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MÈS BARÉNIA Intense

2026. 11. 2. 01:35ㆍLife/Fragrance

 HERMÈS BARÉNIA Intense(에르메스 바레니아 인텐스)는 에르메스에서 2024년 새롭게 런칭한 향수 라인업이다. 에르메스 프레그런스 라인업을 이끄는 크리스틴 나이젤이 조향했으며, 에르메스의 특징적인 가죽인 바레니아 가죽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에르메스에서 만든 최초의 시프레 향수라 하던데, 일반 버전은 메탈릭한 향이 있다며 호불호가 있었다. 그러나 1년 후 훨씬 가죽 향이 살아난 인텐스 버전이 출시되었다. 나는 에르메스에서 이 라인업은 아예 모르고 있었다가, AI가 한번 이건 어떻겠니? 하면서 추천하면서 알게 되었다. 10월 말 출국 시 핫딜을 집어서 구매했다. 이미 가지고 있던 레더 컬렉션에 새로운 걸 추가해보고 싶었다.

 에르메스의 향수들은 리필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별도로 판매되는 리필액을 구매 후 뚜껑에 꽂으면 리필할 수 있는 구조다. 에코 럭셔리라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병만 있으면 가품을 만들어내는 건 그리 어렵지가 않다. 좋으면서도 나쁜 그 무언가다.

 30ml 제품을 구매했음에도 디자인은 본품과 동일하다. 에르메스 금속 장신구에서 흔히 보던 특유의 철 악세사리가 덧대어져 있고 뚜껑으로 마감되어 있다. 보틀 디자인은 동글돌글하니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은 사이즈로 되어 있다. 정원 시리즈처럼 병에 색이 들어가 있어 향수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분사량도 좋은 편. 에르메스는 항상 기본 이상은 한다.

Gemini로 생성한 노트 이미지

 첫 착향을 하면 시트러스가 슥 얼굴을 비친다. 동시에 매우 어리고 부드러운 가죽 향이 스쳐 지나간다. 바레니아가 이런 가죽이지 하고 감상에 빠져 있을 때, 패츌리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향수 정보 사이트, 프래그런티카에서도 패츌리 이야기가 많이 나올 정도로 지배적인 노트다. 패츌리와 우디함이 꽉 자리를 잡고 있는데, 과하지가 않다. 크리스틴 나이젤이 조금 과격하게 향을 쓴다고 정원 시리즈에서 느꼈는데, 바레니아 인텐스에서는 매우 부드럽게 전환된다. 생각 이상이다. 그리고 이 조합이 잔향까지 쭉 이어진다. 아로마틱하지만 기분 좋게 확산된다. 한번만 뿌렸는데도 이 정도라니. 기분이 상쾌해진다.

 이 향수의 이미지를 즐기고 있다가 문득 다른 향수가 하나 떠올랐는데, 바로 장 클로드 엘레나가 조향한 테르 드 데르메스다. 이것도 약간의 풀향이 느껴졌는데 테르 드 데르메스는 베티버 때문에 조금 더 흙맛이 느껴졌다. 반면 바레니아 인텐스는 패츌리와 우디가 지배적인데, 생각보다 웨어러블하다.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향수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다. 다만 가죽과 패츌리의 향이 느껴졌지, 특정 이미지가 떠오르는 향은 아니다.

 

 바레니아 라는 이름과 알맞게 가죽 노트가 느껴지긴 하지만 패츌리와 우디가 잔향에서 지배적으로 발향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남성적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여성 향수로 포지셔닝되었지만 남성이 써도 좋다. 또한 계절을 타지 않아서 나만의 향으로 뿌리기 좋아 보인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시향해보는 걸 권장한다. 테르 드 데르메스보다 더욱 잘 쓸 수 있을 듯 하다. 

 

한줄평: 막 다듬어진 가죽처럼 그저 조용히 빛을 발한다.

 


HERMÈS BARÉNIA Intense EDP
정가: 30ML 기준 135,000 원
구매 이유: AI가 추천해준 컬렉션의 빈 자리


어코드: 패출리 앱솔루트 / 미라클 베리 / 마다가스카르산 버터플라이 릴리 / 레더 / 로스팅한 오크우드
지속력: 피부에 1뿌 기준 7~8시간, 섬유에 뿌릴 경우 실내 기준 1.5일

성별 및 드레스코드: 유니섹스 향수

추천 나이: 20대 후반부터 40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