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11. 18:00ㆍJournal/INTroduCE
애플이 아이폰 12부터 Magsafe라는 충전 솔루션을 도입한 후 거의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시중에는 충전기뿐만 아닌 자석을 활용한 악세사리들이 시장에 속속 공개되고 있다. 필자가 이전에 구입했던 초텍의 MFM 무선 충전기 역시 애플의 맥세이프를 가장 잘 활용한 예시 중 하나다. 그렇다면 맥세이프를 악세사리에 가장 잘 활용한 사례가 무엇일까? 혹자는 "그립톡"이라 불리는 휴대폰 거치대라고 하겠지만 필자는 지갑이라고 생각한다. 지갑만큼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악세사리가 따로 없다. 버버리, 몽블랑 등에서도 맥세이프 자석을 활용한 상품이 여럿 출시된 바 있다.
애플 역시 이를 잘 알았는지 맥세이프를 공개할 때, 카드 지갑을 공식 악세사리 중 하나로 출시했다. 다만, 한국을 고려하지 않는 애플답게 맥세이프 지갑 전후면에 전자파 차폐가 되어 있어 교통카드를 넣어 사용하기에는 살짝의 애로사항이 존재한다. 게다가 카드를 분리하는 구멍이 카드지갑 뒷면, 그러니까 자석 근처에 있어서 핸드폰에서 지갑을 분리한 뒤 카드를 빼야 하는 단점이 있다. 완성도는 좋았지만 자잘한 단점, 그리고 비싼 가격 덕분에 필자의 주변에서는 정품 맥세이프 지갑을 쓰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어쩔 수 없이 애플 정품 카드지갑을 대체할 괜찮은 맥세이프 호환 카드지갑을 찾아야만 했다. 신기술이라면 신기해서 써보는 게 진정한 전자기기 Lover의 정신이 아닐까. 그렇게 정보 조사를 거듭한 끝에 필자가 선택한 제품은 Dignis의 카드 지갑이었다.
Dignis(디그니스)는 카메라 주변기기나 DAP 등 가죽 제품들을 주로 제조하는 공방으로, 나름대로 고정 팬을 가지고 있는 가죽 브랜드다. 필자는 디그니스라는 브랜드를 IT 커뮤니티 사이트인 클리앙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공방 운영자가 아이포니앙에서 활동하면서 제품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는 걸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구입한 디그니스 맥세이프 가죽 지갑 역시 클리앙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제품 중 하나다. 다만 이번에는 리퍼비시 제품으로 구입했다. 리퍼비시 제품은 가죽 반점이나 흠집 등이 있어 가치가 떨어진 상품들이 대상이 된다고 디그니스 측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 리퍼비시라고 불리기엔 너무 고퀄리티인 제품들을 받았다는 후기가 있어 리퍼비시 제품을 구입할 만하다 라는 판단이 섰다. 인고의 고민 끝에 필자는 카드 2개가 들어가는 옐로우 모델을 25,800원에 구입했고, 하루 만에 배송받았다.
Unboxing
박스는 매우 심플하다. 맥세이프를 지원하는 가죽 지갑이라는 글자와 제품의 대략적인 제품의 이미지, 그리고 어떤 색을 가지고 있는지 스티커로 안내하고 있다. 심플하면서도 깔끔한 박스 디자인이라 마음에 든다. 다만 카드가 1개 들어가는지 2개 들어가는지의 여부가 박스에 작게 적혀 있던데, 조금 크게 표기해주었다면 가독성적인 측면에서 괜찮을 듯하다.
후면에는 디그니스 브랜드 자체의 소개글과 더불어 "리퍼비쉬"라는 스티커가 크게 붙어 있다.
박스를 열면 검은 부직포로 되어 있는 오늘의 주인공이 모습을 드러낸다. 가죽 제품이라 그런지 부직포에 담겨 오는 게 기분이 좋다.
부직포 안에는 오늘의 주인공, 부테로 맥세이프 카드지갑이 들어 있다. 카드지갑만 들어 있는 건 아니고, 카드에 붙여서 사용하는 논 슬립 패드가 같이 들어 있다. 설명서는 카드지갑 안에 들어 있는 형태라 추후 카드를 넣을 때 꺼내면 된다.
전면의 디자인은 심플하다. 모서리의 스티치가 생각보다 단단하게 되어 있어 쉽게 풀리지는 않아 보인다. 제품의 염색 상태도 매우 깔끔하고 가죽의 질도 매우 좋아 보인다. 모서리 부분의 가죽에 검은 반점이 작게 들어 있는데, 이 때문에 리퍼비시 제품으로 분류되었다고 추측된다. 오히려 천연 가죽을 사용했다는 인증이기도 하고 그렇게 거슬리지는 않으니까 필자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제품을 살 수 있어서 이득이다.
후면에는 부드러운 스웨이드 재질로 마감되어 있어 휴대폰 본체나 케이스에 붙여도 흠집이 나지 않게끔 마감되어 있다. 자석이 있는 부분은 선으로 표기되어 있어 휴대폰 뒤에 붙일 때 가이드라인으로 잡기 좋다.
지갑 내부에는 가죽의 텐션을 조절하기 위한 두꺼운 설명서가 삽입되어 있다. 가만히 놔두면 가죽이 줄어들어 카드에 맞게끔 알맞게 조절된다고 한다. 처음에는 약간 헐렁한 게 정상이다. 사용 주기에 따라 가죽이 줄어드는 정도가 다르다고 하니 사용에 있어 참고하자.
설명서를 꺼내보았다. 번들로 들어있던 미끄럼 방지 스티커나 카드 꺼내는 법, 가죽 관리하는 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인쇄되어 있다. 가죽 제품을 처음 쓰는 분에게도 유용하니 한 번쯤 읽어보는 걸 추천한다.
Compare
따로 리뷰는 안 했지만 필자는 카드 1장만 넣을 수 있는 맥세이프 지갑을 하나 사용하고 있다. 오늘 2장 모델을 받고 나니 차이가 꽤 있어 언급해볼까 한다.
사진에서의 좌측이 이번에 구입한 2장 모델이고 우측이 계속 사용하던 1장 모델이다. 당장 같은 부테로 맥세이프 카드지갑이지만, 카드를 꺼낼 수 있는 수납 홀에서 차이가 두드러졌다. 2장짜리의 수납 홀이 1장짜리 수납 홀보다 더욱 넓어서 보다 편하게 카드를 꺼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두께는 어쩔 수 없이 2장 수납 모델이 더 두껍다. 카드 1장이 들어가는 제품의 두께와 2장이 들어가는 제품의 두께는 확실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1장 정도의 두께 차이가 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두꺼워서 놀랐다. 다만 1장 모델과 달리 2장 모델의 경우 가죽 수축이 느려 2장을 집어넣어도 약간 헐렁하단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가죽 By 가죽이라서 제품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Attached at iPhone
이제 필자의 아이폰에 붙여볼 차례다. 필자는 13 미니에 정품 맥세이프 클리어 케이스를 사용하고 있다. 핸드폰만 사용하고 있을 때보단 자력이 조금 더 강하지만 다른 케이스들에 비하면 평균적인 수준이다. 필자는 맥세이프 거치대 및 맥세이프 보조배터리를 사용 중인데 무리 없지 잘 붙는다. 자력에 있어서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필자가 이전부터 사용하고 있던 디그니스 부테로 맥세이프 지갑을 먼저 붙여 보았다. 마치 한 몸인 양 자연스럽게 달라붙었다. 크기가 작은 아이폰 13 미니임에도 불구하고 케이스의 테두리를 따라 완벽하게 들어맞는 모습이 매우 마음에 든다. 이전까지만 해도 핸드폰 따로 지갑 따로 들고 다녔어야 했는데 거기에 맥세이프 지갑이 의외로 아이폰의 그립감을 높여줘서 매우 만족도가 높다. 그러니까 하나 더 산 거겠지.
다음엔 이번에 구입한 디그니스 부테로 맥세이프 2장 수납 지갑이다. 필자의 신용카드 1장과 신분증을 넣어 놨지만 아직 텐션이 조절되어 있지 않아 약간 과도하게 부풀어 있는 듯한 인상이다. 약간 뚱똥해 보이지만 애플이 제시하는 표준 규격에 맞게 설계되어 아이폰 13 미니의 모서리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카드 지갑이 붙어있는 상태에서도 카드를 편하게 꺼낼 수 있다. 다만 층이 구분되어 있는 건 아니어서 두 장의 카드를 동시에 꺼낼 수밖에 없다. 손톱을 이용한다면 앞 장의 카드는 쉽게 빼낼 수 있어 보이니 자주 빼서 사용할 거 같은 카드는 맨 앞에 위치하는 걸 추천한다.
디그니스 부테로 카드지갑에 적용된 맥세이프 자석의 강도는 생각보다 강력하다. 맥세이프 지갑이 처음 출시되었을 당시 우려되었던 자력의 문제는 없는 듯하다. 아이폰에서 지갑을 떼었다 붙였다 하는 게 생각보다 느낌이 좋아서 중독될 정도다. 사진처럼 맥세이프 지갑을 세로로 돌리면 휴대폰을 가로 모드로 사용할 수도 있다. 만족도는 그렇게 뛰어나진 않지만 되기는 된다.
Conclusion
디그니스 맥세이프 지갑은 애플 공식 카드지갑에서 불편하게 여겨질 부분들을 보완해서 나온, 현재로서는 가장 괜찮은 맥세이프 호환 카드 지갑이라 생각한다. 전면의 전자파 차폐 쉴드가 없어져서 교통 카드 기능이 내장되어 있는 카드를 뽑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고, 1장의 카드만 넣고 다니는 사람들을 위해 1장만 넣을 수 있는 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물론 정품 맥세이프 카드 지갑에서 지원하는 NFC 기반의 "나의 찾기"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카드지갑이라는 측면에서는 충분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 가격도 정품 카드 지갑보단 훨씬 저렴하다.
필자는 디그니스 맥세이프 카드 지갑을 구입한 이후, 원래 사용하던 카드 지갑은 가방에 넣어놓고 다니고 있다. 필자가 사용하는 패턴이 맥세이프 카드지갑과 거의 완벽하게 겹쳤기에, 이주 작업은 매우 순조로웠다. 혹자는 한국에 애플 페이가 도입되었다면 카드 지갑을 붙이고 다닐 이유가 있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애플 페이가 언제 도입될지도 모르는 현시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수단이 맥세이프 카드지갑이라 생각한다. 제품을 구매한 이후, 너무 만족해서 필자의 주변 지인들에게 추천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대부분 디그니스 맥세이프 카드지갑을 사용하고 있다. 만일 자신의 핸드폰이 맥세이프를 지원하고, 교통카드를 자주 사용하면서 지갑을 가볍게 들고 다닐 계획이 있는 분들은 적극 추천한다. 이왕 살 거 리퍼 제품을 구입하는 걸 적극적으로 추천하는 바이다. 가격이 50퍼센트 이상 저렴하다.
한줄평.
정품을 대체할 만한 훌륭한 가성비를 가진 맥세이프 카드 지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