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i Audio MV-BT

2020. 8. 3. 12:00Journal/Musical Gear

 사방이 블루투스 장비들로 가득하다. 당장 필자만 하더라도 블루투스 이어폰을 3개 정도 가지고 있고, 블루투스로 연결된 웨어러블 밴드를 매일같이 차고 다니며 블루투스를 이용해 파일 공유를 하곤 한다. 이미 우리 생활 속에서 블루투스는 깊숙이 들어와 있다. 전자기기에 관심이 많은 필자는 "인싸"들이 선호하는 블루투스 스피커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관심만은 꾸준하다. 특히 애플의 홈팟 같은 최신형 블루투스 스피커들은 유선 스피커에 밀리지 않는 훌륭한 소리를 재생할 수 있어 필자도 몇번인가 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곤 했다. 블루투스 스피커의 발전을 지켜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미 쓰고 있는 유선 스피커를 블루투스 스피커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필자만 이러한 생각을 한 건 아니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 위치한 어떤 회사 역시 유선 스피커를 블루투스 스피커로 만들 생각을 했다. 프로 오디오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샛별 중 하나인 Kali Audio는 저렴하면서도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는 스피커, LP-06을 통해 프로 오디오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후로 다양한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발표함으로써 프로듀서나 작곡가 및 하이-파이 동호인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 필자가 소개할 예정인 제품도 Kali Audio가 제시하는 새로운 선택지 중 하나다. 프로 오디오 장비를 블루투스 스피커로 만들어주는 블루투스 모듈, MV-BT를 소개한다.

 MV-BT는 XLR 및 TRS 단자를 지원하는 스피커라면 연결하는 것만으로 블루투스 스피커로 만들어 주는 블루투스 모듈이다. 보통 블루투스 모듈은 일반적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프로 오디오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장비 중 하나다. 즉, MV-BT는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전무후무한 제품이다. MV-BT는 블루투스 4.2 기반으로 작동하며 오디오 코덱 중 APT-X 및 AAC를 지원한다. 가격은 149,000원 이며 현재 오픈마켓에서 판매 중이다.


본 글은 '소닉밸류'으로부터 제품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그러나 필자의 의견이 100% 반영되어 있음을 알립니다.


First Look

 택배 박스가 도착하자마자 신나게 박스를 뜯은 필자의 눈에는 생각보다 커다란 박스와 박스에 붙어 있는 작은 하얀 박스의 모습이 들어왔다. 프로 오디오를 위한 블루투스 동글이라고 하길래 어느 정도 큰 사이즈일 거라 예상은 했었지만, 필자의 손바닥보다 약간 큰 크기를 가지고 있는 박스의 모습이 나타나서 적잖이 놀랐다. 다만 무언가 포장이 잘못되었는지, 터질 것 같이 부풀어 있는 패키지의 모습이 신경 쓰였다. 내부 포장의 문제로 보이는데... 현시점에서는 잘 모르겠다.

 패키지 옆면에는 MV-BT가 지원하는 단자들에 대한 설명과 전원부의 스펙을 간략하게 이미지화하였다. 어떤 포트들을 지원하는지 한 눈에 알아보기 쉬워 제품 구매에 도움이 될 듯하다.

 패키지 바닥에는 Kali Audio의 로고와 제품의 정식 명칭, 그리고 각종 인증 로고들이 인쇄되어 있다. 필자는 여기서 살짝 의아했는데, "스펙"에 대한 설명이 어디에도 없었다. 물론 박스 옆면에 지원하는 단자들이 인쇄되어 있긴 했지만 정보가 없어도 너무 없다. 블루투스 모듈이면서 블루투스 버전이 무엇인지, 지원하는 오디오 코덱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얼추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단순히 매장에 가서 아무런 정보 없이 제품을 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패키지 디자인이다. 차기작에서는 지원하는 오디오 코덱이나 블루투스 버전 등 제품 정보들을 박스에 표기해주었으면 좋을 듯하다.

 박스를 살펴보면서 알게 된 두 번째 사실은, 의외로 별도의 봉인 스티커가 없었다. 봉인 스티커를 뗄 필요도 없이 그냥 패키지를 열면 된다. 봉인 스티커가 없다는 건 지금 내가 산 물건이 새 물건인지, 깨끗이 사용하고 잘 포장한 물건인지 파악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물론 필자가 받은 제품이 테스트를 위한 데모 제품이라 그럴 수도 있다. 만약 정식 제품에서도 봉인 스티커가 없다면, 상자를 여는 부분에 봉인 스티커를 붙여줬으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여담이지만 MV-BT의 정확한 이름은 "Mountain View Bluetooth Input Module"이다. Kali Audio는 회사 근처의 지역 명소의 이름을 따서 제품의 이름을 짓곤 하는데, 회사 근처에 마운틴 뷰라는 곳이 있었나 보다. 마운틴 뷰의 글자를 줄여서 MV, 블루투스 인풋 모듈을 줄여서 BT. 그래서 MV-BT다. 비슷하게, Kali Audio의 히트 상품 중 LP-06 스피커가 있는데, LP 역시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도시, "Lone Pine"에서 따온 이름이다.

 아까 전부터 패키지 옆에 붙어 있어 신경 쓰였던 하얀 박스의 정체가 궁금해 먼저 개봉하였다. 하얀 박스에는 안전사에서 제조한 0.5V/1A 규격의 DC 어댑터가 들어있었다. 별도의 DC 어댑터를 제공해 준 점으로 보아, 번들로 제공되는 어댑터가 한국의 콘센트에 호환이 되지 않는 물건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의 메인 디쉬, MV-BT의 박스를 열었더니 좌측의 콘센트와 바닥의 MV-BT 본체, 그리고 정체불명의 박스가 눈에 띄었다. 정체불명의 박스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저 제품의 흔들림을 방지하는 박스 고정물일 뿐이다.

 사용 설명서는 따로 들어있지 않았지만 제품 사용법을 알 수 있는 픽토그램이 상자에 인쇄되어 있었다. 이미지로 표현되어 있어 언어에 구애받지 않고 어떻게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다른 제조사에서도 핵심 기능에 한해 픽토그램으로 이미지화한다면 훨씬 좋지 않을까. 매우 마음에 든다. 만일 정확한 설명서를 원한다면 Kali Audio 공식 홈페이지에서 설명서를 다운로드할 수 있다.

 구성품은 간단하다. MT-BT 본체와 전원 어댑터뿐이다. 유난히 프로 오디오 장비들은 구성품이 간단한 쪽에 속한다.

 오늘의 주인공을 살펴보기 앞서, DC 어댑터가 박스 안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사의 DC 어댑터가 들어있던 이유에 대해서 설명할까 한다. 번들 DC 어댑터는 영국, EU 표준, 미국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끔 플러그 헤드를 교체할 수 있게끔 설계되었다. 그러나, 번들로 주는 플러그 헤드 중에 한국 규격에 맞는 두꺼운 11자 형태의 플러그 헤드가 없다. 물론 EU 규격에 해당되는 11자 콘센트를 한국 콘센트에서 사용할 수는 있지만, 한국의 콘센트 규격보다 조금 얇게 되어 있어 합선 및 스파크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원래대로라면 번들로 주어지는 DC 어댑터를 사용해야 하지만, 이 경우엔 부득이하게 안전사의 DC 어댑터를 사용하려 한다.


Lookup

 MV-BT의 전면 패널은 Kali Audio 로고 및 페어링 버튼, 볼륨 레벨을 조절할 때 사용하는 조그 다이얼, 그리고 조그 다이얼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볼륨 LED로 구성되어 있다. 조그 다이얼은 끝없이 돌아가는데, 돌릴 때마다 단계별로 걸리는 느낌이 인상적이다. 마치 필자의 장비 중 Babyface Pro의 볼륨 조그를 돌리는 느낌과 비슷하다.

 MV-BT의 본체는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데, 다른 제품들과 비교했을 때 고급 플라스틱이 아닌 일반적인 플라스틱을 하우징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서일까, 손때가 더 잘 묻어난다는지, 제품 내부의 사출 형태가 외부에서 살짝 보이는 등의 문제가 있다. 사진에서 손때가 묻어보이는 것 역시 일반적인 플라스틱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만약 고급 플라스틱을 사용했다면 괜찮지 않았을까.

 문제는 다른 부분에도 있다. QC 또한 아쉬운 점이 있었다. 다른 부분들은 백번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조그 다이얼의 QC만큼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조그 다이얼은 볼륨 레벨을 조절하기 위해 수시로 조작하는 부분 중 하나인데, 손이 많이 닿는 만큼 튼튼해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MV-BT의 조그 다이얼은 유난히 유격이 심하게 느껴졌다. 조그 다이얼을 잡고 흔들면 MV-BT 본체가 흔들리는 게 아닌 조그 다이얼이 흔들린다. 조금이라도 험하게 장비를 다루는 사람이 MV-BT를 사용한다면, 얼마 가지 않아 조그 다이얼이 빠르게 부러지거나 고장 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한 플라스틱 하우징 및 조그 다이얼의 QC 문제는 나중에라도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MV-BT의 좌측에는 3.5파이 AUX 입력 단자가 있다. MV-BT는 블루투스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신호도 받을 수 있는데, 여기에 3.5 파이 AUX 케이블을 연결해서 사용하면 된다. 그런데 필자로서는 AUX 입력 단자의 위치가 조금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단자들은 전부 뒷면에 위치해 있는데, AUX 입력 단자는 혼자 왼쪽에 있었기 때문이다. 뒷면에 다양한 단자들을 집어넣느라 공간이 없었던 건 이해가 가지만 이왕 설계할 거, 뒷면에 연결할 수 있게끔 했다면 더욱 깔끔한 선정리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MV-BT의 우측에는 아무런 단자도 존재하지 않는다. 조그 다이얼이 우측 끝에 있기 때문에 넣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MV-BT의 후면에는 DC 전원 입력 단자와 XLR 밸런스 출력 단자, TRS 밸런스 출력 단자가 자리 잡고 있다. 제품의 시리얼 번호 역시 후면에 스티커로 붙어 있다. XLR 단자와 TRS 단자는 한쪽을 연결한다 하더라도 비활성화되지 않아 총 2조의 스피커를 연결할 수 있다. 사실, 필자는 앞서 제품 QC에 실망했었기에 뒷면의 단자들 역시 QC가 엉망일까 매우 우려스러웠는데,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 단자들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스피커 선을 잡아주었다. 이렇게 견고하게 마감을 할 수 있으면서 나머지 부분들은 이렇게 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MV-BT의 바닥에는 제품에 대한 주의 사항 및 인증 마크들이 스티커로 붙어 있다. 밑바닥에 공간이 좀 있는데, 여기에 시리얼 번호를 붙였으면 좋지 않았을까. 단자들이 가득한 후면보단 역시 바닥이 깔끔하니 말이다.


페어링

 Kali Audio MV-BT는 앞서 설명하였듯이 XLR 및 TRS를 지원하는 스피커라면 블루투스 스피커로 만들어주는 블루투스 모듈이다. 그렇기에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 장비를 먼저 페어링 할 필요가 있다. 앞서 픽토그램에서 살펴보았듯, MV-BT에 블루투스 장비를 연결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 누구나 쉽게 설정할 수 있다. 

 페어링을 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중요한 건, 전원을 넣는 일이다. MV-BT에 DC 어댑터를 연결하자마자 곧바로 볼륨 LED와 Kali 로고에 불이 들어오는데, 이때부터 블루투스 장비에 MV-BT가 잡히기 시작한다.

 만일 블루투스 장비에 MV-BT가 잡히지 않는다면 픽토그램대로 천천히 따라 해 보자. Kali 로고를 2초 이상 눌렀다 떼면 Kali 로고의 LED가 깜빡거린다. LED가 깜빡거린다면 조그 다이얼을 돌려 볼륨을 최하로 낮추고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전자기기에서 블루투스 장비 검색을 다시 해보자. 분명히 장비 리스트에 'Kali MVBT"가 나올 것이다. 

 블루투스 리스트에 나타난 MV-BT를 선택하여 제대로 페어링이 되었다면 더 이상 Kali 로고의 LED는 깜빡거리지 않는다. 픽토그램대로 연결한 전자기기의 자체 볼륨 설정을 최대로 설정한 후, 조그 다이얼을 돌려 볼륨을 조절하면 된다. 어떤가. 참 쉽지 않은가?


음악 감상

 고음질 블루투스 모듈이라고 홍보하는 만큼 필자는 Kali Audio MV-BT의 성능이 매우 궁금해졌다. MV-BT는 블루투스 버전 4.2를 사용하며, APT-X(안드로이드 등의 장비) 및 AAC(iOS 한정) 코덱을 지원하는 블루투스 모듈이다. APT-X 코덱을 사용한 만큼, 많이 사용되는 SBC 코덱을 사용하는 일반적인 블루투스 리시버보다 좋은 퀄리티는 보장된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필자의 장비가 그리 좋지 않아 제대로 이를 느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필자의 지인에게 협조를 구해서 음악 프로듀싱에 사용되는 장비로 크로스 체크하는 형식으로 성능 테스트를 진행하려 한다. 성능 테스트에 사용한 장비로는 블루투스 리시버에 iPhone SE 및 갤럭시 노트 5, 스피커는 AudioEngine 사의 A2+를 사용하였고, 지인의 장비는 블루투스 리시버는 동일하지만 스피커는 Focal 사의 Shape 50을 사용하였다. 음원은 필자가 사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 Spotify 고음질 모드를 사용했다.

 음악을 듣기 위한 세팅을 끝내고, 휴대폰 볼륨은 50%로 설정한 후 음악을 재생했다. 재생 버튼을 터치하자마자 노랫소리가 스피커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블루투스 특유의 먹먹한 느낌은 있었지만 원래 음원과 거의 흡사한 수준의 퀄리티였다. 조그 다이얼은 볼륨을 50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보다 세밀하게 볼륨 설정을 할 수 있다. 덕분에 조그 다이얼에 자주 손이 가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휴대폰 등 블루투스 장비를 조절할 수 있는 별도의 조작 버튼이 있으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면에 버튼들 넣을 공간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넣지 않았다는 건 디자인 때문인 것인가. 만일 리프래시가 된다면 버튼을 넣어줬으면 좋겠다. 

 그런데 음악을 듣는 내내 무언가 이상했다. 음악은 제대로 나오는데, 자꾸 이상한 노이즈가 끼어서 들리는 기분이 들었다. 처음에는 접점 문제인 줄 알고 여러 번 스피커 케이블을 다시 연결해 보았다. 필자의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물려 사용했던 케이블이었기에 선 문제 역시 아니었다. 혹시 몰라서 음악 재생을 중지하고 찬찬히 살펴봤지만, 역시 특별한 문제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조그 다이얼을 돌려 볼륨을 낮추고 음악을 재생하자 분명히 필자의 귀에 선명한 화이트 노이즈가 들렸다. 지인의 장비에서 음악을 들었을 때 역시 필자의 환경에서 느꼈던 동일한 문제가 발생했다. 3.5 파이 AUX 연결 시에도 화이트 노이즈가 나오나 싶어 직접 테스트를 해봤는데, AUX 쪽은 멀쩡했다. 블루투스 기능에서만 이러는 게 참 희한하다. 음질은 분명 괜찮았는데 화이트 노이즈 때문에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정리하자면, MV-BT는 APT-X 및 AAC 코덱을 사용하였기에 CD급에 근접하는 우수한 품질의 음질을 무선 환경에서도 즐길 수 있다. 또한 볼륨 조절이 50단계로 나뉘어 있어 조그 다이얼을 살살 돌리면서 음악 볼륨을 정밀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크게 두 가지의 이유로 필자는 MV-BT에 매우 실망하게 되었다.

 첫 번째 이유이자 가장 큰 문제는 음악 재생 시 들리는 화이트 노이즈다. 분명 낮은 볼륨으로 설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음악의 뒤쪽에서 미세하게 "치이-"하는 이상한 잡음을 느낄 수 있었다. 볼륨을 낮추면 더욱 명확히 화이트 노이즈임을 알 수 있다.. 필자가 사용했던 다양한 블루투스 장비들 중에 화이트 노이즈가 있었던 장비들이 없던 건 아니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이었지, 프로 오디오 시장을 노린 장비가 아니다. 고음질을 지항한다는 장비에서 화이트 노이즈가 발생한다는 건 솔직히 상상할 수 없다. 필자의 지인 역시 필자와 같이 MV-BT를 사용한 후, 화이트 노이즈에 대해 "화이트 노이즈 문제가 있다면 고음질이어도 이걸 사용해 음악을 듣는 의미가 없다. 구매를 다시 고려해야 할 것 같다."는 평을 남겼다. 추후 발매될 제품에서는 화이트 노이즈를 대폭 억제하여 보다 음악 감상에 집중할 수 있게끔 설계 개선을 해야 할 것 같다.

 두 번째 문제로, 블루투스 연결이 끊긴다. 음악 탐색을 한다거나 빨리 감기 등의 행동을 취할 경우, 음악은 정상적으로 재생되는데 소리가 갑자기 끊기는 현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했다. 이전 트랙으로 넘어간다거나 일시 정지 후 다시 음악을 재생하면 원래대로 돌아오긴 하지만, 음악 감상에 있어 이는 심각한 문제다. 이는 설계단의 문제로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화이트 노이즈 문제와 더불어 개선판에서 해결되었으면 한다.


Conclusion.

 Kali Audio의 MV-BT는 독특한 포지션의 장비다. XLR 및 TRS 단자를 지원하는 블루투스 모듈은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제품이다. 필자 말고도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했을 텐데, 이를 실제로 실행에 옮긴 회사는 Kali Audio가 유일하다. 역시 상상은 쉽지만 실행은 어렵다. 상상을 실제로 제품화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하지만, 필자였다면 이 제품을 현 시점에서는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바로 앞에서 언급한 화이트 노이즈 문제와 블루투스 연결 문제 때문이다.

 프로 오디오 장비라면, 아니 일반적인 오디오 장비라면 노이즈 억제는 기본적으로 되어 있어야 한다. 만원짜리 QCY 블루투스 이어폰도 불필요하게 화이트 노이즈를 들려주지 않는다. 그러나, MV-BT는 약 15만원이라는 얼추 가격이 있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블루투스 환경에서 음악을 재생 시 화이트 노이즈가 같이 재생된다. 이는 "고음질 블루투스 리시버"라는 이름과는 거리가 멀다. 제대로 설계된 고음질 블루투스 리시버였다면 화이트 노이즈 문제 자체가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MV-BT는 아닉 나아갈 길이 멀다.

 MV-BT의 QC 문제 역시 심각하다. 조그 다이얼의 유격, 본체 하우징의 사출 문제 등 가격 값을 못하는 요소들이 몇몇 개 있었다. 아무리 처음 만드는 장비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QC는 지켜져야 하는 게 아닐까. 필자의 지인이 쓰는 9만원짜리 Forcusrite Scarlett Solo의 마감이 놀랍게도 MV-BT보다 좋았다. 물론 필자가 받은 제품에서만 보이는 하자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가 받은 제품의 문제가 다른 제품에서도 나타나는 문제라면 이는 Kali Audio의 검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혹평만 가득했지만, MV-BT의 포지션이 시장에서 전무후무하기 때문에 잘 팔릴 거라 생각한다. 필자는 처음에 MV-BT의 포지션을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모니터 컨트롤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제품을 사용하면서 오히려 모니터 컨트롤러가 아닌 "스피커 셀렉터를 가진 규모 있는 스튜디오에서 적합한 장비"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자체적인 볼륨 컨트롤과 고품질 오디오 코덱 지원, 프로 오디오를 위한 밸런스 단자들의 존재는 클라이언트가 가져온 레퍼런스 및 데모 음악을 블루투스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빠르게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다. 

 공식 수입사는 "고음질 오디오 시스템에 블루투스가 필요한 때" MV-BT를 통해 블루투스로 음악 감상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보는 걸 권장하고 있다. 만일 자신이 얼리어답터이면서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하는 취미가 있다면 MV-BT를 구입하는 건 절대 나쁜 선택이 아니다. 다만 오디오를 중요시하는 오디오파일이라면 현재로서 MV-BT는 좋은 선택이 아니다. 부디 빠른 시일 안에 개선 버전이 출시되기를 바랄 뿐이다.


본 글은 '소닉밸류'으로부터 제품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그러나 필자의 의견이 100% 반영되어 있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