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haligon's The Tragedy of Lord George EDP

2026. 9. 27. 22:20ㆍLife/Fragrance

영국에서 시작된 펜할리곤스는 많이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다. 국내 사용자도 적고 판매처도 매우 제한적이다. 다행히 최근에 국내에 재진출하여 면세점이나 카카오톡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격은 더 올랐지만. 이번에 소개할 The Tragedy of Lord George는 팬할리곤스의 향수 시리즈, "초상화"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영국 고위층의 양면성"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시그니처 시리즈므로 가격은 쉽지 않았다. 미래의 내가 대신 내주니까 괜찮지 않을까. The Tragedy of Lord George는 대표작인만큼 가장 중후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향수다. 그렇기에 들인 거기도 하고.

초상화 시리즈의 특징 중 하나인데. 듣던 대로 보틀 캡이 굉장하다. 사슴 모양을 가지고 있는 보틀 캡은 매우 견고하게 고정되며 묵직한 금속으로 되어 있다. 사슴 뿔은 의외로 따갑다. 시슴... 늘 시슴을 조심하십시오. 거기에 짙은 초록빛을 가진 원액은 오묘한 느낌이 든다. 빛이 없으면 거의 흑갈빛이 도는게 참 영롱하다. 햐얀 옷에 뿌리면 니코틴 묻은 것처럼 수색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하자. 와이셔츠에 직접 뿌리기보단 외투에 뿌려야 할 것 같다.

Google Gemini를 이용한 노트 이미지 정리

첫 착향 후 느껴지는 향은 참나무 형태의 우디가 먼저 반겨준다. 우디가 빠르게 사라진 후 따뜻한 앰버가 자리잡는다. 앰버는 시간이 지날수록 타는 듯한 향기로 바뀌며 오랫동안 자리한다. 눈을 감고 향을 맡으면 참나무 마감을 한 시가 바에서 차려입고 격식있게 시가를 피우는 중년 신사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바닐라 향이 살짝 감도는 술과 함께 타오르는 벽난로의 따스함이 전해져온다. 따뜻한 분위기를 가졌기에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덥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여름에 뿌리는 건 어울리지 않는다. 그러나 봄, 가을, 겨울에는 적절한 복장을 갖추고 있다면 이거만한 향이 없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데 드러낸다. 잔향에 접어들면 묘한 앰버 느낌을 남기고 자연스럽게 자리잡는데, 여기서 살짝 이질적인 느낌을 준다. 초상화 컬렉션을 생각하면 의도된 부분이겠지. 섬나라 특유의 숨기지만 드러내는 이미지가 그대로 구현되어 있는 점이 재밌다. 다만 피부에 따라서 향이 짧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내 취향에 아주 쏙 드는 향수지만 유일한 단점은 가격이다. 큰 마음을 먹지 않는 한 구매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한번 시향을 한다면 바로 빠져들 수 있는 향수다. 디스커버리 세트를 한번 찍먹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한줄평: 비싼 시가 바에서 만난 영국 상류층은 다정했지만 무언가 숨기는 듯 하다.

 

Penhaligon's The Tragedy of Lord George
정가: 75ml 기준 463,000 원
구매 이유: 오브제 & 진중한 느낌을 컬렉션에 추가하기 위해.


노트: 우디 / 앰버 / 바닐라 / 웜 스파이시 / 스위트

지속력: 피부에 1뿌 기준 7~8시간, 섬유에 뿌릴 경우 실내 기준 3일

 

추천 나이: 30대 이상 ~ 40대 / 잘 차려입은 양복의 남성, 댄디한 느낌의 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