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Sockets Low-Pro Grip & Stand

2026. 11. 2. 16:30ㆍJournal/RE:Vu

 며칠 전, 인스타그램을 내리다가 어느 릴스 하나를 보게 되었다. 흔하게 보이는 릴스인 줄 알았는데 유난히 눈에 밟혔다. 마침 필요했기도 하고. 지난번 dBrand Tank 글 마지막에 "그립톡 하나 잘못 붙였다가 떼는데 큰 고생을 했다"라고 적었는데, 이번 글은 그 이야기의 후속 편이다. Tank 케이스의 맥세이프 자력이 너무 세서 기존에 사용하던 그립톡은 붙이는 순간 떼기 힘든 애물단지가 되었고, 그렇다고 그립톡 없이 쓰자니 큰 폰은 여전히 한 손으로 버거웠다. 그럼 아예 처음부터 붙여놓고 떼지 않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이번에 소개할 물건은 그립톡의 선구자, PopSockets의 신작 맥세이프 그립 스탠드, Low-Pro Grip & Stand다.

팝소켓은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는 브랜드다. 폰 뒤에 붙이는 접이식 그립, 흔히 "그립톡"이라고 부르는 악세사리를 처음 만든 회사다. 재밌는 건 창업자가 원래 만들고 싶었던 건 지금 같은 아코디언 형태가 아니라 완전히 납작한 그립을 가진 녀석이었다. 당시에는 기술의 한계로 실패한 시제품이 지금의 팝소켓이 되었고, Low-Pro는 기술과 소재의 발달 덕분에 원래 아이디어로 돌아간 제품이라고 한다. 10년 넘게 돌고 돌아 원점 회귀라니, 낭만은 인정한다. 다만 최근의 그립톡은 얇기만 한다고 모든 게 용인되는 악세사리가 아니게 되었다. 여기에 NFC도 넣고, 휴대폰도 세울 수 있어야 하고, 휴대폰의 무게도 견뎌내야 하는 멀티플레이를 요구받는다. 과연 PopSockets의 Low-Pro는 어떨지 궁금했다. 그런 의미로 이번에 오랜만에 돌아온 내돈내산 악세사리다. 큰 맘 먹었다.

Before Start

 PopSockets Low-Pro는 출시 이후 꾸준한 바이럴을 통해 네임 밸류를 높이고 있다. 미국 기준 출시가는 39.99달러인데 이놈의 높은 환율 덕분에 한국 가격이 7만 원 언저리가 되었다. 그립톡 하나에 7만 원 넘게 태우는 게 제정신이냐고 묻는다면... 콘텐츠 각을 재고 싶었다. 각설하고 가격도 비싼데 PopSockets는 국내에 정식 발매가 되지 않았다. 즉 해외 직구 혹은 보따리상이 파는 물건을 살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가장 거대한 보따리상, 애플이 PopSockets Low-Pro를 수입,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69,000원, 맥세이프 그립톡만 이 가격이다. 색상은 블랙, 네이비 2가지밖에 없지만 가장 확실하고 빠르게 구매할 수 있는 루트 중 하나다. 그게 아니라면 PopSockets 공식 홈페이지에서 직구로 구매하는 방식인데, 필자는 제3의 길, 일본에 업무 보러 간 김에 사 왔다. 5000엔 대 초반에 사 왔는데 환율을 생각하면 매우 잘 산 소비라고 생각 중이다. 지금 보니까 가격이 또 올랐다. 어차피 살 거 싸게 사는 게 맞지 않을까. 친구가 대신 물건을 받아줬고, 26년 10월 24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미리 아마존으로 주문한 제품을 수령할 수 있었다.

Unboxing

 패키지는 마트에서 막 걸려있는 상품을 뜯어온 듯한 느낌이다. 평범한 걸이형 종이 패키지인데, 앞면 정중앙에 원형 창을 뚫어 실물을 보여준다. dBrand처럼 컨셉질에 진심인 타입은 아니라서 재미났다. 눈에 띄는 건 직접 손가락에 걸어볼 수 있도록 그립 부분을 열어놓은 것과 "2.6mm" 숫자다. 아직은 열어본 게 아니니 좀 있다 판단하도록 하자.

뒷면에는 사용 예제와 슬로건 등등이 인쇄되어 있는데, 슬로건이 인상적이다. "Designed to disappear", 사라지도록 디자인했다는 뜻이다. 얇기에 자신이 있다는 뜻이겠지. 그 아래에 기능 네 가지가 정리되어 있다.

  • Ultra Thin Design: 2.6mm
  • Comfortable Grip: 손가락에 맞춰 휘는 그립
  • Kick-Out Adjustable Stand: 펼치는 킥스탠드
  • Mounts to Metal: 금속면 부착

여기서 이 제품의 의의는 두께다. 지금까지 필자가 사용했던 그립톡 중에서 이게 압도적으로 얇다. 물론 얇다고 해서 그립감이나 기타 기능들이 구리면 쓸모가 없다. 디테일하게 살펴보기 위해 개봉을 빠르게 해 보자.

 꺼내서 옆에서 보면 진짜 얇다. 이렇게 얇게 만들기 위해 다른 그립톡처럼 플라스틱 아코디언 구조물을 2단으로 접는 구조가 아니라, 얇은 폴리머 한 장이 접혔다 펴지는 방식이다. 베이스는 알루미늄, 둘레를 감싼 킥스탠드 링은 스테인리스다. 이렇게 얇으면 금방 찢어지는 거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데, 제조사 말로는 30파운드 인장력과 10만 회 개폐 테스트를 거쳤다고 한다. 일단 수령 후 약 5일 동안 힘들게 손가락에 끼고 다녔는데 300그램 정도는 무난하게 버틸 수 있어 보였다. 다만 구조적 한계로 인해 구조물이 파손된다거나, 혹은 내부에 모래 등 이물질이 들어가기 쉬운 구조라 러기드 한 구조는 아니다. 또한 그립 부분의 커버가 플라스틱이기에 긁힘에 약하다는 점도 있다. 이런 염려들을 잠시 뒤로 하고, 일본 출장에서 적극적으로 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Low-Pro

 그럼 디테일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정말 얇다. 누가 보면 두꺼운 스티커인 줄 알겠다. 이게 정말 맥세이프 그립톡이라고?라고 생각할 정도로 얇다. 왜 바이럴이 많이 되었는지, 가격이 비쌌는지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7만 원에 육박하는 정가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될 정도지만.

 후면에는 맥세이프 자석들과 팝소켓 글자, 그리고 스탠드 경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제조국은 중국, 역시 중국이다. 자석이 저렇게 노출되어 있어 쉽게 뜯어지는 거 아닌가? 할 수 있지만, 얇으면서도 부드러운 플라스틱 구조물로 덮혀 있어 쉽게 뜯어지진 않아 보인다.

 제일 중요한 그립톡 부분이다. 이걸 어떻게 튀어 오르게 만들지?라고 생각했지만, 그냥 밀면 톡 하고 올라온다. 여기에 손가락을 비집고 끼워 넣으면 된다. 

 앞서 보았다시피 손가락을 감싸는 그립 부분은 휴대폰을 지탱해서 세우기에는 적합하진 않다. 그렇기에 Low-Pro에는 킥스탠드 링이 추가되었다. 이게 꽤 유용했기에 숨은 주인공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둘레의 금속 링을 펼치면 세로, 가로 둘 다 거치가 된다. 링이 생각보다 단단해서 휴대폰 정도는 충분히 버틴다. 

 어떻게 열 수 있는지 한번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만일 구매를 고려하고 있었다면 참고해보길 바란다.

Low-Pro w/ TANK

이 글을 쓰게 만든 진짜 이유다. 필자가 사용 중인 dBrand Tank 케이스에는 카메라 섬을 가로로 길게 늘려 바닥 흔들림을 잡는 구조물이 있다. 기존의 그립톡을 붙이게 되면 그립톡이 대신 바닥에 닿는 구조라 덜렁거렸는데, Low-Pro를 붙이면 뭔가 붙였다는 느낌이 크게 들지 않았다. 다만 가운데가 미묘하게 뜬 느낌이 드는데, 그립톡이 붙은 부분이 Tank 케이스의 구조물보다 살짝 더 튀어나와 있어서 그런 듯하다. 그럼에도 일체감 하나는 장난 아닌데, 마치 케이스에 그립톡 기능이 추가된 느낌이다. 그리고 Low-Pro, 이거 자력 장난 아니다. Tank 케이스의 자석이 워낙 세서 기존 그립톡들을 제거할 때 조금 애먹었는데, Low-Pro는 정말 제거하기 힘들다. 한번 붙으면 떼기 힘들다.

 Tank 케이스에 Low-Pro 그립톡을 붙인 후 손가락에 끼워보았다. 그립감은 솔직히 말해서 묘한 느낌이다. 내부 폴리머 구조물들이 손가락 곡면에 맞춰 감싸주긴 하는데 약간 애매? 어정쩡하게 감싸주는 느낌이다. 원래 쓰던 신지모루 그립톡이 워낙 말랑말랑한 재질이라 더 비교가 되는 것도 있다.

 Tank 특유의 기하학적 디자인 덕분에 킥스탠드 링을 사용할 때 큰 도움이 된다. 마치 이 그립톡을 쓰기 위해 디자인된 케이스 같다. 앞서 언급했던 강력한 자력으로 인한 그립톡 제거 문제도 킥스탠드 링을 들어 올린 후 살짝 옆으로 들어 올리면 쉽게 떼넬 수 있다.

 물론 약해 보였던 폴리머 구조물은 Tank과 아이폰 16 Pro 정도의 무게는 충분히 버틴다. 폴리머 구조들이 삭거나 잘리지만 않는다면 오래오래 쓸 수 있다.

 그리고 워낙 얇다 보니 Low-Pro를 붙인 채로 다른 금속제 표면에 붙일 수도 있다. 마땅히 금속제 표면이 없어서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붙여봤는데 잘 붙는다.

NFC & Charge

 여기서부터는 필자 개인적인 이슈들과 관련이 있다. 필자는 집 키를 NFC 스티커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 기존엔 지갑 안쪽에 붙이고 쓰고 있었지만 요즈음 지갑을 잘 쓰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립톡에 붙여 쓰는 방향로 옮겨갔다. 지금 사용하는 NFC 스티커를 그냥 겉면에 붙여 썼다. Low-Pro도 비슷하게 해보고 싶었는데, 내부에 집어넣을 수 있는 각을 한번 재보고 있었다. 안쪽에 NFC 태그를 배치하게 되면 겉면에 태그가 노출되지도 않고, 상대적으로 자석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펼쳐지는 부분 안쪽 틈에 넣어보려 생각했는데...

 내부를 보니 아뿔싸, 자석으로 잡아주는 구조물이 있다. 이러면 NFC 태그와 간섭이 생겨서 제대로 쓸 수 없어진다. 바깥쪽에 NFC 태그를 붙이더라도 자석 간섭을 피할 수 없다. Low-Pro에는 NFC 태그를 붙여 쓸 수가 없다.

 두 번째로 충전 관련. 공식 설명만 보면 Low-Pro는 맥세이프와 Qi2 무선충전기를 지원한다. 일부 판매처는 아예 그립을 떼지 않고 충전할 수 있다고 홍보한다. 그런데 해외 리뷰를 찾아보면 말이 갈린다. 충전은 되지만 속도가 떨어진다는 리뷰도 있고, 붙인 채로는 아예 충전이 안 돼서 매번 떼야 했다는 리뷰도 있다. 몇 초 충전되다 끊긴다는 구매자 후기도 보인다. 그래서 필자가 가진 무선 충전기 두 개로 직접 확인해 봤다. 테스트에 사용한 장비는 Anker Prime 3 in 1 데스크탑 충전기와 Anker MagGo 3 in 1 무선 충전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필자가 가지고 있는 충전기 중에서는 되는 곳도 있고 되지 않는 곳도 있다. 같은 앤커 브랜드의 무선 충전기인데 Anker Prime 3 in 1 데스크탑 충전기는 충전이 되지 않았고, 다른 Anker MagGo 3 in 1 무선 충전기는 충전이 되지만 매우 천천히 충전되었다. 필자 추측으로는 알루미늄 베이스와 스테인리스 링이 충전 쪽에 간섭을 주는 게 아닐까 싶었다. 충전 코일 사이에 금속판이 끼면 그 금속판이 열을 먹고, 충전기가 이물질로 판단하면 출력을 끊어버리는데, 감지가 느슨한 충전기는 충전은 해주지만 금속판을 데우느라 뜨거워지고, 깐깐한 충전기는 아예 차단하는 셈이다. 차량용 충전기에서도 테스트해 봤는데 어떤 건 충전되고 어떤 건 충전되지 않았다. 되도록이면 충전 시에는 떼도록 하자.

Conclusion

 한국에 돌아와서도 PopSockets Low-Pro를 쓴 지 약 1주일 정도 지났다. 외출할 때나 작업 때 등 최대한 다양한 상황에 써 봤는데 확실히 물건은 물건이다. 먼저 크게 다가오는 장점은 역시 두께다. 워낙 얇아서 케이스에 붙어 있는 걸 잊고 지내다가 필요할 때만 펼쳐 쓰게 된다. Tank처럼 육중한 케이스에 얹어도 두께 부담이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두 번째로는 의외로 킥스탠드 링이다. 이게 생각 이상으로 매우 편리했다. 책상 위에 휴대폰을 올려놓고 셀카를 찍을 때나 무언가 제품 샷을 찍을 때 별도의 스탠드 없이도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이거 하나만 보더라도 들일만 하다고 생각한다. 자력 하나도 매우 짱짱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물론 케이스티파이의 일부 케이스나 순정 상태에서는 몇 번 힘을 주니까 떨어지는 걸 봐선 강한 자력을 만들어주는 케이스를 사용하는 걸 권장한다.

 물론 PopSockets Low-Pro에는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일단 설명했던 기능들 중 일부가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았는데, 대표적으로 무선 충전이다. 공식적으로는 지원한다지만 실제로는 충전기에 따라 발열이 나거나 아예 안 된다. 사실상 충전할 때마다 떼야하는 제품이다. 얇게 만들었으니 무선 충전도 쓸 수 있겠지? 라면서 자신 있게 홍보했지만, 요즈음의 Qi2 지원 무선 충전기에 사용한다면 바로 컷당한다. 무선 충전을 주로 쓰는 사람들이라면 얌전히 떼고 쓰자. 두 번째 단점이자 가장 큰 단점. 바로 가격이다. 그립톡 하나에 7만 원? 그돈씨라는 말이 바로 나온다. 처음에 이걸 산다고 했을 때 주변 친구들에게 또 돈지랄하는구나 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당장 전에 사용하던 맥세이프 그립은 만원 대라서 PopSockets Low-Pro를 살 돈으로 약 5개 이상 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7만원 이상의 만족도를 주는 건 또 아니다.

 정리하자면 PopSockets Low-Pro는 "얇음에 모든 힘을 쓴 나머지 가격이 산으로 간 맥세이프 그립"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두꺼운 러기드 케이스를 쓰는데 그립톡 두께가 거슬렸던 사람이거나 폴더블 폰을 사용하던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인터넷을 조금 보니 갤럭시 폴드 8과 궁합이 그렇게 좋다는 리뷰를 여럿 읽었는데, 정말 그럴 거 같단 생각이다. 킥스탠드 링의 편의성도 생각 이상이었으니 일반적인 바형 스마트폰보단 폴더블 폰 쪽이 궁합이 더 좋지 않을까. 다만 무선충전을 자주 쓴다면 매번 떼는 번거로움을 각오해야 한다. 같이 무선 충전? 그건 자신의 무선 충전기가 빡빡하게 충전하는지, 여유롭게 충전하는지에 따라 달렸다. 안된다고 보는 게 빠르다. 그래서... 이걸 재구매할 생각이 있냐 하면, 다신 안 산다. 어떤 느낌인지 알았으니 망가지기 전까지 7만 원 이상의 그립톡을 또 들이진 않을 것 같다. 뭐 망가지더라도 평생 유상 보증이니까 수리를 맡기면 되지 않을까. 기능에는 만족하지만 가격은 정말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