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14. 00:06ㆍJournal/RE:Vu
2013년부터 노트북을 사용하면서 필자는 USB 포트에 줄곧 고통을 받아왔다. 첫 노트북의 USB 포트가 4개였다곤 하지만 키보드에 마우스, 그리고 휴대폰 충전기 등 주변기기들을 연결하기엔 너무도 부족한 숫자였다. 그래서 1차 대책으로 2014년에 ipTIME UH308을 영입했고, 7포트라는 넓디넓은 포트 양에 감탄하며 잘 이용했다. 현재까지는 말이다. 그러나 맥북 프로를 영입하고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맥북 프로는 USB 포트가 2개밖에 없다. 8포트 허브를 연결해서 9포트로 늘린다 하더라도 마우스, 키보드. 오디오 인터페이스, 데이터 저장용 외장 하드, 마스터 키보드. 그리고 최근 구매한 iLok3까지 포함하면 벌써 꽉 차버린다. 그래서 좋던 싫던 USB 허브를 구매했어야 했다. 그러던 중, 이더넷 포트까지 내장되어 있는 USB 허브를 발견했고 샀다. 최근 애플 키보드(링크)를 영입한 덕분에 그나마 숨통이 트이긴 하지만, 앞으로의 확장성을 위해선 꼭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1
새로텍은 저번에 3.5인치 외장하드 케이스(링크)를 소개하며 다룬 바 있는 회사다. 이번에 구매한 제품은 "UHL-331G"라는 USB 3.0 기가비트 이더넷 / 허브다. 세로택이 USB 허브도 만드는 줄은 몰랐다. 원래는 믿음과 신뢰의 강원전자 제품으로 구매할 생각이었지만 아쉽게도 총알이 딸렸고, 그나마 저렴했던 새로텍 제품을 구매했다. 그래도 USB 허브만 살 생각이었는데 덤으로 이더넷 포트가 지원되는 모델이라 이득 본 기분이긴 하다. 진지하게 선더볼트 to 이더넷 포트를 구매하려고 고려중이었는데, 덕분에 돈 굳었다. 3월 5일 새벽. 옥션에서 27,000원에 구매했고, 3월 7일 오후에 물건을 받았다. 주말에 주문해서 그런지 배송이 이틀 정도 더 걸렸다.
First Look.
박스 디자인은 약간 쌈마이하다. 저렴한 물건은 아닌데 샤오미스러운 누런색 골판지 박스를 썼다. 최근 충동 구매한 Orico 외장하드 케이스 박스와도 비슷하게 생겼다. 어차피 제품 자체가 작기 때문에 이 정도 사이즈의 박스가 적절하긴 하다. 제품 설명이 인쇄되어 있는 부분은 사실 박스가 아니라 따로 끼워진 종이다. 끼워놓으니 고급져 보이긴 한다.
박스 뒷면엔 제품 사양이 친절하게 표로 정리되어 있다. USB 허브는 꽂자마자 사용할 수 있지만 이더넷 기능은 추가로 드라이버를 설치해야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무상 보증 기간은 1년이다. 전력 소모가 높은 외장하드는 가급적 외장 전원을 연결해서 사용해 달라고 아래에 빨갛고 큼지막한 폰트로 인쇄되어 있다. 얼마나 안 된다고 문의를 많이 했으면 표기를 해놨을까... 란 생각이 든다. 물론 저것도 안 읽고 외장하드 인식이 안된다며 뭐라 할 사람들은 분명히 있을 테지만.
이제 박스를 열어볼 차례다. 제품 설명이 적혀 있는 종이 커버를 옆으로 밀면 박스를 개봉할 수 있다. 드디어 기대하고 고대하던 USB 포트 확장의 꿈이 드디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덤으로 USB 이더넷 카드도 딸려왔으니 기쁨은 두 배다. 한 시가 급하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박스를 위로 들어올리니 반투명한 비닐에 쌓인 USB 허브가 보인다. 옆에는 다른 구성품들도 보인다. 빨리 전부 걷어내보자.
생각 외로 구성품은 심플하다. 미니 CD, 설치 설명서, 그리고 본체가 전부다. 그나저나 드라이버를 다운로드 할 수 있는 QR코드 링크를 주는 것도 아니고 미니 CD라니. 너무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닌가 싶다. 게다가 맥북 프로에는 ODD가 없는데 드라이버는 어떻게 빼나... 그나저나 저걸 2017년에 볼 수 있다니. 아직도 어디선가 미니 CD를 만드는 공장이 있나 보다.
USB 허브의 모습이다. 전면에는 USB 3.0 포트와 전원 공급을 알리는 LED가 위치해 있다. 우리가 상상하는 일반적인 USB 허브의 모습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무난한 디자인이다. 단점이라면 케이블이 붙어 있어서 선 정리하는 건 어려울 듯 하다. 이더넷 포트가 내장되어 있는 모델들은 대부분 라인이 내장형이라...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UHL-331G의 알파이자 오메가 기능 중 하나인 이더넷 포트는 끝에 위치해 있다. 기가비트 랜을 지원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USB 3.0의 높은 대역폭 덕분이다. USB 2.0을 사용한 이더넷 포트의 경우 100Mbps의 속도만 지원한다고 한다.
이제 가장 기대되는 이더넷 기능을 테스트할 차례다. 먼저 컴퓨터에 이더넷 드라이버를 잡고, 랜 케이블을 꽂으면 작동을 알리는 주황색 LED가 들어온다. 정상적으로 인터넷에 연결이 되면 통신이 되었음을 알리는 우측의 초록 LED가 깜빡깜빡거린다. 뭔가 낮익지 않은가? 그렇다. 노트북이나 컴퓨터에 달려 있는 랜 포트와 같은 녀석이다.
어찌하여 미니 CD 안에서 드라이버를 추출해서 macOS에 설치하니 정상적으로 인식이 된다. 혹시 몰라서 윈도우 10에 연결하니까 그냥 잡아준다. 설명서에는 드라이버를 잡아줘야 사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구라였나 보다. 필자는 인터넷 속도를 안정적으로 받기 위해 USB 이더넷을 최우선으로 설정해놨다. 물론 기존에 사용하던 와이파이 네트워크도 자동으로 잡아주니 USB 이더넷 카드가 뽑힌다 하더라도 인터넷을 쓸 수 있다. 같이 사용할 수 있으면 좋을 거 같지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닐까.
가장 유명한 네트워크 속도 벤치마크 App인 "ookia Speedtest"로 유선과 무선 네트워크 속도 차이를 측정해봤다. 필자의 작업실 인터넷 환경은 기가비트 광랜이 아닌 그냥 100Mbps 정도 되는 일반적인 환경이다. 기회가 된다면 광랜으로 넘어가고 싶지만 돈이 없다. Wi-Fi 네트워크 장비는 샤오미 MiFi Mini(링크)를 사용했다. 속도는 무려 20Mbps나 차이가 났다. 무선 인터넷이 많이 발전했지만 유선 인터넷과 비교한다면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본다. 그래도 편리한 건 무선이지만. 공유기 성능을 개선하면 훨씬 좋게 뽑히지 않을까 하고 추측해본다. 기회가 된다면 공유기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asus 공유기로 교체할까 생각만 하고 있다. 끝판왕인 만큼 성능이 좋고 디자인이 미래지향적이지만 비싸다는 게 문제다.
Conclusion.
USB 허브 기능이 필요해서 UHL-331G을 구매했지만 지금은 USB 허브 기능보다 이더넷을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실 자동으로 UHL-331G의 이더넷 포트가 우선적으로 잡혀서 사용하는 게 훨씬 크다. 요즘은 맥북을 왠만해선 밖으로 들고 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데이터 벤치마크 항목에서 설명했지만, 아직까진 유선 인터넷 속도가 더욱 잘 나온다. 물론 20Mbps라는 차이도 있지만, 무선은 유선의 안정적인 데이터 전송을 아직은 못 따라간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의 기술 발전을 예상했을 때, 한 5년만 지나면 무선이 유선의 속도 및 안정성을 따라잡을 거 같지만. 아무튼 지금은 유선이 좋다. 덕분에 썬더볼트 슬롯은 맥북 사놓고 한 번도 쓰지 않고 있다.
이더넷 기능이 괜찮다고 해서 해서 허브 기능이 뒤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USB 허브 기능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전 허브에서는 로그인 화면에서 마우스와 카보드가 안 먹히는 현상이 종종 있었는데, UHL-331G에 몰아서 꼽은 이후로는 아주 잘만 작동한다. 전원 소모율이 높았던 LED 키보드였던 것도 한 몫 하겠지만, 전기를 훨씬 적게 먹는 마이크로소프트 USB 키보드도 안 되었던 걸 보면 뭔가 문제가 있었던 걸로 생각된다. 지금은 키보드를 포함해 외장 부트 캠프 디스크 및 오디오 인터페이스, 그리고 Time Machine 백업 하드를 UHL-331G에 물려서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다. 혹시 몰라서 기존에 사용하던 iptime 허브, UH308에 문어발처럼 연결해보니 이더넷 포트 및 USB 허브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앞으로 USB 포트가 부족해지더라도 유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겠다. 구매할 땐 머뭇거렸지만 정작 있으니까 잘 쓰게 된다. 지르길 잘했다.
- 애플 키보드는 허브 기능을 지원한다. 다만 2007년도에 출시되어서 그런지 내장된 USB 포트 버전은 2.0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