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dy 90W Multi-port Charger

2020. 6. 12. 16:40Journal/INTroduCE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여러 가지 전자기기들이 하나로 통합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충전해야 할 기계들이 여전히 많다. 무선 이어폰들과 보조 배터리, 그리고 휴대용 게임기들의 하나둘씩 늘어날수록 동시에 컴퓨터에 마련된 USB 포트들엔 케이블들이 늘어갔다. 진지하게 충전만 담당하는 USB 멀티 포트 충전기를 구입할까 고민하다 결국 필자는 19년 2월 초에 Freedy사에서 출시한 80W 5-Port 멀티 충전기를 구매했다. 최초 구입 목적은 외출용이었지만 USB Type-A의 유용성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기 때문에 어느 순간, 외출용이 아닌 집 안의 보조 배터리나 휴대폰들을 충전하는 충전 스테이션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결국 또 사야 하는가... 라 생각했던 차에 일렉트로 마트에서 지금 사용 중인 제품의 상위 모델을 1+1에 판매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혼자 두 개를 다 사기엔 상대적으로 부담이 컸기에, 마침 여행용 멀티 충전기가 필요했던 지인을 설득하여 구매하게 되었다. 필자와 필자의 지인이 십시일반하여 선택한 멀티 충전기는 Freedy 90W Multi-port Charger다. 가격은 정가 59,000원이었지만 일렉트로 마트에서 진행하는 1+1 증정 행사 덕분에 실제로는 29,500원 정도에 구할 수 있었다.

 Freedy 90W Multi-port Charger(이하 Freedy 90W Charger)는 2019년 1월에 출시된 멀티 충전기다. 사실, 이 충전기는 Freedy에서 자체적으로 기획한 제품이 아닌, 멀티 충전기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중국의 제조사 Vina의 제품을 ODM하여 출시한 제품이다. 멀티 충전기를 주로 취급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UM2에서 출시한 90W 멀티 충전기와 비교하면 기능 및 충전 단자의 유사성이 보이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 출시된 Freedy 80W Charger 역시 UM2에서 출시했던 80W 멀티 충전기와 지원하는 기능 및 디자인적으로 유사점이 보이는 걸 보아, 같은 제조사(여긴 LVSUN)에서 ODM을 진행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렇기에 해외에서 Vina 혹은 LVSUN의 오리지널 제품을 직구하여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Vina / LVSUN의 제품과 국내에서 판매되는 Freedy나 UM2의 ODM 제품들의 약간의 디자인적 요소를 제외하고 차이가 거의 없기에 AS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시, 대응이 쉬운 국내의 제품을 구매하는 게 훨씬 편리할 수 있다.

 각설하고, Freedy 90W Charger가 가진 특징으로는 90W라는 고출력과 Type-C 단자 두 개와 USB-A 단자 두 개를 지원한다는 점인데, Type-C 단자들이 각각 60W와 30W의 USB-PD 규격을 만족하기 때문에 노트북이나 게임기 등 USB-PD 규격을 만족하는 다양한 휴대기기들을 동시에, 그리고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고 한다. 직접 박스를 개봉하고 제품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이에 대해서 보다 세부적으로 작성해보도록 하겠다.

First Look.

Freedy 90W Charger의 박스 디자인

 박스 디자인은 깔끔하다. 멀티 충전기란 이름에 걸맞은 제품 이미지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 이걸 어떻게 사용하면 되는지 직관적인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제품은 화이트, 블랙이 있는데, 이전에 필자가 Freedy 80W Multi-Charger 모델의 화이트를 사용했던 경험을 되살려, 블랙을 선택했다. 화이트는 때가 무척 잘 묻고 변색도 잘 일어난다. 만일 Freedy나 UM2 같은 멀티 충전기를 고려하고 있라면 화이트 대신 블랙이 가장 무난하다.

박스를 열어 실제 제품을 볼 수 있다.

 고급 제품 라인업에 속하는 녀석이라 그런지 박스의 전면은 자석으로 열어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내부에는 충전할 수 있는 장비들의 아이콘들과 지원하는 충전 규격들의 로고가 인쇄되어 있으며 실제 제품을 볼 수 있도록 플라스틱으로 처리되어 있다. 그러나, 어차피 멀티 충전기인데 이렇게 실제 제품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까란 의문이 든다. 필자 생각엔 가장 중요한 출력 포트들만 보여주는 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Freedy의 제품 디자이너는 약간 생각이 다른가보다. 

제품 박스의 뒷면

 뒷면에는 영어로 빼곡히 제품 스펙 및 안전 관련 주의사항이 인쇄되어 있다. 이전에 출시했던 80W 멀티 충전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항목이 영어로 작성되어 있다. 이 쯤 되면 한국에 발매된 제품인지, 해외 제품을 그대로 들여오고 스티커만 붙여서 출시한 건지 구분이 안 갈 정도다. 뒷면에 그려진 그림엔 Freedy 90W Charger의 출력 단자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출력 규격에 대한 정보가 인쇄되어 있다. 사용 시 유의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도 같이 표기되어 있는데, 매뉴얼도 안 넣어줄 거면서 설명도 영어로 적는 건 좀 아니라 생각한다. 적어도 유의 사항만큼은 한글로 적어줘야 하는 게 아닐까.

제품 박스의 측면

 제품 박스의 측면에서는 실제 제품을 볼 수 있게 박스를 디자인하여 Freedy 90W Charger가 지원하는 포트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 박스 뒷면에서 살펴봤듯, 멀티 충전기라는 이름에 걸맞게 총 4개의 충전 포트를 지원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다만 필자가 이전에 사용하던 80W Charger의 경우엔 5개의 충전 포트를 지원했었는데, 1개가 줄으니까 무언가 손해 본 느낌이다. 

언제나 개봉은 신난다

 이제 기다리던 개봉의 시간이다. 박스 상단에 얌전히 붙어 있는 봉인 씰을 잘라내야만 박스를 열 수 있다. 평소였으면 칼을 사용했겠지만 칼이 보이지 않아 주변에 굴러다니던 가위를 사용했다. 

Freedy 90W Charger의 구성품

 Freedy 90W Charger의 구성품은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Freedy 90W Charger 본체와 한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2구 AC 전원 케이블, 휴대용 파우치, 그리고 Type-C 케이블로 구성되어 있다. 휴대용 파우치는 생각보다 보풀이 많이 묻으니 사용 전에 한번 세탁을 돌리는 것을 추천한다. 번들로 따라온 Type-C 케이블이 생각보다 물건인데, 이는 나중에 따로 소개하겠다.

Freedy 90W Charger의 모습.

 Freedy 90W Charger 본체의 모습이다. 미끄러지지 않도록 표면에 무늬 처리가 되어 있는데, 이는 Freedy 제품에서만 만날 수 있는 디자인이다. 같은 성능을 가지고 있는 UM2의 경우는 브러시 느낌의 표면 처리가 되어 있다. 그러나 오리지널 제품에 사용된 플라스틱이 유광이라 기름 등의 번들거리는 이물질이 묻으면 눈에 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측면엔 무늬 처리가 되어있지 않아 측면엔 상대적으로 흠집에 취약하다. 화이트 모델의 경우 흠집에선 자유롭겠지만 이물질이 더욱 눈에 띌 듯 하다.

Freedy 90W Charger의 뒷면.

 Freedy 90W Charger의 뒷면에는 충전을 위한 2구 AC(흔히 부르는 8자 코드) 단자가 있으며, 제품 박스에 적혀 있던 스펙들이 바로 옆에 빼곡히 인쇄되어 있다. 쌀알보다 작은 글자 중 가장 인상적인 내용을 하나 꼽자면 Freedy 90W Charger는 100V부터 240V 사이의 전력만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 이는 프리볼트 충전기란 뜻으로 일본과 같은 110V를 사용하는 나라에서도 그 나라에 맞는 8자 코드만 있다면 변압기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더라도 각 나라에 맞는 2구 AC 코드만 있다면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필자가 이 제품을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번들로 제공되는 Type-C 케이블. 60W의 전력 공급과 데이터 입출력을 지원한다.

 번들로 들어있는 Type-C 케이블은 퀄리티가 생각보다 상당하다. 패브릭 재질의 선에 매끈한 일체형 Type-C 단자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일체형 Type-C 단자를 사용한 케이블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음매가 존재하는 케이블은 미관적으로도 살짝 떨어지지만 외부 충격에 일체형 단자보다 훨씬 떨어지기 때문이다. 패브릭 재질의 선재는 굉장히 두꺼웠고 뻣뻣한데, 단선이 잘 나지 않게끔 튼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케이블 자체의 스펙도 생각보다 준수한 편인데,  최대 60W의 전력 공급 및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다. 그런데 강한 재료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번들 케이블의 내구도가 좋지 않다는 실제 사용자들의 평가가 여럿 있기 때문에 사용 시에는 다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전원을 넣으면 좌측의 LED에 파란 불이 들어온다.

 전원을 넣으면 좌측에 위치한 LED에 파란 불이 들어오면서 충전할 준비가 되었음을 알려준다. 앞서 언급한 대로, Type-C 출력의 경우 모두 USB-PD 규격을 만족한다. 다만 LED에 가장 가까운 Type-C 단자에 한해서만 최대 60W의 출력을 지원한다. 60W의 출력은 맥북 프로 13인치를 충분히 충전할 수 있는 전류다. 바로 옆에 위치한 Type-C 단자는 최대 30W의 출력을 지원하는데, 닌텐도 스위치를 원활히 충전할 수 있을 정도다. USB Type-A의 경우, USB-PD는 아니지만 퀄컴의 충전 규격인 Quick Charge 3.0을 지원하여 각각 18W의 출력을 낼 수 있다. 사실, 90W의 총 출력을 지원한다고 스펙상으로 표기되었지만, 실제 사용 시 나타나는 최대 출력은 모든 포트를 합쳐서 110W 이상이라고 한다. 같은 제품을 ODM화하여 출시한 UM2에서는 '실제 출력은 100W 이상이지만, 제품이 가지고 있는 가장 안정적인 출력치인 90W로 인증을 받게 되었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제품이 버틸 수 있는 최대 전력에 도달할 경우엔 내장된 전력 제어 칩셋이 유동적으로 전력을 차단해 충전하는 기기에 손상이 가는 걸 막아준다. 다만 인터넷에서는 출력 단자가 전류를 이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조심해서 사용하자.

Conclusion

Freedy 90W Charger는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하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Freedy 90W Charger는 필자가 사용하던 Freedy 80W Charger를 대체하지 못했다. 필자가 사용하는 Type-C to Magsafe 케이블이 이상하게도 Freedy 90W Charger와 호환성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초의 목적이었던 맥북 충전기를 대체한다는 계획은 틀어졌지만 곧 새로운 사용 방법을 찾아냈다. 필자의 작업실에는 닌텐도 스위치 및 고속 무선 충전기 등 최근 충전해야 할 장비들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를 Freedy 90W Charger로 커버할 수 있다. 비록 Freedy 80W Charger와 비교했을 때, 충전 포트가 하나 줄어들긴 했지만, 3만원짜리 멀티 충전기 치고는 안정성 있게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을 다하고 있다. 오래 사용할 수록 약간 뜨거워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어차피 필자의 피부와 직접적으로 닿지 않기 때문에 사실 상관 없는 부분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문장이 요즘 유행이다. 다양한 규격의 충전기들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 Freedy 90W Charger를 추천하고 싶다. 저렴한 가격에 확실하게 달라지는 삶의 질을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도 그렇고, 필자의 지인도 그랬다. 이번 기회에 하나 쯤 사서 사용하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