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iaomi PowerBank 10000 2nd Gen

2017. 6. 23. 12:22Journal/RE:Vu

최근 보조 배터리를 하나 더 영입했다. 돈 주고 구입한 건 아니다. 마침 휴대폰을 구매했는데 사은품으로 따라왔을 뿐이다. 두꺼운 녀석을 생각했는데 의외로 얇은 녀석이 왔다. 이전에 구매한 20000 2세대(링크) 같은 녀석이었으면 곧바로 중고로 내다 팔았을 텐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고용량/무거운 보조 배터리 하나, 그리고 얇고 적당한 용량의 보조배터리 하나. 이렇게 두 개만 있으면 왠만한 상황에 다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얇고 성능 좋은 보조 배터리는 선택지가 없다. 만약 사은품으로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분명히 언젠간 구매했을 수도 있다. 여하튼 필자에게 샤오미 파워뱅크 10000 2세대가 생겼다.

 xiaomi PowerBank 10000(이하 사오미 10000)은 Mi PowerBank 10400을 시작으로 1번의 옆그레이드와 2번의 대격변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고, 그 와중에 보조 배터리의 거품을 대폭 걷어내고 현재, 싸고 좋은 보조 배터리의 대명사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본 포스팅에서 소개할 물건은 샤오미 10000의 가장 최신형인 2세대다. 2세대로 판올림되며 전작과 달라진 점이라면, 입/출력 단자가 전부 인텔의 퀵 차지 2.0를 지원하고 Mi Band를 위한 저전력 충전(0.5A)을 지원한다, 그리고 샤오미 10000 고급형과 외관상으로 구분이 힘들어질 정도로 디자인 및 색깔이 동일해졌다.[각주:1] 여담이지만, 어쩌다 보니 필자는 샤오미 10000 초기 모델 및 고급형, 그리고 16000 빼고 다 한 번씩 써 봤다. 샤오미 보조배터리 성애자라고 말해도 될 정도다.

First Look.

 샤오미의 새로운 디자인은 20000 2세대 리뷰에서 미리 살펴본 바 있다. 20000 2세대보다 먼저 출시된 물건이지만 10000 2세대 패키징 박스도 샤오미의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이전에는 전형적인 애플의 패키지 디자인이라 생각했었는데 하도 자주 보니 이제는 이게 아니면 이상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과거의 올드하면서도 친환경적인 패키지 디자인이 문득 그리워지곤 한다. 물론 미니멀리즘 열풍이 불고 있는 지금. 디자인 추세를 따라가는 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어쨌건 간에 구형이던 신형이던 깔끔하기만 하면 장땡 아닐까.

 박스 후면에는 간단한 제품 설명 및 정품임을 증명하는 스크래치형 실, 그리고 수입사에서 붙인 KC인증 마크가 제 자리인 양 자연스럽게 붙어 있다. 자세히 살펴보니 배터리는 이미 개봉이 되어 있고, 수입사 이름이 인쇄된 실로 어설프게 재포장이 되어 있는데, 이는 보조 배터리 본체에도 KC마크 스티커를 붙이기 위해 제품을 개봉한 게 틀림없다.

 여담이지만 스티커에도 KC 마크를 붙이는 정성은 보여주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새 제품을 사는 건 제품을 뜯어보는 재미 및 다른 이의 손이 타지 않았다는 점에서 구매하는 거지, 이미 제품에 다른 사람이 손을 댄 물건을 구매하고 싶은 게 아니다. 사은품만 미리 개봉하나 싶어, 추가로 하나 더 구매했는데, 이것도 동일했다. 그냥 샤오미 20000 2세대처럼 미개봉 상태로 놔뒀으면 좋겠다.

 수입사에서 엉성하게 붙여놓은 실을 뜯어내고, 박스를 열어보니 곧바로 주인공이 등장했다. 전면 스티커가 붙어있는 걸 보니 새 물건이 맞긴 맞나보다. 엉성한 실 때문에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던 불안감이 사르르 사라졌다.

 구성품은 다음과 같다. 300mm짜리 USB Type-B 케이블, 중국어로 되어 있는 사용 설명서, 그리고 본체뿐이다. 언제나처럼 있을 것만 있는 간결하면서도 불친절한 구성품이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이라면, 300mm USB 케이블이 2세대에 동봉되는 버전이 아닌 구형 버전이다. 아직 구형 케이블이 재고가 남아있는 듯 하다. 사실 구형이던 신형이던 상관은 없는데 당장은 쓸 일이 없기 때문에 다시 패키지 안으로 되돌려놓았다. 언젠간 필요해져서 꺼낼 거 같지만.

 PowerBank 10000 2세대의 뒷면을 확인하니 역시나 뭔가 덕지덕지 붙어 있다. 하나는 예상했던 KC마크고. 다른 하나는 수입사에서 붙여버린 스티커인데 QR코드와 톡 튀어나온 이상한 정사각형이 보인다. 좌측의 KC 인증 스티커의 경우 제거하기 쉬웠는데, 우측의 수입사 마크는 잘 찢어지고, 스티커 흔적도 많이 남는다. 제발 붙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진짜 얇다. 20000만 들다가 10000을 들어보니 손에 감기는 무게감이 확실히 차이가 난다. 손에 걸리는 부담도 훨씬 적어졌고.디자인도 고급스러운 블랙이다. 물론 실제 색은 블랙이 아닌 살짝 남색 비슷한 색이지만 일단 블랙이라고 치자. 그런데 사람들은 알루미늄 디자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 하다. 아마 알루미늄 디자인이 알려진 게 샤오미 10400 때문일텐데, 모서리 마감이 영 좋지 않아서 필자는 언제나 휴대폰에 언제 기스가 생길지 전전긍긍했다. 그래서 파우치나 실리콘 케이스 등 여러가지를 덤으로 추가 구매했었다. 그러나  2세대에서는 단독으로 사용해도 될 정도로 자잘한 문제들이 많이 사라졌다. 가공면이 10400보다 훨씬 매끄럽고 모서리 부분이 부드럽게 처리되어 있고, 전후면의 Mi 로고가 기존의 레이저 인쇄가 아닌 아예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필자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하는 디자인이다. 유일한 단점이라면, 블랙 색상의 경우, 떨어뜨려서 기스가 발생하면 지나치게 눈데 잘 띈다는 점이다. 다음 번엔 떨어뜨려도 잘 구분가지 않는 실버 색상으로 구매해봐야겠다.

TESTING.

 샤오미 10000 2세대가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지 잠자고 있던 멀티탭과 테스터를 물려보았다. 테스트 장비는 Adaptive Fast Charge를 지원하는 삼성 USB 충전기와 2m 삼성 정품 케이블이다. 샤오미 10000 2세대의 입력부에 연결하니 최대 8.9V, 전압은 0.25A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에선 0.13A가 나왔지만 여튼 0.25A가 나왔다. 일단 9V에 근접하게 전압이 가해지는 걸 보니 퀵 차지 2.0을 지원한다. 전압 역시 샤오미 20000 2세대에서 보여주는 비슷한 측정치를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출력부다. 테스트 장비는 삼성 갤럭시 노트 5, 그리고 앞서 소개했던 2m 삼성 정품 케이블이 사용되었다. 디스플레이를 끄고 보조배터리에 연결하자 곧바로 9V의 전압이 걸리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전류량도 0.23A로 입력부와 거의 동일하다. 즉, 샤오미 10000 2세대는 고속 입출력을 지원하는 보조 배터리다.

Conclusion!

 덤으로 받은 배터리라곤 하나, 필자는 이걸 아주 잘 써먹고 있다. 다른 사람에게도 추천할 수 있을 정도다. 샤오미 10000 2세대를 추천하는 이유는 일단 20000 2세대보다 무게가 가볍다. 샤오미 20000 2세대을 사용하면서 계속 느낀 거지만, 가방에 넣고 다니지 않는 이상 무게가 너무 무거웠다. 지금 필자가 사용하는 폰보다 훨씬 무겁다. 두번째로 다른 보조 배터리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 대 성능비가 괜찮다. 당장 핫트랙스를 돌아다니다 보면 '이게 이 가격을 받아야 하나' 라 의심되는 보조 배터리들이 있다. 인터넷 가격 기준으로 샤오미 10000 2세대는 8,900원에 팔리고 있다. 10,000mAh가 넘는 보조 배터리가 10,000원 이하라는 건 대단한 가성비다. 그리고 여러 번 리뉴얼을 거쳐오면서 많은 사용자들의 신뢰도 또한 얻었다. 그야말로 완벽하다.

 본 포스팅을 완성하기 직전, 필자는 동일한 보조 배터리를 추가로 구매했다. 일단 너무 만족도가 좋아서 하나 더 구매하고 싶었고, 그리고 동생이 사용하던 보조 배터리의 수명이 다했기에 하나 선물하려고 샀다. 재구매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걸 보면 역시 믿음과 신뢰의 샤오미다. 보조 배터리 디자인부터 고오급스럽게 보이지 않는가. 일단 뭐니뭐니해도 가격이 저렴한게 가장 큰 장점이다. 저렴하고 고급스러운데 사지 않고 배길 수가 없다. 혹자는 해외 배터리를 쓰면 국내 내수 어쩌고 저쩌고를 언급하는데 2012년 말에 보조 배터리 가격으로 뭔 짓거리를 했는지 라이브로 본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샤오미를 찬양할 수 빆에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때는 800mAh란 비교적 저용량의 보조배터리도 3만원 하던 시대였으니까. 우리는 상대적으로 좋은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런 시대를 누릴 수 있어 참으로 좋다.

  1. 물론 샤오미 10000 고급형은 입력 단자가 Type-C를 사용하기 때문에 얼추 구분할 수 있다. 그리고 고급형은 일반형과 차별화되는 점으로 로즈 골드 색상이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