이르게 된 특이한 이력이다. 아직도 주력 상품은 기기 랩핑 스티커라 계속해서 새로운 기기 랩핑 디자인이 출시되고 있다. 또, dBrand는 특이한 설정이 있다. 물론 미국식이긴 한데 "자기들이 로봇이며 사용자들을 믿지 않는다" 같은 설정을 꾸준히 밀고 여기에 맞춰 제품을 출시한다. 유튜버들과 같이 협업도 자주 하고 있어 콜라보 케이스 및 기기 랩핑 스티커 등을 계속해서 내고 있다. 대표작은 Teardown이라 하는 기기 랩핑 스티커 및 휴대폰 케이스인데 평소 휴대폰을 부수는 걸로 유명한 유튜버, JerryRigEverything과 협업하여 마치 기기를 분해한 걸 보는 듯한 디자인이 일품이다. Geek한 느낌이 있는 디자인이라 아는 사람들만 아는 브랜드였지만 2023년 있었던 케이스티파이 디자인 도용 사건으로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게 되었다.
그래서 대체 뭘 샀길레 79.9달러나 줬냐? 강화유리필름 2장과 러기드 케이스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최근 필자는 휴대폰을 떨어뜨려 강화유리 등이 파손되는 점에 꽤 진절머리가 나 있었다. 그래서 디자인 상관없이 보호력에 모든 걸 투자한 케이스를 원했고, dBrand의 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구매하고 나서 알았는데,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케이스다. 이름은 Tank. 이름처럼 극단적인 보호력과 투박한 디자인이 일품이다. 거기에 dBrand 특유의 이스터 에그 등이 들어가 있어 러기드 케이스이면서 나름 디자인을 챙긴 디자인이 특징이다.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현재로서는 아이폰 16 프로/프로 맥스 시리즈와 17 프로/프로 맥스 시리즈, 갤럭시 S 25 울트라 이후 제품만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나중에는 지원하는 제품군이 늘어나겠지만 현재로서는 힙스터를 위한 휴대폰 케이스라는 조건이 완벽히 부합한다. 다만 Tank 케이스 출시 초기에는 버튼이 잘 눌리지 않는 등 QC 이슈가 있었다. 꽤 큰 이슈였는지 지금도 Tank 케이스를 검색해 보면 정보가 꽤 나온다. 지금은 어느 정도 생산이 안정화되었기에 QC 관련 이슈는 특별히 보고되지 않았다. 필자는 5월 15일에 Tank 케이스와 Prism 강화유리필름을 주문했고 약 13일이 지난 5월 28일에 제품을 받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아예 정보가 없어 정보 공유 겸 리뷰를 남기려 한다.
Before Buy...
dBrand 케이스 및 기기 랩핑 스티커를 구매할 때 미리 알아둬야할 점이 있다. dBrand는 한국 총판이나 판매처가 전혀 없다. 있더라도 구매대행업체뿐이다. 즉 무조건 공식 사이트에서 직구를 해야 한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그런 직구를 생각한다면 굉장히 오산이다. ARAMEX라고 하는 처음 들어보는 택배회사로 오는 데다가 굉장히 느리다! 거기에 개인통관번호가 필요하고 통관대행수수료가 발생한다. 주문할 때 큰 각오를 해야 한다. 필자도 페덱스 같은 걸 쓰겠지 하고 방심했다가 굉장히 긴 인고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만일 아래의 리뷰를 읽고 한번 써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구매하길 권장한다. 필자가 구매한 옵션을 아래 링크에 남겨놓겠다.
Unboxing

구매 후 약 2주라는 인고의 시간 끝에 캐나다에서 발송된 택배가 필자의 작업실로 도착했다. 먼저 눈에 띄는 게 하나 있는데, 포장지가 매우 독특하다. 다른 리뷰를 확인해보니 dBrand의 패키지는 저런 독특한 포장지에 담겨서 온다고 한다. 컨셉질에 진심인 기업은 포장지부터 다르다.

포장재 안에는 필자가 주문한 2개의 패키지가 들어 있다. 하나는 강화유리필름 Prism, 다른 하나는 러기드 케이스 Tank다. 왼쪽이 Prism이고 오른쪽이 Tank다. 박스가 평범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 포장지의 톤 앤 매너를 계속 이어오는 게 영리하다는 생각이다.
Prism 2.0

케이스 교체도 시급하지만 사실 필자에게 가장 시급한 건 강화유리필름이었다. 저번 휴대폰 드랍으로 인해 사용 중이던 강화유리필름이 박살이 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해외 배송으로 도착이 굉장히 늦어지면서 매일매일 전전긍긍하며 조심조심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서 강화유리필름을 먼저 폰에 붙이고 시작할까 한다.
dBrand에서 판매하는 강화유리필름의 브랜드는 Prism, 현재는 개선판인 Prism 2.0이 출시되었다. 강화유리필름이 뭐 그렇든 평범한 강화유리필름이지만 dBrand 특유의 컨셉질이 여기서도 보인다. 기본적으로 2개의 강화유리필름을 중심으로, "글을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부착 설명서"와 "글을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QR"을 배치해 두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글을 못 읽는 사람들은 QR도 못 쓸 게 뻔하니 픽토그램으로 적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뭐 그러려니 한다.

강화유리필름을 휴대폰에 부착하기 전 내부 구성품들을 슥 꺼내보았다. 클리닝 키트 1세트와 부착 가이드가 포함되어 있는 강화유리필름이 전부다. 사실 필자는 강화유리필름의 부착 가이드 시스템이 매우 궁금했다. 영상을 보면 다들 한큐에 깔끔하게 붙이던데 내가 해도 그럴까?라는 의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후기만 남기자면... 반만 깔끔하게 붙었다. 생각보다 강화유리필름의 크기가 작아서 한쪽으로 쏠려서 붙여지는 사태가 있었다. 그런데 그걸 제외하면 굉장히 품질이 좋은 강화유리필름이라 계속 만족하며 쓰고 있다. 물론 재구매는 하지 않을 거다. 강화유리에 5만 원 태우는 사람이 어디 있어.
Tank

그럼 이번 이야기의 시작점인 Tank 케이스를 만나보자. 박스 디자인은 Prism 2.0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지만 유광 인쇄로 Tank 케이스의 디자인을 박스에 인쇄해 놓았다. Apple의 방식인데 전자기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거에 껌뻑 죽을 수밖에 없다. 찾아보니 박스의 이미지는 제품의 실제 크기와 같다고 한다. 미리 대보면서 느낌이 어떨지 한번 알아볼 수 있어 괜찮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슬슬 드는 의문이 있는데, 혹시 측면도 인쇄해 놨을까?

역시나다. 측면에도 제품 디자인이 유광 인쇄되어 있어 굉장히 멋지다. 처음 접하는 브랜드지만 왜 후기들이 생각보다 좋았는지 알 수 있어 보였다.

패키지 뒷면은 평범하다. 제품 바코드와 dBrand 로고, 그리고 메이드 인 캐나다 스티커가 전부다. 휴대폰 케이스로 따지면 이 부분은 디스플레이가 보이는 곳이니 심플하게 구성했다고 보인다.

그럼 이제 오늘의 주인공을 만날 차례다. 하단의 끈을 당겨 박스를 열면 되는데... 엄청 육중해 보이는 케이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옛날에 아이폰 8 시절까지 있던 맥풀 케이스를 보는 느낌도 들 정도로 매우 텍티컬 하다. 카메라 섬까지 전부 덮는 케이스기에 휴대폰에 끼우게 되면 매우 일체감이 좋지 않을까?

Tank 케이스를 박스에서 들어 올리는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어? 왜 가볍지"였다. 러기드 케이스라 해서 전에 쓰던 슈피겐 케이스보다 무거울 거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가벼워서 깜짝 놀랐다. 분명 정보를 찾아보았을 때 다들 무겁다는 후기밖에 없었는데 일반 케이스와 비교해서 그럴 수 있겠구나. 암튼 필자 기준으로는 이전보다 가벼워져서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보람이 생겼다.
두 번째로 든 생각은 "부드러운데 그립감이 의외로 매우 좋다"였다. 사진으로만 보면 매우 거칠어 보이는데 그 정도는 아니고 잘 안 밀리는 무광 플라스틱 느낌이다. 거기에 여려 군데에 파여 있는 홈들 덕분에 케이스를 손에 잡으면 딱 맞게 얹어진다. 심지어 폰을 아래서 받히는 새끼손가락 위치마저 계산한 느낌이다. 지금까지의 케이스는 그게 매우 불편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마음에 든다.

휴대폰 케이스는 외부에서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보호도 중요하다. 그래서 안쪽도 살펴봤는데 특이한 점들이 많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아래의 숫자들 나열이다. 이건 dBrand의 이스터 에그 중 하나다. Tank 케이스에는 이런 이스터 에그들이 곳곳에 섬세하게 배치되어 있어 찾는 재미가 있다. 두번째로 눈에 들어온 건 카메라 섬 보정용 구조물인데 아이폰 17처럼 긴 카메라 섬을 만들어줘 바닥에 내려놓았을 때 흔들림을 최소화했다 한다.

그럼 바로 끼워봐야겠지. 필자의 아이폰 16 프로는 하얀색인데 Tank 케이스를 끼우지 마자 바로 검은색으로 탈바꿈했다. 카메라 섬을 같이 감싸주는 케이스는 처음인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Tank 케이스는 맥세이프도 지원하는데 디자인을 잘 활용해서 티 안 나게 잘 숨겨놨다. 가운데에 섭리의 눈을 넣어놓는 이스터에그가 있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불호다. 텍티컬 한 느낌 하나만큼은 인정해야 한다.

전면부는 이렇다. 테두리 라인이 디스플레이보다 높게 올라와 있어 정면으로 떨어지더라도 어느 정도 평평한 지형이라면 충분히 디스플레이를 보호할 수 있어 보인다. 만약 중간에 요철이 있더라도 강화유리필름이 대신 희생해서 막아주니 조금 더 마음이 놓인다.

왼쪽도 살펴봐야겠지. 손에 잡는 부분들을 전부 부드러우면서도 그립감 있게 요철 처리해 놓아서 신기하게도 계속 만지고 싶은 케이스다. 지질도 탄장에서 쓰일 법한 고밀도 플라스틱이라 적당히 마찰력이 있어 텍티컬 한 느낌을 살렸다. 버튼부도 금속으로 처리되었는데 의외로 매우 잘 눌린다. 더 신기한 건 버튼부가 모듈 형태여서 손상되었거나 마음에 안 들 때 다른 색의 버튼 모듈을 사서 끼우기만 하면 된다. 물론 또 해외직구를 해야 한다.

우측도 살펴보자. 우측에는 전원 버튼과 카메라 컨트롤 버튼이 있는데, 카메라 컨트롤 버튼 때문에 필자가 Tank 케이스를 주문한 이유기도 한다. 아이폰 16부터 들어간 카메라 컨트롤 버튼은 케이스 업체에 있어 애증의 존재다. 카메라 컨트롤 버튼은 손가락을 감지할 수 있는 버튼으로 단순히 버튼만 만든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폰 16시리즈가 막 나오던 초창기에는 해당 버튼부를 뚫어놓고 16 케이스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dBrand Tank 케이스는 기본적으로 카메라 컨트롤 버튼을 지원한다. 거기에 떨어뜨렸을 때 깨지지 않도록 가이드가 양 옆에 배치되어 있다. 역시 비싼 값 하는구나.
Conclusion

dBrand Tank 케이스를 받은 지 약 5일 정도가 지났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 계속 폰 케이스를 만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질감도 독특하고 손에 잡히는 느낌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름처럼 육중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손에 올려놓으면 불편한 느낌보다는 "이건 떨어질 수가 없다"라는 강한 확신이 들면서 손 안으로 말려드는 묘한 감각이 있다. 이건 잡아본 사람들만 알 수 있는 그런 감각일까. 해외에서도 같은 반응을 이야기하긴 했다. 러기드 케이스들이 보통 보호력에 모든 걸 투자했기에 그립감을 많이 포기한 경우들이 많았는데 dBrand Tank는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이게 약 7만 5천 원 정도 하는 케이스이란 말인가. 카메라 컨트롤이나 버튼 조작도 매우 일품이다. 버튼들은 오히려 너무 잘 눌려서 한 번씩 놀랄 때가 있었다. 옛날 아이폰에 있었던 가죽 케이스 버튼들을 누르는 느낌과 거의 흡사하다. 어떻게 이런 부드러움을 구현했는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카메라 컨트롤은 그냥 정품과 동일하다고 느꼈다. 제대로 못 만들면 오작동이 빈번한 게 카메라 버튼인데 이런 부분까지 세심하게 구현했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후면의 맥세이프다. 서드파티 케이스를 사용하는 이유라고 하면 기본 맥세이프 자력이 살짝 아쉬워서 서드파티 케이스로 보강한다는 느낌인데 dBrand Tank는 어떻게 자석 배치를 했는지 몰라도 맥세이프 액세서리가 한번 붙으면 원래 있었던 것 마냥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립톡 하나 잘못 붙였다가 떼는데 큰 고생을 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단점은... 디자인이다. 매우 호불호를 타는 디자인이지 않나. 러기드 디자인은 어쩔 수 없이 디자인이 한정적이다. 우선순위가 제품 보호를 우선으로 두고 있기에 먼저 충격 흡수를 우선으로 하고 이후 디자인을 건드리는 느낌이랄까. 그렇기에 어떤 러기드 케이스던 취향을 무조건 타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거기에 dBrand 브랜드 특성상 광범위한 범위의 설정들이 케이스에 적용되어 있다. 섭리의 눈부터 좌표, 영문 모를 약자들이 dBrand Tank에 한가득 들어있다. 이런 걸 찾아보는 사람들은 좋아하겠지만 필자는 음... 애매하다. 두 번째 단점이라면 구매 과정이다. 케이스나 강화유리필름 퀄리티는 다 마음에 드는데 배송이 참 그렇다. 이건 필자가 한국인이라서 그런 게 크겠지만 2주 걸리는 건 쉽게 참기 어렵다.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위에서 언급했지만 정말로 그렇다. 국내 판매처가 없는 쌩 해외직구 + 관세대행처리비용까지 고려하면 거진 1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지출되었다. 그 돈 주고 살 수 있냐?라고 하면 쉽사리 추천할 수는 없다. 필자의 모험심리+힙스터 기질이 발동하지 않았다면 dBrand Tank는 사지 않았을 거다.

정리하자면 dBrand Tank 케이스는 "제품 보호 및 그립감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은 dBrand의 러기드 케이스"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런 러기드 케이스에 평소 관심이 있고, 최신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면 기변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다만 이 케이스를 위해 폰을 바꾼다는 하지 않았으면 한다. dBrand가 신박한 제품군과 컨셉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신과 어울리는지는 충분히 시간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는 모험이 성공했지만 다른 분들은 아닐 수도 있다. 케이스를 선택하는 여정에 필자의 글이 도움이 되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