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9. 21:00ㆍJournal/RE:Vu
군대에 있을 시절, 그렇게나 하기 싫었던 운동을 최근 들어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말년 생활으로 인해 나태해진 몸은 어느새 군입대 이전의 몸무게에 인접해 있었고, 요 근래 몸이 무겁다는 느낌이 드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대에서 강제로 했던 운동과 다르게 사회의 운동은 훨씬 재밌었다. S헬스와 같은 건강 관리 App의 보조와 음악이 함께 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문득 블루투스 리시버에 대한 불만이 몽글몽글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전에 이용하고 있던 블루투스 리시버는 nwz-m504로, 소니에서 2014년에 출시한 mp3 플레이어이지만, 블루투스 리시버 역할도 가능한 독특한 기기다. 2014년 말에 구매하여 군 복무 중에도 유용하게 쓰고 있었는데, 이어폰의 문제인지 아니면 험하게 다뤄서인지는 몰라도 최근 들어 잡음이 끼어 은근히 거슬렸고, 운동할 때 들고 뛰기에 불편하다는 점들이 새로운 기기를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주머니와 통장은 여느 때처럼 텅텅 비어있었지만, 다나와 장바구니에 괜찮을 만한 넥밴드 블투투스 헤드셋들을 대충 담아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을 때 쯤, 트위터 RT 이벤트에 당첨되어 구매 리스트에 있었던 삼성 Level U를 얼떨결에 얻게 되었다!
삼성 Level U는 삼성에서 2015년 7월 출시한 넥밴드형 블루투스 헤드셋이다. 넥밴드형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은 LG의 TONE 시리즈, 즉 HBS-XXX들이 점령하고 있었을 시점이다. 삼성에서는 LG의 블루투스 헤드셋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자리잡는 모습을 보면서 위기의식을 느꼈나 보다. 그래서 Tone 시리즈와 비슷한 투 트랙 전략을 적용한 Level이란 브랜드를 런칭했다. 일반적 모델인 Level U 와 고급형 모델 Level U Pro 두 가지 모델로 말이댜. 그러나 고급형 Pro는 원조격이라 말할 수 있는 기어 서클의 기능을 흡수하여 좀 더 바람직하게 개선하였다면, 일반형 모델인 Level U의 경우 성능적인 부분에 있어 너프를 많이 당했다. 실제로는 감이 잘 잡히지 않는 부분인데, 자세한 사항에 대해선 글을 진행해 나가며 조금씩 서술해볼까 한다. Samsung Level U는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서 7만 4천원, 오픈마켓에서 4만원~5만원 사이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Samsung Level U의 모습이다. 선이 수납식이 아니다. 그런데도 유닛부에 자석을 달아놓음으로서 깔끔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HBS 시리즈와 다르게 배터리 및 통신 센서들이 넥밴드 부분에 위치해 있어 무게 중심이 뒤로 맞춰져 있다. 그래서 뜀걸음 시 안정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심한 유동 없이 목에 붙어 있다. 충전 단자 역시 배터리가 위치해 있는 넥밴드 부분에 있다. 사진을 보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 표준 단자, 마이크로 5핀을 통해 충전할 수 있다.
넥밴드 아래에는 전원 버튼이 위치해 있다. 옆으로 당겨서 ON/OFF하는 방식으로, 사진의 경우 Level U가 켜져 있다. 꺼져 있는 경우, 빨간색으로 스위치에 표시를 해 놓았다. 그냥 저 옆에다 적어놓는 게 훨씬 나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상위 모델인 Pro는 친절하게 표기가 되어 있다.
Level U에 존재하는 버튼들은 볼륨 Up/이전 곡, 볼륨 Down/다음 곡, 그리고 재생 및 정지/페어링 버튼. 이게 끝이다. 버튼 수가 적은 건 칭찬해줘야 하지만 애매하게 기능들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설명서를 한 번쯤 봐야 한다는 점이 은근히 귀찮다. 그냥 Up/다음 곡, Down/이전 곡 이런 식으로 만들어주면 될 텐데.
버튼의 재질은 일반적인 플라스틱이 아니라 말랑말랑한 실리콘으로 감싸져 있다. 언뜻 보기엔 '방수가 적용되었구나' 라고 오해할 수 있지만, Level U는 방수를 지원하지 않는다. 재질이 오해할 소지를 다분히 가지고 있다. 상위 모델인 Pro의 경우, 크롬 코팅이 되어 있는 플라스틱 버튼들로 이루어져 있다. 참고로 재생 버튼 바로 뒤에 통화를 위한 마이크가 위치해 있다.
왠지 모를 고무줄이 넥밴드와 유닛부를 연결하는 선을 잡고 있는데 삼성 공식 홈페이지를 참조한 결과, 없어도 되는 모양이다. 박스 포장 단게에서 선이 낭창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끼워 놓은 걸로 추정된다. 어쩐지, 저렇게 허접하게 만들 리가 없지. 필자의 경우 혹시 모를 단선 위험성 및 깔끔한 선정리를 위해 남겨놓았다.
Level U는 의외로 접을 수 있게 디자인되어 있다. 넥밴드형 블루투스 헤드셋의 문제점이 목에 걸고 다니는 걸 상정하고 만들기 때문에 꽤 부피를 차지한다. 그래서 가방에 수납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레벨 U의 경우, 사진의 모양처럼 접어서 들고 다니면 된다. 리모컨 및 마이크가 달려있는는 부분의 장력이 꽤 강력한 관계로 이어폰 선만으로 감아놓는다면 높은 확률로 잘 풀린다. 감을 때 따로 집게나 고무줄로 고정하는 걸 추천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평에 의하면 저렇게 할 경우, 관절 근처의 부분이 잘 부러진다고 한다. 접을 수 있는데 부러진다라.... 접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Level U의 유닛부는 다른 넥밴드형 블루투스 헤드셋과 다르게 오픈형으로 되어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갤럭시 S6부터 들어가기 시작한 번들 모다피 이어폰이나 애플의 이어팟처럼 귓구멍 안으로 들어가는 하이브리드형이긴 하지만 실리콘 팁을 귓구멍에 쑤셔넣는 커널형보단 낫다! 참고로 상위 모델인 Pro의 경우 커널형 구조로 되어 있다. 오픈형 이어폰을 선호하거나, 커널형이 귀에 맞지 않는 사람들에겐 좋은 선택이라고 본다. 앞서 말했듯 기어 서클이나 Level U Pro처럼 자석을 유닛부 옆에 넣어 놓아 깔끔한 디자인을 연출한다. 자석이 그렇게 세지 않은 걸 보아 네오디뮴 자석을 사용한 거 같지는 않다.
그런데 저 자석 기능, Level U에서 기능이 가장 많이 너프된 부분이라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자석을 이용한 부가 기능들이 Level U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즉, 붙어 있는 유닛을 분리한다 해서 일시정지 되어있던 음악이 다시 플레이 되지도 않고, 걸려오는 전화가 받아지지도 않는다. 프로 버전이랑 가격 차이가 2만원밖에 나지 않는다는 걸 고려한다면 심각한 단점이라 말할 수 있다. 요즘은 Pro 모델이 더 싸게 풀리는 경우도 있는 걸 생각하면 더더욱 답이 나지 않는다.
블루투스 헤드폰이니만큼 음질과 블루투스 연결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우선 음질에 대한 부분, 필자가 주로 듣는 음악들이 트랜스/하드코어 테크노 계열이라 모든 장르에 대해 정확한 분석을 내릴 수는 없지만 주관적인 느낌을 바탕으로 서술해보도록 하겠다.
- 저음역 : 약간 밍밍하다. 고음역 중심 튜닝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저음이 강하게 나오는 것에 놀랐다.
귀에 밀착시킨다면 좀 더 뚜렷한 킥을 들려준다,
세미 오픈형이라 그나마 저음이 강해진 거라 생각하지만, 오픈형은 오픈형이다.
- 중음역: 세다. 강하다. 왜곡된 신시사이저음이 가장 뚜렷하게 들린다. 중음역에 중점을 잡아놓은 거 같다.
- 고음역: 중음역과 저음역에 많이 묻힌다. 낸다고는 하는 거 같은데 있는지 없는지 애매할 때가 있다.
요약: 삼성 번들 이어폰 (모다피 이어폰) 소리다.
블루투스 연결에 대해선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은 편이다. 음악을 듣다 자주 소리가 튀고, 5m도 안 되는 거리 안에서 제대로 연결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평이 많기 때문이다. 필자의 친구도 위와 같은 문제로 Level U를 버리고 HBS 시리즈로 넘어갔다고 한다. 소리가 튀는 문제의 경우 필자도 사용하다 몇번 경험해봤는데. 나타나는 게 랜덤이다. 그때마다 헤드셋을 끄고 다시 연결해주면 얼추 해결되긴 하는데 근본적인 문제는 모르겠다. 기기 문제로 생각한다. 연결 거리라면 꽤 문제가 심각하다. 필자의 옆방(3m정도 된다)으로 넘어가면 음악이 늘어지고 끊어지며 제대로 음악이 재생되지 않는다. 넓은 공간에서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 지형적인 영향을 많이 타는 모양이다.
좌측이 Level 시리즈를 관리하는 Samsung Level이란 App이고, 그걸 설치하면 우측의 사진처럼 상단바에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표기를 퍼센티지가 아니라 매우 높음 / 높음 등 애매하게 표시했다는 점은 사용자들에게 있어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Level App의 인터페이스가 아주 여백의 미가 넘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Pro 모델의 경우엔 다르다. Pro 모델을 연결할 경우, 모바일 디바이스의 음량 말고도 블루투스 헤드셋의 음량을 App에서 조절할 수 있고, 자체적인 음장(Sound Alive나 UHQ upscale, Sound with ME 등등)들을 음악 App으로 가지 않고도 적용할 수 있다 Level U의 경우 Level 앱에서 할 수 있는 건 사용 설명서 읽기, TTS 알림 설정과 상단 바에 제공되는 바로가기 서비스밖에 없다. 음장의 경우 음악 App을 켜서 이퀄라이저를 수정할 수는 있지만 은근히 귀찮은 부분이 있다. UHQ Upscale의 경우 비활성화된다. 아무리 정가 7만 5천원짜리 블루투스 헤드폰에 제공되는 서비스가 이렇다는 건 아쉬운 부분이다. 1
ConClusion.
실생활에서 Level U를 사용했을 때 생각 외로 편리한 부분들이 많았다. 우선 주머니에 들어있던 이어폰들이 사라졌다. 목에 걸려 있는 이어폰을 귀에 꼽고, 재생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음악이 귓가에 들려온다. 진짜 선이 없는 자유가 무엇인지 다시끔 알게 해줬다. 두 번째로, 좋은 패션 아이템이 되어줬다. 필자는 검은색 목폴라 티셔츠에 검은색 캐주얼 정장 조합을 선호하는 편인데, 골-든한 Level U을 플러스함으로서 포인티한 룩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세 번째로, 운동할 때였다. 열심히 뜀걸음을 할 때 목에서 떨어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간단한 생활방수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긴 한데 충전 마개에 고무실만 살짝 발라주는 등의 신경만 쓴다면 오래오래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
Samsung Level U는 왜 삼성 블루투스 헤드셋이 시장에서 저평가받는지에 대해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시라 할 수 있다. 디자인은 무척 예쁘게 뽑았다. 자석을 이용한 선정리 방식도 참신했다. 그러나 블루투스 헤드셋 본연의 기능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출시 가격이 7만원 증반인데 가격에 비해 부가 기능이나 성능이 따라가지를 못한다. 이유 없이 음악이 튀는 현상과 가까운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통신이 끊기는 현상은 블루투스 헤드셋에 있어 치명적인 문제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필자의 친구도 "블루투스는 LG"라고 말했다. 삼성이 개판으로 물건을 뽑아내는 건지, 아니면 LG가 물건을 잘 뽑아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현재의 삼성 블루투스 헤드셋은 소비자들의 눈에는 한참 못 미친다. LG의 HBS 시리즈는 기본기가 튼튼하기 때문에 보급형 기기던, 혹은 고급형 기기던 어떤 모델을 사던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
최근 삼성은 하만 카돈, JBL 등 다양항 음향기기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하만 그룹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하만 산하의 브랜드들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렸지만 한편으로는 블루투스 헤드셋을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에 대해 기대가 된다. 하지만, 기대는 기대일 뿐 지금은 거르는 것이 답이다. 삼성 블루투스 헤드셋은 현재로선 시기상조다.
Samsung Level U
"블루투스 헤드셋은 역시 LG."
- 넥밴드형 블루투스 오픈형 헤드셋
- 자석이 달려있지만 선정리 이외엔 기능 없음.
그렇다고 해서 사용자를 매료시킬만한 특징은 없음.
- 재질은 실리콘을 사용했는데 방수를 지원하지 않음.
- 듀얼 마이크로 통화 시 노이즈 캔슬링 지원.
-가격은 7만원대인데 살 만한 가치가 극히 미미하다.
- 디자인은 Good. 그런데 디자인만 잘 뽑으면 어떻하나.
-오픈형 넥밴드를 원하는 사람에겐 이거밖에 답이 없긴 하다.
- 참조. http://blog.naver.com/jihoon5252/22067328984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