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9. 28. 13:32ㆍLife/Fragrance

우라논은 이솝의 향수 세계관, "아더토피아"를 닫는 마지막 향수로, 하늘을 뜻하는 우라누스에서 따온 이름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Journay to Ouranon이라는 더욱 어려운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예전에 바이알을 가지고 몇번 뿌려본 이후 매력을 느꼈던 향이기에 꼭 한번 가지고 싶었다. 26년 5월 이태원 이솝 매장에서 몇 개 남지 않은 재고를 구매했다. 구매 시 매우 취향을 탈 수 있는 향수라는 안내를 받았는데, 실제로 대중성적인 부분에서 좋은 픽을 받는 향수는 아니라고 한다. 구매율이 그렇게 높지 않는 향수지만 이런 힙스터픽을 좋아하는 사람답게 다들 카르스트를 고를 때 우라논을 선택했다. 물론 카르스트를 가지고 있던 것도 크지만.

피부 위로 몇 번의 펌핑 후 느껴지는 향은 앰버와는 다른 강렬한 향이 몰아친다. 앰버가 사용되면 보통 따뜻한 느낌을 주기 마련인데, 우라논은 건조한 앰버를 만지는 느낌이 먼저 들었다. 이윽고 아로마와 허브가 빼꼼 얼굴을 들이민다. 향이 변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앰버는 존재만 할 뿐 따뜻하다고 느껴지진 않는다. 이런 느낌 때문에 건초를 태우면 나는 느낌이라 볼 수도 있겠다. 이솝이 추구하는 인간주의적인 인상이라기보단 어딘가 우주에서 인조적으로 만들어진 듯한 느낌이라 제일 이질적인 향이다. 마지막은 우디로 마무리하는데 묘하게 보습제를 한껏 머금은 가죽과도 같다. 매력적이지만 굉장히 호불호를 탈 것 같은 향이다.
의외로 우라논은 다른 향수들과 레이어링을 할 때 좋은 효과를 발휘했다. 이전에 소개한 누 떼 셀로판과 같이 뿌리면 금목서의 머리 아픈 느낌을 잘 중화함과 동시에 복숭아를 복숭아 나무로 바꾸는 독특한 느낌을 준다. 이렇게 이질적인 향이기 꼭 착향을 해보고 구입하자. 일단 잘 차려입어야 할 것 같다.
한줄평: 말라붙은 건초와 나무를 태우는 걸 멀리서 바라보자. 분명 따뜻하겠지만 왜 그렇지 않은 걸까.
Aesop Ouranon EDP
정가: 50ml 기준 225,000 원
구매 이유: 매우 묵직한 공간을 가진 향수를 가지고 싶었음
어코드: 앰버 / 프레쉬 스파이시 / 아로마틱 / 허벌 / 그린 / 웜 스파이시 / 발사믹 / 라벤더 / 스위트 / 우디
지속력: 피부에 1뿌 기준 7~8시간, 섬유에 뿌릴 경우 약 3~4일
성별 및 드레스코드: 성별과 복장에 특별히 구애받지 않음. 다만 일반적인 착장보단 패션에 정통한 사람이 뿌리면 더욱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줌, 남성이 뿌리면 좋을 듯.
추천 나이: 20대 후반부터 30대 후반