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seQi iSDA 504A MicroSD For Macbook Pro Retina 15

2017. 1. 28. 00:45Journal/RE:Vu

2009년부터 필자가 애플 제품을 사용해오면서 알게 된 사실은, 애플 제품에는 한 가지 결정적이면서도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용량 장사를 기막히게 잘한다는 점이다. 애플은 신기술을 도입한다거나 제품을 얇게 만든다는 여러가지 이유로 램, CPU, 그리고 저장 장치 등 여러 부품들을 온-보드 방식으로 바꿔, 사용자들이 직접 램 및 저장 장치를 확장하지 못하게 하곤 한다. 아이폰을 쓰면서 용량 장사질에 수없이 당했던 전적이 있었기에 맥북을 도입할 때도 용량을 신중히 고려했지만 예산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게 되었고, 결국 예산 쪽으로 기울어지면서 256GB 모델을 사용하게 되었다. 내장 용량 256GB에 최근에 제작한 1TB 외장 하드 디스크도 있으니 데이터를 저장하는 부분은 얼추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큰 오산이었다. 외장 하드 디스크는 생각한 만큼의 속도를 보여주지 않았고, 자주 쓰기 금지 상태에 들어가 읽거나 쓸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곤 했다. 나중에 "날을 잡아서 HFS+로 포맷방식을 바꿔야지" 라며 마음을 다잡고 데이터 백업 준비를 하고 있는 과도기에 들어간 필자의 눈에 혁신적이고도 크레이티브한 물건이 들어오게 된다. 생각만 전환한다면 언제든지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수단이 가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지금까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가. 그 수단은 바로 SD 카드 슬롯이었다.

SD 카드 슬롯은 2016년형 맥북에선 사라진 물건이지만, 필자의 맥북은 2015년형이기에 SD카드 슬롯이 달려 있다. 이전에 사용했던 ThinkPad E530에도 SD카드 슬롯이 있어서 간단한 파일 저장용으로 활용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방식을 맥북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 물론 일반적인 SD 카드를 설치해도 무방하나, 그러면 '멋'이 나지 않는다.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 SD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조건에 부합되었던 게 이제부터 본 글에서 소개할 BaseQi iSDA 504A란 제품이다.

 BaseQi에서 만든 맥북 전용 MicroSD to SD 어댑터인 iSDA는 특유의 일체감으로 출시하자마자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약간 튀어나오던 기존의 제품 대신 MicroSD를 씀으로서 좀 더 컴팩트함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iSDA는 맥북 화면 사이즈별로 모델명이 다른 게 특징인데, 구매 시 자신의 맥북에 호환되는 모델명을 미리 조사 후에 구매하는 걸 권한다. 참고로 BaseQi는 맥북 뿐만 아니라 Dell XPS, Surface Book 등 여러 랩탑에 맞는 모델을 만들어 판매 중에 있다. 옥션에서 22,500원에 구입했으며 배송은 2일 걸렸다.

 BaseQi iSDA 504A의 패키징 모습이다. 알루미늄을 사용해서 일체감을 높였다는 문구와 제품이 맥북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보여주는 이미지가 상단에 첨부되어 있다. 일반적인 SD 카드 패키징과 동일하다.

 패키징 뒷면에는 간단한 사용 설명서가 각국의 언어로 인쇄되어 있다. 최근에 한국에 출시를 했지만 한국어 번역은 인쇄되어 있지 않다. 물론 있으면 좋겠지만 사실 한국어 번역이 필요할 정도로 사용 방법이 어려운 물건은 아니다. 

 감상은 여기까지고, 고대하던 개봉 타임이다. 개봉 라인이 마련되어 있어 쉽게 패키징을 뜯을 수 있다. 일반적인 SD 카드를 개봉하는 것과 비슷하게, 한번 뜯을 경우 원상 복구하기 어려운 종이 재질 패키지를 사용했다. 어차피 저건 패키지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사진을 찍고 난 후 패키지를 갈갈히 찢어서 내용물만 쏙 빼고 나머지는 갖다버렸다.

 iSDA 504A의 모습이다. 위에서 본 패키지의 유일한 구성품이기도 하다. 생김새는 일반 SD카드를 반으로 똑 잘라놓은 후, 뒤에 알루미늄을 덧댄 듯한 디자인이다. 좌측에 반달 모양으로 파여져 있는 건 Micro SD를 집어넣는 곳이다. 일루미늄의 느낌은 맥북의 느낌과 유사하다.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 비슷한 걸 사용한 모양이다.

 다음은 미리 준비해 놓은 MicroSD 카드를 504A에 장착을 한다. 위에서 설명한 홈에 메모리 카드를 밀어넣으면 장착은 끝난다. 지원되는 메모리 용량은 제조사에선 256GB까지라고 하지만 다른 사용자들의 리뷰를 보면 128GB까지라고 한다. 필자는 돈도 없고 잉여 메모리도 없기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64GB 메모리를 임시방편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맥북 프로에 장착을 했다. 과연. 제조사에서 말하는 대로 일체감이 장난 아니다. 덤으로 SD카드 슬롯의 먼지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장점이 아닐까. 여담이지만 BaseQi에선 맥북 프로 레티나를 위한 알루미늄 포트 마개를 판매하고 있다. 그거까지 같이 구매해 장착하면 일체감은 좀 더 좋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64기가도 인식이 잘 된다. 읽기/쓰기 속도도 준수하게 나오는 걸 보아 충분한 서브 디스크로 이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믹싱 및 마스터링 데이터 및 음악 파일들의 새로운 집이 결정된 순간이다. 일단 용량 큰 걸 마련하고 이사를 하던지 해야겠다.

Conclusion!

본 글을 마무리하기 3분 전, 128기가 메모리(링크)를 주문했다. 설날 시즌이 끝난 후에 도착할 걸로 예상되지만 가뜩이나 용량이 부족한 맥북엔 그것만으로도 가뭄의 단비다. 특히 음악 작업을 하는 필자로선 더더욱 필요했던 존재였다. 빨리 배송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7년에 접어들고, 맥북 프로를 사용하면서 알음알음 이용했던 주변기기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던 물건을 꼽자면 필자는 주저 없이 iSDA 504A를 꼽을 것이다. 왜냐하면 용량에 허덕이던 필자를 구해준 동아줄 같은 물건이기 때문이다. 외장 하드 같은 직접적으로 용량에 관여하는 물건도 있지만 그건 맥북에 설치해 들고 다닐 수가 없다. 필자가 고려했던 최우선 사항은 맥북의 용량을 늘릴 수 있으면서 맥북 본연의 디자인을 해치치 않아야 한다는 점이었고 BaseQi iSDA 504A는 이를 전부 만족시켰다. 비록 아직까지 대용량 Micro SD 카드가 비싸다는 걸 고려한다면 22,500원이라는 가격에 +a 라는 지출이 부담될 수는 있다. 그래도 맥북에 CTO를 하는 것보다 이게 훨씬 저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