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12. 18:00ㆍJournal/INTroduCE
분명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충전을 해서 들고 다닐만한 물건이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충전할 물건들이 한가득이었다. 휴대폰은 물론이며 노트북도 충전해야 하고, 심지어 자주 사용하던 이어폰도 무선으로 바꾸었기에 충전해야 했다. 1~2개만 사놓으면 충분할 줄 알았던 내 보조 배터리는 어느새 만선을 이룬지 오래였다. 외부에 나갈 때마다 보조배터리는 보조배터리대로, 맥북 충전기는 맥북 충전기대로 들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니 순간 정신이 아득해졌다. 2019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가방에 충전기들로 가득해졌을 무렵, 필자는 일렉트로 마트에서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친구를 기다리던 중, 눈을 사로잡는 물건이 하나 보였고,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구매한 후였다.
필자가 구매한 물건은 Freedy 사의 80W USB Multi Adaptor(이하 Freedy 80W Adaptor)다. 이 물건의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USB-PD 규격과 일반 USB 규격을 모두 지원하는 점이다. 노트북 충전까지 대체한다면서 왜 이런 걸 골랐냐고 한다면, 필자의 노트북은 맥북 프로이다. 즉, Type-C 충전을 지원한다. 그 뿐만이 아닌 휴대폰, 이어폰, 심지어 보조배터리도 모두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First Look.
박스의 디자인은 무난하다. 빨간색 라인과 화이트의 조합이 인상적인 가운데 제품의 이미지가 박스 상단에 인쇄되어 있다. 이미지 아래로 제품의 스펙이 간략하게 표기되어 있어 소비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줄 수 있는 디자인이다.
박스 뒷면에는 멀티 충전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영어로 인쇄되어 있다. 한국에서 파는 건데 한글로 적어주면 더 좋았을 듯 하다. 눈에 띄는 점으로는 Type-C 충전이 최대 60W까지 지원해 맥북 프로 15인치도 충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전류가 정품 충전기보단 낮기 때문에 CPU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작업을 할 때엔 오히려 충전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외부에서 가벼운 용도로 사용하기엔 이것만큼 알맞은 녀석이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 맥북 프로 15인치의 전력을 만족하는 Type-C 멀티 충전기는 Anker 사의 Atom PD4 밖에 없다는 걸 고려한다면 이거만큼 나름 괜찮은 녀석은 없다고 생각한다.
별도의 봉인 씰은 따로 있지만 일렉트로 마트에서 구매했을 경우에 구매했다는 증거로 보안 스티커를 하나 더 붙여준다. 오프라인 샵이 가격은 인터넷보단 비싸지만 현장에서 직접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다는 점 하나는 확실히 좋다.
허겁지겁 연 박스 안에는 오늘의 주인공이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다. 작은 박스 사이에 구성품들이 용캐도 옹기종기 알차게 포장되어 있다.
Freedy 80W USB Multi Adaptor의 구성품은 총 5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멀티 충전기 본체와 8자 코드로 주로 불리는 2구 AC 전원 케이블, 멀티 충전기를 세로로 사용할 수 있는 전용 스텐드, 그리고 벨벳 느낌의 여행용 파우치와 Type-C 케이블까지. 박스는 작아도 알차게 들어가 있을 건 다 들어가 있다. 여기서 문득 멀티 충전기를 세로로 쓰기 위해서 전용 스텐드를 들고 다닐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 의문점이 들었다. 그냥 멀티 충전기의 디자인을 세로로 사용할 수 있게끔 디자인했으면 되지 않았을까?
멀티 충전기 본체는 무광 재질의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색이 하얀색이다보니 사용하다가 이물질들이 잔뜩 묻지 않을지에 대해 염려스러워졌다. 당장 번들로 제공되는 여행용 파우치에 잠깐만 넣고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검은색 얼룩이 묻은 걸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필자는 여행용 캐리어에 붙이려고 구매했던 스티커들을 멀티 충전기 본체에 붙이기로 마음먹었고, 실행에 들어갔다. 이는 최대한 이염을 방지함과 동시에 힙스터적 디자인을 뽐낼 수 있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염을 방지하기 위한 스티커 커스텀을 진행한 후, 필자는 우연히 놀러간 친구 집에서부터 소규모 파티에서의 공용 충전, 그리고 해외에서의 노트북 충전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멀티 충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Freedy 80W Adaptor는 LVSUN이라 불리는 중국의 제조사에서 만든 멀티 충전기를 ODM한 것으로 사용하던 도중에 충전 포트가 사망하는 등의 뽑기 운이 있다는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구매한 Freedy 80W Adaptor는 약 1년이 넘는 기간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제품을 사용하면서 Freedy 80W Adaptor의 출력이 그렇게 부족하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어차피 외부에서 사용할 때는 그렇게 CPU 부하가 강한 작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충전을 위한 용도로는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Aliexpress에서 구매한 Type-C to magsafe2 케이블이 없었다면 Freedy 80W Adaptor는 여행용 올-인원 충전기로서 역할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살짝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라 하면, 2구 AC 코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접지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는데, 추후 멀티 충전기에도 접지가 지원되었으면 좋을 따름이다.
Conclusion!
한때, 필자와 함께 세계를 누비던 Freedy 80W Adaptor는 지금 필자의 작업실 한 켠에 자리잡아 충실히 필자의 전자기기를 충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충전해야 할 물건이 1년 전보다 더욱 많이 늘었고, 고정적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등 멀티 충전기를 써야 할 일이 많아진 탓이다. Freedy 80W Adaptor가 해 왔던 여행용 멀티 충전기의 역할은 조만간 새로운 녀석으로 대체가 될 듯 하다. 오래 굴린 만큼 필자가 줄 수 있는 휴식 아닌 휴식이다.
오랜만에 제품 상세 리뷰가 아닌 소개글을 쓰게 되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이번 글에서는 제품 자체의 디자인과 필자의 사용 용도만 소개한 심도 있는 글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글과 달리 필자가 전류를 측정할 수 있는 장비를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도 있다. 추후 기회가 된다면 취미 삼아서 전류 측정기를 도입할 수도 있지만 가까운 시일은 아니다.
끝으로, 필자가 쓰는 모든 글은 직접 사용하거나, 써 본 적이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작성하고 있다. 이번 글의 경우엔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할 수 없어 신뢰도를 높일 수 없지만 이것만큼은 확실히 말할 수 있다. 직접 1년동안 사용했었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으며 무척 만족감을 얻고 있는 제품 및 서비스라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추천했을 때 좋은 평을 얻지 않을까? 고로 이 글을 있는 독자분들 중, 다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60W의 USB-PD 충전 포트와 많은 USB 포트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비록 출시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Freedy 80W USB Multi Adaptor는 당신에게 있어 좋은 제품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