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dio-technica ATH-M50x

2016. 7. 10. 22:23Journal/Musical Gear

 필자는 오디오 테크니카 제품들을 왠지 모를 이유로 좋아한다. 처음 입문했던 이어폰은 오디오 테크니카의 3만원짜리 인-이어 이어폰이고, 가장 애용했던 오픈형 이어폰은 오픈형계의 끝판왕 ATH-CM7Ti, 그리고 음악 작업 및 DJing을 할 때 썼던 헤드폰은 ATH-Pro5Mk2란 모델이다. 하지만, Pro5Mk2는 가죽의 질이 너무 좋지 않아 갈라지고, 케이블을 교체할 수 없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케이블을 바꿀 수 없다는 게 뭐 그리 큰 단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케이블이 Curl Cable(유선 전화기의 그 방식)이라면 말이 달라진다. 되게 무겁다. 그래서 새로운 헤드폰을 마련하려고 여러 방면으로 조사했는데, 결론은 또 오디오 테크니카였다. 요즈음 헤드폰 하면 떠오르고 있는 소니도 있고 베이어 다이나믹 등 여러 회사들이 있었지만, 필자는 마치 불기둥에 몰려드는 나방마냥 다시 오디오 테크니카를 선택했다. 각인 효과란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번에 선택한 모델은 ATH-M50x란 모델이다. M50x란 모델은 베스트셀링 헤드폰 중 하나인 M50의 단점을 해결한 모델, 즉 옆그레이드 모델이다. 원판인 M50은 동 가격대의 헤드폰(15만원)에 비해 우수한 해상도와 저음역, 중음역, 고음역의 밸런스가 잘 맞춰져 있어 저렴한 모니터링 헤드폰으로 음악가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탄 모델이다. 이 헤드폰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케이블을 교체할 수 없다는 것이었지만, M50x으로 업그레이드 하면서 케이블을 교체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유일한 단점이 해결되었다!

 각설하고 박스를 확인해보자. 박스를 처음 본 순간, 이럴 수가. 크기가 장난 아니다. 옆의 초코파이가 보이는가. 사실 초코파이 한 상자보다 훨씬 크다. 그래도 박스 디자인 하나는 되게 깔끔하다. 케이블이 분리되는 모습을 박스 이미지에서부터 보여줌으로 전작인 M50과의 차별점인 케이블 분리를 강조하고 있다. 폰트도 마음에 들고 그냥 마음에 든다. 역시 오디오 테크니카.

 박스 뒤에는 구성품 및 헤드폰의 스펙이 영어로 적혀 있다. 우측 하단엔 왠지 모르게 한글도 있는데, 뭐라 적혀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간단하게 뭐가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목적으로 읽으면 좋을 듯 하다. 

 드디어 기다리던 박스 개봉식. 박스를 열자마자 오디오 테크니카 로고와 함께 아마존 영수증이 필자를 반긴다. 역시 구매는 해외를 통해야 저렴하게 살 수 있다. K-Price에 당한 게 한 두번이 아닌지라 앞으로 현명하게 구매할 생각이다.

 오디오 테크니카 로고가 인쇄된 종이를 들어올리고 나면 드디어 M50x의 본체를 감상할 수가 있다. 제품에는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태다.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 하나. 설마, 포장 방식 때문에 부피가 이렇게 커진 건가.

 케이블들은 헤드폰 가운데의 오디오 테크니카 로고 아래에 숨겨져 있다. 딱 봐도 들어낼 수 있는 구조다. 교체 케이블이라 케이블이 단선나도 케이블만 사면 된다. 훨씬 간편해졌다.

 구성품을 다 꺼내보았다. 파우치 1개, 3.5파이-5.5파이 어댑터(Curl 케이블에 장착되어있음), 교체용 케이블 3개(3.5파이/Curl 5.5파이/5.5파이), 설명서들, 그리고 M50x 본체가 전부다. 구성품은 되게 간단한데, 박스가 큰 걸 보니 이는 필시 과대포장임이 분명하다.

 이어 패드는 말랑말랑하고, 폭신폭신하다. 소니의 인조가죽은 아닌 거 같지만, 꽤 만족스러운 퀄리티다. 이번엔 제발 오래 사용할 경우, 가죽이 굳지 않았으면 좋겠다. Pro5Mk2에서 갈아탄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가죽이 굳는 현상이 일어나서다.

 헤드밴드는 강한 장력이 작용하고는 있지만, 머리에 심하게 압박을 줄 정도는 아니다. 철저한 설계를 한 거 같다. 헤드밴드 가죽 스티치는 말랑말랑하고 견고하게 이루어져 있다. 말랑말랑해서 Pro5Mk2처럼 가죽이 찢어질 거 같진 않다.

 케이블의 교체 및 장착은 간단하다. 케이블과 헤드폰의 하얀색 라인만 맞추면 된다. 글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직접 끼워보면 단번에 이해가 간다. 직관적인 연결 방식이다.

Conclusion?

 ATH-M50x의 첫 느낌은 꽤 마음에 들었다. 박스가 심하게 공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점[각주:1]은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의 과자마냥 제품 보호를 위해 공간 창출한 게 아닐까. 착용감에 대해 간단하게 평하자면, 쓰는 순간 귀에 착 달라붙었다. 게다가 무게도 가볍고, 머리에 압박을 주지도 않는다. 세게 머리를 흔들어도 헤드폰이 빠지지 않는다. 이것도 만족스러운데 디자인도 세련되었다. 플라스틱이지만 저렴하다는 느낌이 나질 않는다. 지금 쓰고 있는 XBA-A2 대신 음악감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유일한 헤드폰이다. 케이블도 바꿀 수 있으니 필자가 주로 하는 디제잉에도 사용이 가능하고, 3.5파이 케이블을 통해 휴대폰 음악 감상에도 안성맞춤이다.

 소리와 관련된 부분은 나중에 추가적인 포스팅을 통해서 서술하려고 한다. 오늘 막 개봉한 녀석이고, 이 녀석이 내는 잠재력은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완벽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필자는 줄곧 이 해드폰을 사용할 생각이다. ATH-M50x의 성능이 부디, 필자의 귀에 딱 맞았으면 좋겠다.

  1. 위의 사진에서 보이듯, 공간을 낭비했지만 환경을 고려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다 종이고, 헤드폰을 고정하는 부분은 재생지를 사용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