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9. 27. 21:22ㆍLife/Fragrance

니치 향수 3대장 중 하나이자 비누 향으로 유명한 블량쉐로 유명한 바이레도에는 상대적 비주류지만 꾸준히 품절이 이루어지는 라인업들을 여럿 가지고 있다. 창립자 벤 고헴인가, 이 사람은 왜 이리 메탈릭 한 감성을 좋아하는 건지. 바이레도 향수들은 특유의 "메탈릭 쪼"가 있어 싫어하는 사람들은 확실히 싫어하는 그런 향수 브랜드지만 최근 출시되는 앱솔뤼 제품군이나 몇몇 향수들에 대해서는 예외가 있다. 향수장에 5번째로 추가한 향수이자 첫 번째 바이레도 향수인 블랙 샤프란을 소개해볼까 한다. 블라인드 구매를 했지만 완전히 한 대 얻어맞은 그런 향수다. 블라인드 구매인데 100ML를 구매하는 사람이 있다고? 바로 여기 있다.

바이레도 향수들은 거대한 박스에 담겨져서 온다. 블랙 샤프란. 블라인드 구매였기에 매우 기대되던 향수 중 하나였다. 블량쉐 같은 건 많이 맡아봤지만 처음 접하는 카테고리였기에 궁금했다. 다짜고짜 본품을 들이박은 나 자신이 참 용맹스럽다 할 수 있겠다.

속 박스는 바이레도의 로고가 큼지막하게 인쇄되어 있다. B로 보이면서 13으로 보이는 독특한 로고가 인상적인데, 디자인 잘하는 스웨덴 기반의 브랜드라서 그렇다. 다른 향수들은 작은 포장지에 아담하게 포장해서 오는데 바이레도의 경우는 조금 특이해서 인상 깊었다.

박스를 들어올리면 향수 본품과 작은 안내문이 나오는데, 확실히 비싼 향수들은 패키지부터 다르다. 40만 원의 값어치가 이런 느낌일까.

향수병 디자인은 심플하다. 뚜껑은 자석으로 되어 있어 자동으로 착 하고 붙는다. 별거 아닌 디테일인데 마음에 든다. 향수병은 브랜드의 의지를 담는다는데,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디자인이라 생각한다. 다만 심플한 디자인 덕분에 짝퉁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 향수들은 검증된 곳에서 사는 걸 권장한다.

피부에 처음 착향을 하는 순간 먼저 맞이하는 건 샤프란이다. 매캐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는 무언가가 코를 강타한다. 하지만 혼돈은 찰나일 뿐, 이후 매우 잘 길들여진 가죽 향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죽을 표현한 향수들은 상탈 33이나 셀리에, 아이디얼 원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매우 젊고도 부드럽게 무두질된 가죽 향은 블랙 샤프란이 으뜸이다. 특유의 절은 가죽에 제대로 당해서 한 동안 바이레도의 다른 향수들을 시향 하러 다녔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으로 젊은 가죽은 피부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달콤한 라즈베리를 남긴다. 바이레도 특유의 메탈릭 한 라즈베리 향이지만 그렇게 거슬리진 않는다. 우산이나 안경닦이에 뿌려놓고 있는데, 꺼낼 때마다 매우 만족스러운 향 중 하나다.

다른 향수들이 향수장을 수없이 드나들더라도 다시 재구매를 할 향수다. 가장 좋은 반응들이 있었고, 현재로서 가장 사랑하는 향 중 하나다. 취향을 보다 명확하게 만들어 준 향수라는 점에서 향수 컬렉션 중에서 당당히 상석을 차지하고 있는 향수기도 하다. 달달한 가죽향을 추구한다면 꼭 한번 뿌려보길 권한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다.
한줄평: 샤프란과 가죽, 그리고 라즈베리. 격식 있으면서도 캐주얼한 매력적인 No.1
Byredo Black Saffron EDP
정가: 100ML 기준 435,000 원
구매 이유: 니치 향수에 본격적으로 입문하던 차에 핫딜 구매
어코드: 가죽, 프루티, 우디, 아로마틱, 웜 스파이시. 스위트, 애니멀릭, 파우더리, 메탈릭, 웜 스파이시
지속력: 피부에 1뿌 기준 6~8시간, 섬유에 뿌릴 경우 실내 기준 2~3일
성별 및 드레스코드: 유니섹스 / 캐주얼 착장부터 정장까지 커버 가능, 상대적으로 무거울 수도 있음
추천 나이: 20대 후반 ~ 40대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