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ian Angels' Share EDP

2026. 10. 13. 12:12ㆍLife/Fragrance

킬리안의 엔젤스 쉐어는 창립자 킬리안 헤네시의 근본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향수라 해도 무방하다. 헤네시 가문의 아이덴티티기도 한 꼬냑의 느낌을 향수로 구현한 게 굉장히 개인적이면서도 영리하게 활용한다는 느낌이었다. 솔직히 킬리안 향수는 내 관심사에 있지 않았다. 다만 저번에 술을 마시다가 헤네시 XO 이야기가 나와서 갑자기 킬리안 생각이 나서 급 관심이 생겼을 뿐이다. 실제로 킬리안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칵테일을 자주 선보이는 편인데, 9월에 진행했던 그랜드 하얏트 X 헤네시 팝업에 방문해서 엔젤스 셰어 7.5ML로 시작하게 되었다. 다만 내 관심사는 엔젤스 쉐어보다 상위 모델인 파라디 쪽에 조금 더 기울여져 있긴 하다. 슬슬 가을이 시작되기에 엔젤스 쉐어를 뿌리기 참 좋은 시기다 생각, 개시를 하게 되었다.

엔젤스 쉐어를 이루는 향조들의 모음. 제미나이 생성

피부에 몇번 뿌리고 나니 이전에 마쳤던 꼬냑의 첫 모금이 바로 떠올랐다. 어딘가 씁슬하면서도 달콤한 포도의 향기, 꼬냑을 녹진하게 졸여내면 날 것 같은 향이 바로 피부에서 올라온다. 이후에 알코올 성분이 살짝 날아가면서 계피가 모습을 들어내는데, 나는 매우 달달한 호박 파이를 바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요즈음의 향수 추세 중에 구아망드라고 하나? 달달한 게 유행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어찌 보면 구아망드 계열이라 봐도 무방하겠지. 꼬냑에 계피 조합은 굉장히 신선한 느낌이라 해야 하나, 무거운 느낌이지만 동시에 캐주얼하게 볼 수 있겠다. 실제로 엔젤스 쉐어를 개시하고 나간 다음날 호드백이 많았다. 달다구리 하면서 적당히 있어보이게 분위기를 잡아주는 느낌이랄까. 잔향까지 쭉 이런 느낌이 이어지는지라 개인적으로 완성도 높은 향수라 생각한다.

헤네시에서 킬리안이 나왔다 해도 무방하다.

엔젤스 쉐어의 이미지는 역시 술이다. 그것도 잘 만들어진 꼬냑. 나 역시 헤네시 X.O를 마시다가 이 향수에 관심을 가지게 될 정도였으니 인상이 좋게 남았다. 코냑을 뿌리는 느낌이 이런 느낌일까? 바텐더랑 이야기를 하면서 술을 향수 대신 뿌리는 행위에 대해 이야기를 했더니 "그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라는 말을 했다. 다만 알코올과 당분이 있기 때문에 옷이나 피부에 뿌리면 끈적해지지 않았을까.

엔젤스 쉐어 파라디를 주제로 만든 칵테일

앞서 언급했던 킬리안 x 그랜드 하얏트 콜라보에 방문해 칵테일을 한 잔 마시면서 많은 생각을 해봤다. 킬리안은 참 영리하게 헤리티지를 풀어낸다. 향수와 술이 가지고 있는 공통분모를 잘 캐치해 순간을 만들어낸다. 개인적으로는 엑스트레 버전인 파라디의 베리함을 더 좋아하지만 엔젤스 쉐어 특유의 시나몬 파이와 코냑의 느낌 또한 굉장히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잘 풀어냈다고 본다. 베스트셀러로 팔리는 이유를 알았다. 가능하다면 본품을 들이고 싶을 정도다.

한줄평: 시나몬 파이와 꼬냑, 현대의 멋쟁이들이 술 한잔 하며 밤을 보내는 법

 

Kilian Angel's Share EDP
정가: 50ML 기준 420,000 원
구매 이유: 팝업 방문으로 증정받음(공짜!)

어코드: 웜 스파이시 / 우디 / 스위트 / 바닐라 / 시나몬 / 앰버 / 파우더리

지속력: 피부에 1뿌 기준 5~6시간, 섬유에 뿌릴 경우 실내 기준 1.5 ~ 2일

 

성별 및 드레스코드: 유니섹스지만 남자가 쓰기 좋아보임, 슬랙스에 재킷과 같은 비즈니스 캐주얼 룩

 

추천 나이: 30대부터 40대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