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Trek - OPTO Play

 1990년대 후반은 오디오필에게 있어서 PC-Fi로 유명했던 시대였다. 컴퓨터 성능의 발달 및 대대적인 보급으로 인해 CDP 및 카세트에서 들었던 오디오들을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좀 더 적확하고 선명한 음악을 구현하고자 했던 시기다. 이 때 정착된 문화들은 현재까지 발전해 오면서 발전소 전기에 따라 음색이 달라진다거나, 디지털 데이터를 복사하면 열화된다는 등의 개소리를 새롭게 창조해내고 있다. 필자의 아버지는 1990년대 후반, PC-Fi 동호회에 있으면서 여러가지 장비와 라인들을 구매하셨는데, 지금 시대의 물건들보다 좋게 뽑아내는 것들이 종종 나와 필자를 놀라게 할 때가 있다. 군대 전역 후, 물건들을 정리하던 과정에서 발견된 OPTO Play도 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AudioTrek이란 회사는 필자에게 있어 낮설지가 않다. 이전에 데스크탑을 쓸 때 사용했던 5.1ch 사운드카드가 이 회사의 물건이었다. 거기에 간단한 마이크 레코딩을 위해 외장 사운드카드인 Maya EX5도 사용했는데, Focusrite의 2i4로 넘어간 이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요즈음은 AudioTrek에서 제품이 나오지 않길레 '망했나' 란 생각을 했었는데, 알고 보니 사명을 바꿨다. ESI Audio로 말이다. ESI Audio는 사운드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선 유명한 브랜드이다. 오묘한 오렌지 컬러로 유명한 오디오 인터페이스, U22 XT가 ESI Audio의 제품이다.

 디자인은 지극히 평범하다. 반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안의 기판을 확인할 수 있다. 케이블 연결 상태는 견고한 편이다. 꽉 맞물려 있다. 단선 위험은 적다고 판단된다. 24bit/96KHz 지원, Dolby 음향 지원을 알리는 스티커가 전면에 붙어 있다.

 스티커 바로 아래에는 3.5 pi 단자가 위치해 있다. 그런데 이게 그냥 3.5 pi 단자가 아니다. S/PDIF 광출력 및 아날로그/헤드폰 출력을 지원하는 단자다. 광출력 변환 어댑터(각대원 어댑터라고 부른다)를 가지고 있다면 광출력으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맥북의 3.5 pi 또한 이것과 동일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OPTO Play를 전에 리뷰한 바 있는 Audio-Technika M50x에 물리고 음악을 감상했다. 테스트 음원은 최근에 구매한 Diverse System의 RADIAL 3/1, 5/3, Ultra BADASS 10, 13번 트랙을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기본 헤드폰 단자보다 나은 음질과 해상도를 자랑한다. 다만, 중저음이 오디오 인터페이스로 감상했을 때보단 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볼륨을 높일 때 발생하는 버그도 있는데, 좌 혹은 우로 음압을 몰아버리는 버그가 간간히 발생했다. 다시 볼륨을 조절하면 원 상태로 돌아오긴 하는데, 청력 상에 있어서는 굉장히 좋지 않은 버그라고 생각된다. 다만, 이 기기가 윈도우 XP에서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설게된 것을 고려한다면, 굉장히 잘 작동하는 편이다. 아예 작동도 되지 않는 물건도 있으니 말이다.

Conclusion?

 종합해보자. AudioTrek OPTO Play는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외장 사운드카드다. 그냥 USB 단자에 꽂으면 알아서 드라이버가 잡히고, 작동한다. 2000년 초반에 출시된 기기인데도 불구하고 윈도우 10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약간의 버그가 있다는 점은 감안한다 해도 충분하다. 출력도 생각 외로 강력하다. 다만, 음악 감상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라면 신경쓰일 수 있는 점이라 하면, 고, 중, 저음의 벨런스가 정확하지가 않다. 이걸 사용하는 사용자들 중에서는 개조를 통해 벨런스를 맞춘 경우도 있는데... 놀라울 따름이다. 판매하려고 생각은 했지만, 휴대용으로 들고다닐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솔직히 고민중이다. 노트북 기본 3.5 Pi 단자가 구리니까... 모처럼 만족스러운 물건을 만난 거 같아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