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etech T575-F-MFM 2-in-1 Charger

2022. 5. 15. 21:30Journal/RE:Vu

 따로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2022년 3월, 아이폰 SE2를 뒤로 하고 아이폰 13 미니로 휴대폰을 바꿨다. 거진 3년 만의 휴대폰 변경이라 주변기기 사고 케이스 사고 하니까 돈이 숭숭 빠져나갔다. 폰을 새로 사면 뭐 돈이 많이 빠져나가는 건 당연지사지만 이번엔 약간 새로운 바람이 불어서 몇 가지를 바꾸기로 마음먹었다. 그중 가장 큰 변화로 기존에 사용하던 삼성 무선 충전기 대신 Magsafe 충전기를 작업실에 설치하려고 마음먹었다. 멀쩡한 충전기를 놔두고 왜 새로운 충전기를 구매하냐고 할 수 있지만, Magsafe(맥세이프)란 아이폰 12 이후로 애플이 제시하는 새로운 충전 방법으로, 자석을 이용해 무선 코일을 정렬한 후 고속 충전을 할 수 있는 유선이면서 무선인 충전 방식이다. 이전부터 애플은 Qi 방식의 무선 충전을 지원했지만 여기에 덧붙여 맥세이프라는 새로운 방식을 하나 추가했다. 다만, 애플의 인증을 받은 제품만 15W 고속 무선 충전을 지원해 악세사리 장사가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필자 역시 그러한 소문을 익히 들었지만, 이왕 아이폰을 샀으니 한 번쯤은 써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이상한 논리가 발동해 도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약 2개월이라는 긴 시간 끝에 필자가 고른 무선 충전기는 Choetech 사의 제품이었다.

 Choetech(초텍) 이라는 브랜드는 사실 이번이 첫 사용이다. 인터넷에서 가성비 브랜드로 여러 사람들에게서 추천받는 브랜드 중 하나로 준수한 성능에 빠른 일처리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필자가 구입한 건 초텍에서 출시한 T575-F-MFM라는 모델로, MFM 인증을 받은 2-in 1 무선 충전기다. 여기서 MFM 인증이란 "Made For Magsafe"의 약자로, 애플에서 제공한 맥세이프 모듈을 사용해 만든 맥세이프 인증 무선 충전기를 말한다.

 필자가 얼추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MFM 인증을 받은 브랜드는 초텍, 아트뮤, 그리고 벨킨 단 세 곳뿐이었다. 2개월 동안 필자는 아트뮤 사의 2-in-1 충전기와 초텍의 2-in-1 충전기 중 무엇을 사야 할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그러던 중 가정의 달을 맞아 초텍이 40퍼센트 할인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초텍의 2-in-1 제품을 선택하게 되었다. 40% 할인을 받아 대략 7만 원 정도에 구매했으며, 5월 9일에 구입해 다음날인 5월 10일에 배송받았다.

Unboxing

 초텍 맥세이프 충전기의 박스는 생각보다 부피가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면에는 초텍 로고와 모델명, 제품 사진 및 MFM 로고가 인쇄되어 있다. 깔끔하다면 깔끔한 디자인인데, 조금 더 예쁘게 할 수 있었을 거 같다는 느낌이 든다. 

 박스 뒷면에는 제품에 대한 스펙과 맥세이프 인증 마크 등이 영어로 적혀 있다. 옆에는 KC 인증이 스티커로 붙어 있다. 뭐라고 길게 써져 있지만 중요한 정보는 아니라 빠르게 패스하겠다.

 봉인 씰은 상단의 세 곳에 꼼꼼히 붙어 있다. 손톱으로 살살 긁으면 잘 뗴낼 수 있다. 필자는 한 곳만 긁어내고 나머지는 그냥 칼로 잘라냈다.

 하단부에는 정품임을 증명하는 스크래치 보안 코드가 있는 스티커가 있다. 베이스어스나 샤오미에서 주로 봤던 그런 방식이다. 필자는 공식 스토어에서 샀으니 정품임은 당연하지 않을까.

 봉인 씰을 뜯어내고 제품을 꺼내는 순간 살짝 실망감이 들었다. 가격과는 다른 너무 싼 티 나는 플라스틱 완충제 케이스가 필자를 맞이해 주었다. 

 허접한 플라스틱 박스와 달리 충전기 자체는 나름 안정적으로 잘 포장되어 왔다. 싸구려 비닐 대신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비닐을 쓴 게 마음에 든다. 설명서는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인쇄되어 있는데, 이런 충전기가 그렇듯 그냥 케이블 꽂고 쓰면 된다.

Design

 T575-F를 허접한 박스에서 꺼내서 책상 위에 올려봤다. 전형적인 맥세이프 충전기라는 모습이 팍팍 느껴진다. MFM 인증을 받은 공중 부양 형태의 충전기는 선택지가 매우 적었는데, 초택에서 저렴하게 출시해줘서 기분이 왠지 좋다.

 전체적인 재질은 플라스틱과 알루미늄이 사용되었는데, 생각보다 싼 티가 나지 않는다. 박스는 허접해도 제품은 허접하지 않은 듯하다. 특히 맥세이프 모듈과 하단 무선 충전 모듈을 잇는 알루미늄 바의 마감이 매우 만족스럽다. 왠지 필자의 작업실에는 어두운 컬러가 나을 거 같아 블랙을 골랐는데, 실버를 골랐어도 예뻤을 듯하다.

 기본으로 C to C 케이블을 제공해준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케이블이다. 마침 이런 케이블이 많이 필요했는데 잘 되었다.

 하단에는 미끄럼 방지를 위한 실리콘 처리가 되어 있는데, 막 구매했을 때에는 테이프가 붙어 있어 매우 잘 미끄러진다. 반드시 떼고 쓰자.

 입력 단자는 전 세계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만능 단자, USB Type-C를 사용한다. 초텍에서는 자사의 충전기와 함께 사용하면 최적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그냥 멀티 충전기에서 20W 이상만 당겨올 수 있으면 충분하다. 마침 필자는 이전에 삼성 25W 무선 충전기를 위해 멀티 충전기를 구매했기에 거기에 꽂아서 사용할 생각이다.

 정말 20W가 제대로 들어가는지 확인해보고 싶어 USB 테스터로 직접 확인해보았다. 기본 전력 14.9V에 1.27A가 들어가는 걸 보니 18.9W, 거의 20W에 근접한 전류량이 나온다. 맥세이프로 고속 충전을 하는 데에는 무리 없는 입력이다.

 충전 모듈에 아이폰 및 에어팟을 올리면 사진과 같은 모습이 된다. 상부의 맥세이프 충전부가 조금 더 높게 떠 있기 때문에 하단부의 에어팟을 충전하더라도 문제는 없어 보인다. 상부의 맥세이프 모듈은 최대 15W, 하단부의 무선 충전 모듈은 최대 5W의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하단부에 폰을 올려놔도 충전은 가능하겠지만 저속 충전만 가능하기 때문에 무선 이어폰을 올려놓고 쓰면 안성맞춤이다.

 하단의 무선 충전 모듈 앞에는 LED 표시등이 있어 정상적으로 충전이 되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기기 하나만 충전하면 전체가 깜박거리고, 두 개를 동시 충전하고 있으면 좌우로 천천히 깜빡거린다. 만일 무선 충전 모듈에 이물질이 있거나 충전 중 문제가 발생하면 빠르게 깜빡여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LED의 광량이 적어 흘낏 보는 것만으로는 충전 상태를 빠르게 확인하기엔 어려울 듯하다.

Compare

 기존에 사용하던 베이스어스 사의 맥세이프 호환 마그네틱 충전기와 비교해봤다. 초텍 제품이 조금 더 높고 받침대가 거대하다. 하단에도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회로가 있어 초텍 제품이 조금 넓다. 베이스어스의 충전기에 물 주고 키우면 초텍 제품이 될 거 같은 이미지다.

 충전이 진행되는 하얀색 모듈도 약간 차이가 있는데, 베이스어스 제품은 그냥 평범한 플라스틱인데 초텍은 얇게 실리콘 코팅이 되어 있어 부드럽다. 초텍에 사용된 제품이 애플에서 제공한 공식 맥세이프 모듈이라는데, 실제 맥세이프 모듈을 만져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후면도 약간 닮았다. 플로팅 디자인을 사용하면 다들 비슷하게 닮아가는 듯하다. 모듈 때문인지 무게는 초텍 제품이 조금 더 무거웠다. 무거운 만큼 아이폰을 거치했을 때 안 흔들릴 듯 하다. 

Made For Magsafe

 글의 초입부에서 MFM에 대해서 간단하게 소개했는데, 왜 인증을 받았다는 점이 중요한 건지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는 분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실 맥세이프에 호환되는 충전기나 주변기기 악세사리는 많다. 단순히 자석을 O- 형태로 배치하여 만들기만 하면 충분하다. 애플에서 세부 규격도 이미 공개한 터라 재료만 있다면 누구든 맥세이프 호환 악세사리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MFM 인증을 받은 무선 충전기 브랜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여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MFM 인증은 애플이 직접 만든 충전 모듈을 애플에 주문한 후 무선 충전기에 사용하면 받을 수 있는데, 애플의 충전 모듈이 꽤 비싸다. 대부분은 OEM이나 ODM으로 제품을 만들기에 MFM 인증을 받으면서 제품을 만들기란 몇몇 회사를 제외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게 된다. 벨킨의 제품이 비싸다고 욕을 먹지만 별말 없이 많이 쓰이는 이유 역시 애플이 제공한 충전 모듈로만 제품을 만들기 때문이다

 애플에서 모듈을 공급하는 만큼, MFM 인증을 받은 제품들은 무선 충전기 주제에 펌웨어가 존재한다. 맥세이프 펌웨어가 업데이트되면 아이폰을 통해서 충전기의 펌웨어가 업데이트되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맥세이프 펌웨어는 맥세이프 충전기를 아이폰에 연결한 후, 설정 - 일반 - 정보 - 이동통신사 잠금 근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위의 이미지는 필자가 구입한 초텍 제품을 아이폰에서 확인한 결과다.

 애플에서 제공한 모듈을 사용한 만큼 외관상으로 같아 보이는 충전기더라도 MFM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꽤 난다. 필자가 구입한 초텍을 예로 들자면, 초텍에서 판매하는 2-in 1 충전기는 T581-F와 T575-F-MFM. 총 2가지 종류가 있다. 둘 다 맥세이프를 이용한 공중 부양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MFM 인증을 여부에 따라 가격이나 방향이 다르다. 가장 먼저, T581-F는 애플 MFM 인증을 받지 않았다. 그래서 맥세이프 애니메이션도 나오지 않고, 아이폰에서 7.5W 이상의 고속 충전만 가능하다. 반면 삼성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10W 이상의 고속 무선충전을 사용할 수 있다. 가격은 초텍 네이버 공식 스토어 기준 39,000원에 판매 중이다. 반면 필자가 구매한 T575-F-MFM은 애플 MFM 인증을 받았다. 그렇기에 맥세이프를 지원하는 아이폰에서 정상적으로 MFM 장비라고 인식하며 최대 15W 이상의 무선 충전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애니메이션도 나온다. 반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엔 그다지 메리트가 없다. 고속 충전 모듈이 아이폰만 인식해 작동하기 때문이다. MFM 인증을 받았기에 가격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40% 할인 후에도 7만 원이다. 할인을 받기 전에는 네이버 공식 스토어에서 10만 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을 가지고 있었다.

 즉 MFM 인증은 애플 스마트폰을 쓰지 않으면 그다지 메리트가 없다. 전용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아이폰에서만 무선 고속 충전을 지원하는 점을 제외하면 오히려 일반적인 무선 충전기보다 더 비싸다. 그런데 왜 아이폰 사용자들, 나아가 필자는 왜 MFM 제품을 골랐는가? 이유는 단순하다. 애플이 주는 일관적인 "감성"이다. 별 거 없지만 충전이 그냥 되느냐, 아니면 전용 애니메이션이 나타나면서 충전이 되는가의 차이다. 이 한 끗의 경험은 사소할 수도 있지만 확실히 다르다. 필자 역시 애플이 주는 갬성을 한번 느껴보고 싶어서 비싼 돈을 주고 MFM 인증 충전기를 구매했다.

Conclusion

 필자의 공간은 음악 작업을 위한 TC Electronic Clarity Stereo 같은 주변기기들이 많아서 생각보다 좁다. 그렇기에 책상 위의 세팅을 바꾼다면 최소 하루 이상 걸리는 대공사가 펼쳐지게 된다. 마음 같아서는 애플 워치의 충전기까지 일체화된 3-in-1 모델을 사고 싶었지만 이놈의 저주받은 공간 활용 때문에 깔끔하게 포기했다. 이번 충전기 교체도 공간을 만들고 다시 채워 넣는 과정 덕분에 매우 어려운 대공사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5월 12일, 삼성 무선 충전기 및 베이스어스 무선 충전기가 있던 곳을 꺠끗이 정리하고 초텍 T575-F-MFM을 세팅했다. 필자의 우려와 달리 T575-F-MFM은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자리인 양 묵묵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전에 사용하던 삼성 무선 충전기가 초텍 무선 충전기보다 훨씬 거대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완전히 잘못 계산했다.

 슬슬 글의 종반이다. 초텍 T575-F-MFM은 확실한 장점과 동시에 확실한 단점이 있다. 단, 여기엔 전제조건이 있다. 만약 당신이 아이폰 12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사과농장주라면, 단점보단 장점이 훨씬 많다. 맥세이프 애니메이션, 15W 이상의 고속 충전, 에어팟와 아이폰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공간 절약 등 즐거워할 요소들이 넘쳐난다. 비싼 가격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아이폰으로 달련된 사과농장주들에겐 7만원이란 가격은 애플 맥세이프 듀오를 보는 순간 순식간에 납득 가능한 가격으로 변모한다. 반면, 아이폰 12 이전의 모델 및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이 제품을 추천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에서는 고속 충전도 되지 않는 충전기를 7만원이나 되는 비싼 돈을 주고 살 이유가 아예 없다. 10W 이상의 고속 충전이 필요하다면 그냥 삼성 무선 충전기를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그 편이 훨씬 저렴하면서도 효과는 확실하다. 초텍 T575-F-MFM는 철저히 아이폰을 위한 충전기다.

 

한줄평.
애플 농장주를 위한 완벽한 무선 충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