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sop Karst EDP

2026. 9. 28. 13:45ㆍLife/Fragrance

카르스트는 이솝의 향수 시리즈 중 하나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컨셉 향수 아더토피아 시리즈에 속해 있다. 나무 향을 잘 다루는 이솝의 특징이 잘 묻어있는 향수로 지금은 Eternal Karst라는 이름으로 리뉴얼 되었다. 이름은 살짝 어색하지만 50ML 단품만 발매하던 과거와 달리 100ML가 새롭게 추가되었다는 점은 환영할 만 하다. 나는 26년 4월, 디스커버리 세트로 쓰던 카르스트 향에 마음이 이끌려 당근으로 80퍼센트 정도 남은 본품을 처음으로 들이게 되었다. 이후 계속 사용하다가 26년 5월 즈음에 본품 바닥까지 쪽쪽 빨아먹었기에 새로운 마음으로 들이게 되었다. 즉 재구매인 셈이다. 50미리에 22만 5천원이라는 사악한 가격이지만 이 향수가 주는 독특함 때문에 다시 들이게 되있다.

피부에 몇번 펌핑을 한 후 올라오는 느낌은 시원한 바닷 바람이다. 약간 짭짤할 수도 있는 바닷 바람. 시원한 아로마틱이 피부에 남아 오래 머물러 있다. 이후 이솝의 장기인 나무가 등장한다. 이솝은 나무 향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해안가를 표현했다는 카르스트에도 나무가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우디함은 해안가에 떠내려온 나무의 잔재를 상징한다. 내가 이 항수에서 느꼈던 긍정적인 부분은 향수를 뿌린 후 사그라드는 잔재보다 처음 펌핑했을 때 느껴지는 시원한 바람과도 같은 아로마틱이다. 첫 향이 주는 시원한 바람은 해안가 절벽을 따라 흐르다가 이윽고 해안가를 따라 빠르게 흩어진다. 남은 건 검은 모래와 해안가에 떠내려온 나무 조각들 뿐.


여기서부터는 개인 취향이긴 하지만, 막 뜯은 카르스트를 그대로 뿌라는 것보단 어느 정도 산소와 만나게 해 숙성시키는 쪽의 향을 조금 더 좋아한다. 내가 처음으로 만난 카르스트는 숙성이 된 향이었기에 그 방향성에 더 익숙해져 있다. 바다를 표현하는 이솝의 방식이 꽤 세련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50ML에 22만 5천원이라는 가격은 큰 모험이 필요하다. 디스커버리 세트로 체험하거나 매장에 가서 꼭 시향하길 바란다. 매우 매력적인 향이다.

 

한줄평: 해안가 졀벽과 검은 모래사장, 그리고 몇 개의 나무토막들.

 

Aesop Karst EDP
정가: 50ML 기준 225,000 원
구매 이유: 여름 향수를 시작하고 싶었는데 우디함도 필요했음

어코드: 아로마틱 / 우디 / 프레쉬 스파이시 / 시트러스 / 소프트 스파이시

지속력: 피부에 1뿌 기준 5~6시간, 섬유에 뿌릴 경우 실내 기준 1.5 ~ 2일

 

성별 및 드레스코드: 유니섹스 향수 / 착장에 구애받지 않음. 다만 공간 향이라 느껴질 수도 있음.

 

추천 나이: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